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의 독서 칼럼] 내 이름은 욤비, 난민이 되고 싶은 자의 처절한 외침

한국 난민 정책의 문제점과 개선 필요성

한국은 난민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가. 한국에서 난민으로 살아가는 것은 얼마나 힘든 일일까. 우리가 난민을 어떻게 여기는지는 과거의 사례를 통해 알 수 있다. 2018년, 500명이 넘는 예멘인들이 제주도로 입국하여 난민 신청을 했다. 이에 대하여 사람들은 찬성 입장과 반대 입장으로 나누어져 대립했다. 하지만 난민 수용에 반대하는 청원에 70만 명이 넘는 사람이 참여하는 등 반대 입장이 매우 강했다. 결과적으로, 난민으로 인정받은 사람은 단 2명뿐이었다. 물론 이 당시 사람들이 아무 이유 없이 예멘 난민 수용에 반대한 것은 아니었다. 가장 큰 반대 이유는 난민 범죄에 대한 두려움이다. 제주도로 들어온 예멘 난민 중 대부분이 이삼십대의 건장한 남성이라는 점에서 사람들은 공포에 휩싸였다. 자신들과 문화적 사고방식이 다른 난민들로부터의 안전을 보장받기 힘들 것이라는 생각 때문이었다. 이는 예멘 난민에게만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실제로 해외 여러 나라에서 난민들이 범죄를 일으킨 사례가 많으며 이는 종교 및 문화적 차이에서 비롯된 경우가 많다. 하지만, 과연 이러한 이유가 난민 배척을 정당화할 수 있을까?

 

 

「내 이름은 욤비」는 난민에 대한 극적인 소설이 아니다. 콩고 출신의 욤비 토나가 한국에서 난민으로 인정받기까지 있었던 일을 그대로 담은 실화이다. 필자는 이 책을 읽고 한국 난민 인정 제도의 문제점을 절실히 느꼈다. 그리고 난민에 대한 우리나라의 배타적인 태도에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앞서 말한 난민 범죄 사례들은 난민 배척을 정당화할 수 없다. 필자도 난민 제도를 악용하는 가짜 난민들이 있다는 사실을 안다. 하지만 이는 모든 난민에 해당하는 사실이 아니다. 가짜 난민들 때문에 실제로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난민들까지 무시하는 것은 옳지 않다. 우리는 난민을 배척하는 대신, 가짜 난민을 가려낼 수 있는 제도적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그렇다면, 현재 한국의 난민 정책은 어떤 상황에 있을까. 2019년 말 기준, 한국 정부에 누적 접수된 난민 신청은 64,358건으로 난민 신청률 자체도 낮은 비율을 보인다. 이에 더해 난민 인정률은 사상 최악을 기록했다. 그뿐만 아니라 1차 심사 결과를 받기까지 최대 46개월의 시간이 소요되며 모든 절차를 통과하는데 5년에서 길게는 20년이 걸린다.1 난민 신청자들의 기약 없는 기다림은 난민 심사를 담당하는 공무원이 부족하기 때문에 발생한다. 매년 난민신청자가 1만 5,000건 이상인 반면 난민 심사를 담당하는 공무원은 100명을 넘지 못한다. 이에 따라 1인당 200건 이상의 난민 심사를 담당해야 한다. 이렇게 효율적이지 못한 시스템 자체가 심사 적체를 초래하는 것이다.2

 

하지만 문제는 여기에서 끝이 아니다. 심사가 매우 긴 기간 동안 이루어지는 것에 비해 심사의 질은 높지 않다. 가장 큰 문제는 통역 서비스이다. 난민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난민과의 인터뷰가 필수적이다. 그런데 난민들에게 충분한 통역 서비스가 제공되지 않으며 통역인의 전문성도 떨어진다. 이는 정확한 난민 심사를 불가능하게 만든다.  「내 이름은 욤비」에서 이러한 실상이 분명히 드러난다.

 

세 번쨰 인터뷰 뒤로는 통역 없이 직접 인터뷰를 하겠다는 각오로 혼자서 영어를 공부했다. 그래도 여전히 더듬더듬하는 수준이라 대부분의 인터뷰는 단어와 단어를 겨우 이어 붙여 설명하는 정도로 이루어질 수밖에 없었다. 인터뷰가 끝나면 내용을 확인시켜 주지도 않은 채 한글로 기록된 기록부에 서명을 하라고 했다. 한국말로 쓰여 무슨 내용인지도 모르는데 서명을 하라는 게 얼토당토않게 느껴졌지만, 항의할 처지도 못 됐다.                                                                                  내 이름은 욤비」 본문 중

 

국민들이 난민을 두려워하는 이유는 우리나라 난민 정책에 허점들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 허점을 파고드는 일부 가짜 난민들 때문에 진짜 난민들의 목소리가 우리에게 닿지 못하고 있다. 한국의 난민 정책은 반드시 개선되어야 한다. 난민 심사를 담당하는 공무원 수를 늘려 신속한 심사를 가능하게 하고, 통역 서비스의 질을 높여 난민들과 충분한 소통을 해야 한다. 난민 정책의 문제점이 하나둘 해소됨에 따라, 난민에 대한 우리의 시선도 조금씩 달라질 것이다. 앞으로 우리나라가 국민과 난민 모두에게 따뜻한 나라로 발전하기를 바란다.

 

참고:  https://www.pressian.com/pages/articles/2020063009050055082?utm_source=naver&utm_medium=search

참고: http://www.cpbc.co.kr/CMS/news/view_body.php?cid=784933&path=20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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