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현의 문화/시사 칼럼]너와 나. 우리 모두의 이야기

영화 '82년생 김지영'

요즘 들어 이슈가 되고 있는 갈등 중 하나는 젠더갈등이다. 이 젠더갈등 안에서도 이슈로 떠오르는 것은 여성이 당하는 차별에 대한 논쟁인데 오늘은 그것에 대한 이야기를 영화로 해보려 한다.

 

82년생 김지영이라는 영화를 아는가? 지난달 23일에 개봉한 작품으로 현재(18일) 극장 예매율 3위에 있으며 누적 관객 수 350만 명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특이한 점은 (네이버 영화 기준)여성의 평균 평점은 9점대이며 남성의 평균 평점은 2점 후반대이다. 이렇게 한쪽 성별에게서 외면을 당하는 듯 보이는 영화지만 나름대로 흥행하고 있다. 그 이유는 공감이 되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모두가 주변에서 보고 들었으며, 직접 겪어왔을 수도 있는 차별들을 비춰내고 있기 때문이다.

 

 

영화에서 김지영은 여러 곳에서 차별을 당한다. 거리에서, 시댁에서, 집에서, 사회에서. 심지어 피난처가 되어야 할 친정에서마저도 받는 차별에 답답함을 느끼며 그런 점들을 ‘빙의’라 불리는 행위로 표현한다.

 

일각에서는 김지영이 너무 여자가 겪을 수 있는 불행이란 불행은 다 겪으며 그마저도 과장되게 묘사했다고 한다. 또, 극 중 김지영이 처한 상황은 지금의 변화하는 시대상과는 맞지 않는 부분이 여럿 있다며 비판한다. 사람마다 겪어온 상황과 경험이 다르니 당연한 생각이다. 그러나 누군가는 분명 아직도 그런 차별을 받아오며, 우리가 진짜로 초점을 맞추고 봐야 할 부분은 여자들이 얼마나 많은 불행을 겪지 않느냐가 아니라 그런 차별들을 많든 적든 겪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영화 ‘김지영’은 비단 김지영 혼자만의 이야기가 나오지 않는다. 김지영의 친모, 언니, 상사, 동료, 같은 유치원의 엄마들. 영화에서 표현되는 그들이 받아온 차별을 이토록 생생하고 적나라하게 표현할 수 있는 이유는 모두가 겪어왔고 겪고 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분명 차별은 아직도 우리 주변에 존재한다. 심지어 우리마저 그들을 차별 어린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었을지 모른다.

 

심규한 <씨네플레이> 기자는 네이버 영화의 평론에서 이렇게 말했다. “김지영의 고단함이 지영의 남편 대현의 아픔이고, 지영의 엄마 미숙의 후회다.”

 

나 또한 이 생각에 동의한다. 사람은 살면서 여러 사람과 관계를 가지며 학생인 ‘나’, 엄마의 딸인 ‘나’, 동아리 대표인 ‘나’ 등 다양한 ‘나’를 가진다. 그 과정에서 내가 취하는 행동은 분명 주변인에게 영향을 미칠 것이다. 결국 김지영이 사회로부터 받은 차별의 결과는 남편 정대현과 엄마 미숙뿐만이 아니라 주변인의 슬픔과 아픔, 반성과 후회로 다가온다.

 

영화는 절대 남자들을 악인으로 그리지 않는다. 그저 한 부분의 힘듦만 담았을 뿐이다. 절대 남자들은 차별받지 않고 여자들만 차별받는다고 외치는 내용이 아니다. 보여줄 뿐이다. 그동안의 부조리를. 그동안의 무심함을.

 

우리가 영화를 통해 깨달아야 할 자세는 대립이 아니다. 대화의 필요성을 깨달아 서로 이해하고 공존하는 자세이며 이 자세로 얻어야 할 것은 진정한 평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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