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찬희의 문학 칼럼] 당신은 당신의 생을 사랑하십니까

소설 “자기 앞의 생”

소설 자기 앞의 생은 자신의 생모도 생일도 모르는 14살 프랑스 소년 모모의 이야기이다. 모모는 창녀의 아이를 맡아주는로자 아주머니에게 자랐다. 엘리베이터도 없는 건물 7층에서 다른 창녀의 아이들과 함께 자란 모모는 어딘지 모르게 어리숙하면서도 성숙하다. 모모는 하밀 할아버지에게 물었다. “하밀 할아버지, 사람은 사랑 없이도 살 수 있나요?” 할아버지가 한참의 침묵을 깨고 그렇다고 대답하자 모모는 울음을 터뜨렸다. 하지만 모모는 후에 '사람은 사랑할 사람 없이는 살수 없다.'는 결론을 내린다.

-인용: 소설 "자기 앞의 생"

 

 

모모의 주변 환경은 열악할 대로 열악하다. 몸을 팔아 일하던 중 원치 않는 임신으로 태어난 아이. 모모의 생모는 로자 아주머니에게 모모를 맡기고 떠난 후 단 한 번도 돌아오지 않았다. 엄마의 품과 사랑이 결핍된 모모는 로자 아주머니의 관심을 받기 위해 비행을 저지르기도 한다. 보통의 아이라면 ‘나는 왜 이렇게 태어났을까’라며 비관했을 법도 하지만 200페이지가 넘는 소설 중 모모가 비관하는 모습은 볼 수 없었다. 오히려 맹랑했다. 비교하는 것은 그다지 옳은 행동은 아니지만, 우린 확실히 모모보다 양질의 삶을 살고 있다. 적어도 진짜 생일을 알고 출생 증명도 되어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모모 만큼이나 우리 생을 사랑하고 있을까? 

 

나는 지금 이 글을 읽는 여러분께 질문을 던진다. “당신은 당신의 생을 사랑하십니까?” 대답은 크게 3종류가 있을 것이다. 긍정과 부정 그리고 ‘글쎄요’. 우리가 우리 생을 사랑하지 않거나, ‘글쎄요’라고 대답하는 이유는 자기만족 여부에 있으리라 생각된다. 하지만 내가 내 생에 만족하는 것과 별개로 내 앞에 닥친 모든 것을, 내 생을 그냥 사랑하면 어떨까. ‘난남들보다 불우해. 내 인생은 왜 이럴까’라고 절망할 수도 있다. 그러나 내 생을 내가 사랑하지 않으면 누가 사랑해주겠는가. 유명한 연예인이 아니고서야 타인에게 내 생이 통째로 사랑받기란 결코 쉽지 않다. 그러니 첫사랑은 나 자신의 생으로하는 것이 어떨까. 사랑받는 인생은 가치 있다. 내 인생을 가치 있게 만드는 가장 쉬운 방법은 스스로 자신의 생을 사랑하는 것이라고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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