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연의 독서 칼럼] 어둠 속 어딘가에 담긴 의미

현대 가족의 형태는 점차 다양하게 변화하고 있다.

옛날에는 할머니, 할아버지를 포함해 많은 혈연관계의 사람들이 모여 사는 대가족의 형태가 주로 존재했지만, 점차 소가족으로 변화하더니 이제는 나홀로족, 펫펨족, 딩크족, 견우와 직녀족 등 새로운 개념의 가족들도 만들어지고 있다.

 

나홀로족이란 말 그대로 혼자 사는 가족의 형태를 말하는 것으로 통계청에서 실시한 ‘2017년 하반기 지역별고용조사’에 의하면 2017년 기준 1인 가구는 28.7%로 나타나 전년 대비 0.6%p 상승하였다. 4인 가족 중심이던 주택 시장은 이제 1~2인 가족 중심으로 바뀌고 있고, 1인용 세탁기, 1인용 밥솥 등도 눈에 띄게 늘어났다고 한다. 펫펨족은 반려동물을 살아있는 가족과 같이 소중한 존재로 여기는 가족의 형태이다. 한국펫사료협회의 2017년 반려동물 관련 국민의식 조사에 따르면 28.8%가 반려동물을 기르고 있다고 응답했다. 딩크족이란 아이를 갖지 않기로 합의한 부부를 가리킨다. 마지막으로 견우와 직녀족은 배우자와 떨어져 사는 부부로 주말이나 연휴에는 배우자와 함께 지내지만, 평소에는 1인 가구처럼 사는 사람들이다.

 

필자가 하고 싶은 말은 이제는 가족의 형태가 아주 다양하고 꼭 혈연관계가 아니라는 것이다. 현대 사회의 가족은 혈연이나 결혼의 형태가 아니어도 서로의 인생을 보듬어주고 지지해주는 공동체로서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 ‘어둠 속 어딘가’라는 소설에는 현대 사회 가족의 형태와 비슷한 가족 관계가 등장한다.

 

주인공 지미는 뉴욕에서 마마 진과 함께 살아가고 있는데 그 이유는 지미의 엄마는 돌아가셨고 아빠는 교도소에 갔기 때문에 둘의 지인인 마마 진이 지미를 돌보게 된 것이다. 지미가 생활하던 지역은 빈민가 범죄지역으로 그곳에서의 지미의 삶은 무기력했다. 그런 지미에게 어느 날 아빠가 나타난다. 아빠는 지미에게 자신이 지금 가석방되었고 시카고에서 일자리를 만들었기 때문에 지미를 데리고 가려고 찾아왔다고 했다. 이 부분에서 마마진은 지미를 데려가지 말라며 매우 슬퍼한다. 지미는 아빠와 떠나던 중 클리블랜드에서 크랩이 시카고에 일자리를 찾아 가석방된 것이 아니라 자신이 살인하지 않았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아칸소로 탈옥한 것이라는 사실을 알게된다. 그 이후에 지미와 크랩은 시카고와 아칸소로 가며 많은 일을 겪고 아칸소에서 크랩은 결국 경찰에게 다시 잡힌다. 그 후 크랩은 병이 악화되어 죽는다. 크랩의 장례식 후 지미는 뉴욕으로 돌아오며 나중에 자기가 아이가 생겼을 때는 자신의 모든 것을 알려주고 만약에 아들과 함께하지 못하더라도 함께있는 기분이 들도록 하겠다고 다짐한다.

 

소설에서는 여행이라는 문학적 요소가 들어있다. 여행은 평상시 같으면 할 수 없는 이야기도 하고 서로 생각이 달라 갈등이 생기기도 하지만 나쁜일과 좋은 일들이 교차하면서 서로에 대해 더 많은 것들을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효과를 준다. 재미와 크랩은 여행을 하는 동안 서로에 대한 태도가 변화한다. 지미는 혈육의 정을 느끼고 처음에는 아버지에 대한 생각이 없었는데 여행을 하며 끈끈함을 느낀다. 크랩은 처음에는 자신이 살인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밝히기 위해 아들인 지미를 데려가지만 나중에는 지미가 나처럼 살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가지게 된다.

 

소설의 제목인 어둠 속 어딘가에는 의미가 담겨 있는 것 같다. 어둠은 약한 흑인들이 겪은 어려움들과 자신이 겪고 있는 혼동을 의미하는 것이고 어둠 속 어딘가는 그 어려움 속에서 찾은 길을 의미한다고 생각한다. 즉, 캄캄한 어둠 속에 갇혀있던 두 사람인 지미와 크랩의 상황을 보여주는 말 그 자체로 이해할 수 있다. 두 사람의 어둠은 두 사람의 만남으로 해소된다. 지미와 크랩은 아버지와 아들을 만남으로써 가족의 의미를 느낄 수 있었고 안타깝게도 크랩은 죽었지만 지미는 크랩을 아버지로 느꼈고 마마 진이 자신에게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도 깨닫게 된다. 크랩도 자신의 마음을 지미에게 전달할 수 있었다. 이렇게 어둠 속 어딘가를 방황하던 두 사람이 마침내 어둠에서 벗어나는 계기를 준비하며 더 이상은 어둡지 않은 세상으로 한 발짝 나아갔다고 생각할 수 있다.

 

나는 이 책을 읽고 가족의 관계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었다. 여태까지는 아빠나 엄마, 오빠같은 혈연으로 이루어진 가족만 가족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나서는 내 친한 친구들도 나의 소중한 가족일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왜냐하면, 내 친구들은 나와 10년이라는 시간 동안 알고 지냈고 어쩌면 가족보다 더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 왔으며 무엇보다 나는 친구들이 사라진다면 어떻게 살아야 할지 모를 거 같을 정도로 그들을 소중하게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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