[이윤서의 독서 칼럼]우리의 영혼이 따뜻한 순간

인디언들로부터 얻는 내 영혼이 따뜻해지는 순간

'인디언’하면 얼굴에 문양을 그리고 막대기를 들고 노래를 부르며 자연에서 자유롭게만 사는 사람들인 줄 알았다. 하지만 이 책 속에서 인디언은 오히려 공부를 잘해서 사회적 지위가 있는 사람들보다도 더 자연의 이치, 삶의 이치에 대해 더 잘 알고 있었다.  다른 방식으로 사람을 위로해주고 이해해주는 인디언들의 순수한 마음이 따뜻하게 다가왔다. 우리는 지금 내일을 위해 살아가고 있다. 이것은 어쩔 수 없는 이치이다. 그러나 자신의 내일을 위해 다른 사람의 내일을 앗아가는 사람들이 많은 것이 현실이다. 사람들이 이런 속세에서 벗어나 잠시 주인공의 삶을 인디언들의 지혜로움을 통해서 느끼길 바란다.

 

 

‘작은 나무’ 이름을 가진 어린 아이의 주인공은 사정으로 할머니 할아버지와 지내게 되는데 체로키족인 할아버지의 사상과 어린아이의 순수함이 더해져 내용이 더 인상 깊었다. 할아버지는 아이와 숲을 다니며 동물들에 대해 이야기해주시며 삶의 이치를 이야기해주셨다. 그 중 ‘때로는 혹독한 겨울도 필요하다고 할아버지는 말씀하셨다. 그것은 무엇인가를 정리하고 보다 튼튼히 자라게 하는 자연의 방식이었다.’1라는 문구가 기억에 남았다. 마음을 울리는 다른 말들이 많이 있었지만 이 말을 경험하고 더 이해해서 그런지 인상 깊었다.

 

이 문구를 이해할 수 있는 순간은 많았지만 그 중 먼저 떠오르는 나의 경험이 있다. 나는 중1이 끝나가는 무렵 겨울방학 때 수학학원을 그만두었다. 하지만 학원을 그만두고 첫 시험에서는 이미 학원에서 배운 내용이었기에 매우 좋은 성적을 받았었다. 하지만 학원을 다니지 않을 시기에 성적이 잘 나오니 다음 시험에도 수학은 잘 나오겠지 라는 오만한 생각 탓에 다음 시험에서 수학시험을 망쳤다. 당시 매우 혼란스러웠지만 나의 잘못이 무엇인지 깨닫고 다음에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길을 찾았었다. 이 때 수학을 망친 시기는 나에게 혹독한 겨울이었고 그 다음은 무엇인가를 정리하고 보다 튼튼히 자라게 하는 자연의 방식이었다.

 

나는 원래 자동차의 경적소리와, 멀리서 들려오는 구급차소리, 권력자들의 권력남용을 보고 듣는 것보다는 새들의 지저귐 소리와 밖에서 노는 아이들의 소리, 동네 어른들이 담화를 나누는 소리를 더 좋아한다.  그러다보니 책을 읽으며 시골의 여유로움을 느끼고 마음만은 시골에 가 있는 것 같았다. 지금 우리에게는 당연해져 있어서 느끼지 못하는 것들을 책에서는 인종차별, 교육, 경제 등의 심각한 문제들에 대해 이야기해주고 있다. 발전된 현대 문명 속에서 과거의 인디언들의 사상이 사라져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요즘처럼 이기적이고 복잡한 현대 사회를 순수한 어린 아이의 눈으로 바라보며 읽으니 어린 아이에게 이런 사회를 겪게 해서 괜히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이런 사회에서 살아가기 위해 사람들 속의 따뜻한 영혼은 점점 더 차가워지고 있다. 이 책 속의 인물들처럼 순수함, 신중함, 여유로움만 가지고 있다면 누구나 영혼이 따뜻한 사람이 될 수 있다.

 

1.인용(포리스트 카터의 '내 영혼이 따뜻했던 날들'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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