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채희의 유행음식 칼럼] 크루아상 생지와 와플 기계가 만나면

향긋한 빵 냄새가 가게를 가득 채운다. 갑자기 고기를 구울 때 나던 소리가 주방에서 들리기 시작한다. 자세히 들여다보니 동글동글한 빵 반죽을 기계에 넣고 눌러 바삭하게 구워지고 있었다. 이 빵은 과연 무엇일까? 바로 요즘 큰 유행을 몰고 있는 크로플이다. 와플 기계는 보통 묽은 반죽을 사용하여 생크림과 잼을 곁들어 먹는 넓은 원 모양의 와플을 구울 때 사용하는 기계라고  흔히 알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 기계에 크루아상 생지를 넣고 구워준다면? 여러 겹의 결을 가진 더욱 바삭바삭한 와플이 만들어진다.

 

 

그냥 먹어도 맛있는 크루아상을 누가 와플 기계에 넣을 생각을 해보았을까? 이것을 만들어 낸 정확한 시초는 없다. 창시한 사람이 없다 보니 많은 카페가 자신의 가게가 시초라며 홍보를 많이 하고 있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 이 점에서는 많은 아쉬움을 느꼈지만 크로플을 통해서 와플 기계의 수요 증가는 물론 와플기계에 여러 가지 음식을 넣어 구워볼 수 있는 창의적인 시도를 할 수 있도록 도모해주었다는 것에는 박수를 쳐주고 싶다.

 

영상과 사진을 보다 보니 나도 모르게 군침이 도는 것만 같았다.  크로플을 파는 곳에 마스크를 착용하고 직접 방문하여 먹어본 결과,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맛있었다. 처음에 크로플을 씹으면 제일 먼저 겉의 바삭함이 느껴지며 함께 여러 겹의 결이 씹히면서 바삭함을 더욱 증가하여 와플보다 더욱 바삭함을 즐길 수 있었다. 그리고 겉에 발려진 시럽이 자칫 심심할 수도 있는 크루아상의 맛을 배가시켜 달콤함이 내 입안을 감싸는 것 같았다. 그리고 생크림이 아닌 아이스크림을 올려주는데,  차가운 아이스크림과 바삭한 크로플을 함께 먹으니 업그레이드된 콘 아이스크림을 먹는 듯한 기분까지 들어 코로나 사태로 인해 우울하던 나의 마음을 한 번에 환기시켜주었다.

 

 

요즈음 맵거나 단, 스트레스 해소를 도와주는 음식들을 관련한 유행이 많이 번지는 것 같다. 아무래도 밖을 잘 나가지 못하는 답답한 상황 때문에 맛있는 음식으로라도 행복감을 느끼고 싶어 하는 사람들의 마음이 이런 유행으로 나타나는 것은 아닐까? 나의 경우로도 밖을 나가지 못하고 학교도 등교하지 못하여 온라인 수업을 듣기 위해 컴퓨터 앞에 앉아있는 시간이 많이 늘었다. 그러다 보면 방에만 있는 시간이 늘어 답답함과 따분함을 느낄 때가 아주 많다. 더욱 간소화된 반복된 일상에 지친 사람들에게 크로플을 주문해주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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