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선의 독서 칼럼] 프란츠 카프카의 '변신'을 읽고 생각하는 현대에서의 실존주의

현대 사회 속에서 인간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 그저 주어진 삶에 살아가는 존재? 아니면 별다른 고민 없이 살아가는 존재? 무기력한 채 비인간화 및 인간 소외와 같은 환경 속에서 살아가는 존재가 바로 인간이다. 이러한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현대인은 암울한 사회상을 띤 채 살아간다.

 

 

이 시점에서 우리에게 전환점을 제시해줄 실존주의가 있다. 현대에서 필요한 실존주의를 다룬 프란츠 카프카의 ‘변신’을 살펴보고 현대에서 실존주의가 지니는 의의를 찾아보도록 하겠다. ‘변신’은 첫 장의 내용과 삽화부터 굉장히 기괴하고 이상하다. 대략 줄거리는 그레고르가 곤충으로 변하게 되어 경제적 능력도 소통할 능력조차 소멸하며 무기력한 존재로서 살아가다 곤충인 채로 죽고, 가족들은 홀가분하게 휴식을 취한다.

 

변신에서 그레고르가 변한 벌레의 의미는 무엇일까? 이 책의 번역가에 따르면 “벌레는 현실의 폭압적 힘에 의해 인간적 알맹이를 상실하고 비인간적 껍데기만 남게 된 동물적 인간 존재를 형상화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이 경우 ‘변신’은 현실 반영적 의미로 이해된다.”(인용 : 프란츠 카프카의 ‘변신’의 133쪽) 즉 실존하지 못하는 현대인의 모습을 형상화한 것이다.

 

그렇다면 실존이란 무엇일까? 실존은 지금 여기에 있는 구체적인 개인, 또는 주체적인 존재이다.(인용 : 비상 완자로 53의 132쪽) 즉, 수단으로서의 나가 아니라 그 자체로 존재만으로서 개개인을 일컫는 말이다. 현대는 근대 이성주의가 여전히 파다하다. 근대적 이성주의는 인간의 이성의 도구로만 중시하는 것인데, 인간을 한낱 수입을 창출하기 위한 혹은 사회에서 원하는 가치를 얻기 위한 수단에 불과하게 보는 것이다.

 

 

이 실존이 현대에서 각광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다름 아닌 의의 속에 답이 있다. 다양한 현대 사회 속에서 인간의 개성을 긍정적으로 볼 수 있으며, 획일화된 삶이 아니라 주체적인 삶을 살기 위해 노력할 것을 강조한다. 사회에서의 지배적인 가치를 무작정 쫓지 않고 자신이 원하는 삶, 추구하는 바를 실현하며 적극적으로 삶을 만들어가는 것에 사상적 기반을 제공한다. 그렇기 때문에 ‘변신’에서 드러난 실존주의 사상은 현대에서 의의가 있다. 현대인으로서 소외감을 느낀 채 살아가는 한 명의 인간인 자신, 수단으로서 여기지 말고 주체적인 삶을 살아가는 주인공으로서 보며 다시 살아가야 할 필요를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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