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채원의 사회 칼럼] 사형제, 당신의 생각

칸트, 루소, 베카리아의 생각을 들어보고 사형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고민해보기

 

 

고유정 사건, 전 여자친구 시신 훼손의 주인공인 유동수 사건, 천안 가방 아동 학대 등등 흉흉한 사건들이 주변에서 많이 들려오는 가운데, 가끔 이 인터넷 기사들을 보면 '사형제를 부활하라'라는 댓글이 빈번하게 보인다. 사형은 법정 중 최고형으로, 국가가 범죄자의 생명을 인위적으로 박탈하는 형벌을 말한다. 우리나라는 법적으로 사형이 존치하기는 하지만 10년 이상 집행하지 않아 실질적 사형 폐지국으로 분류되는데, 여전히 우리나라에서 사형 제도에 관한 논쟁 거리가 계속 되고 있다. 일부는 정의 실현을 위해 사형제를 부활시켜야 한다는 이들도 있고 일부는 인권을 위해 사형제를 폐지해야 한다는 이들도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사형제에 대해 어떻게 접근해야 할까? 필자는 이 논쟁 거리에 대해 알아보고자 이 주제를 선택하였다.

 

과거의 사람들도 사형제의 찬반 논란 거리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해왔었다. 칸트와 루소, 베카리아 등 우리가 잘 알고 있는 학자들은 이 사형제에 대해서 자신의 이념을 토대로 정리했다. 그들이 어떠한 주장을 펼쳤는지 살펴보자.

 

선의지와 도덕 법칙의 준수를 강력히 주장했던 칸트는 사형제에 관해 찬성했다. 그는 사형제의 실행이 인간의 존엄성을 침해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존중해주고 인정해주는 것이라 보았다. 살인자가 사람을 죽였다는 '자율적 행위'에 대해 응당한 보복의 책임을 지우는 것으로, 이것이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인정해주는 것이라 했다. 또한, 살인자는 사람을 죽임으로써 죄책감을 가져 엄청난 정신적 고통을 겪게 되는데, 살인자를 사형에 처함으로써 이러한 죄책감에서 해방될 수 있도록 한다고 보았다. 

 

사회계약론을 이야기했던 루소 또한 사형제에 대해 찬성했다. 사회계약론이란 개인이 서로 계약을 맺어 국가를 구성해 자신들의 권리를 국가에 위임했다는 견해를 말한다. 루소는 이 사회계약론을 근거로 들어 사형제에 대한 생각을 펼쳐냈다. 시민은 국가에 자신의 생명권을 양도했기 때문에 국가에 의한 사형을 시민들이 인정했다고 주장한다. 또한, 살인자는 죄를 지음으로써 사회 계약을 파괴했기 때문에 국가의 구성원이 아니게 되고, 그를 공공의 적으로 바라보게 된다. 이로써 국가는 사회의 질서 유지와 범죄에 대한 예방을 꾀할 수 있다고 보았다.

 

반면에, 이탈리아의 법학자였던 베카리아는 사형제에 대해 반대하는 입장이었다. 베카리아는 루소의 사회계약설 입장을 보며 그 누구도 자신의 생며을 박탈할 권리를 타인이나 국가에 양도하지 않았기 때문에 사형제를 실행하는 것은 옳지 않다라 보았다. 그는 사형이 범죄 예방 효과가 없다고 보았다. 범죄 예방에 무엇보다 큰 효과를 끼치는 것은 형벌의 '강도'가 아닌 '지속성'이라 했다. 즉, 사형보다 종신 노역형이 범죄 예방에 큰 효과를 미친다는 것이다. 

 

여기까지 세 명의 학자들이 사형 제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아보았다. 당신은 사형제를 찬성하는가 반대하는가? 필자는 개인적으로 사형 제도에 반대하는 입장이다. 베카리아의 말처럼 우리는 망각의 동물이기 때문에 지속적인 형벌을 더 오래 기억하기 때문에 종신 노역형이 더 범죄 예방에 효과가 좋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오판의 가능성이 있으며 자신과 대립하는 사람을 제거하는 수단으로 악용될 수 있기 때문에 섣부른 사형 제도의 도입은 좋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사형 제도의 존폐 문제는 인간의 존엄성, 범죄 예방 효과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신중히 접근해야 하기 때문에 각자 사형제에 대해 깊이 고민해보아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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