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다은의 시사칼럼] 카오스이론으로 보는 현금 없는 사회

1950년 미국 뉴욕에서 탄생한 ‘다이너스클럽 카드’(Diners Cub card)는 세계최초의 신용카드이다. 이 카드는 글자 그대로 저녁식사(dinner)때 식당에서 외상을 쉽게 하기 위해 만든 것이다. 신용카드의 기본개념은 이렇다. ‘고객은 외상으로 물건을 산다, 그리고 돈은 매월 말 한꺼번에 갚는다.’ 단지 외상 좀 편하게 하려 만든 신용카드가 탄생한 이후, 이제 신용카드는 모바일로 지갑 없이 사용할 수 있을 만큼 성장하여 현금 없는 사회를 앞두고 있다.

 

현금 없는 사회는 막을 수 없는 사회의 흐름이 되었다.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현금보다 카드를 원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행동경제학에서는 이를 ‘지불불리경향’ 이라는 이론으로 설명한다. 지불불리경향이란 우리에게 ‘소비로 얻는 행복’과 ‘돈을 내는 고통’을 분리하고 싶어 하는 경향이 있다는 뜻이다. 물건을 살 때 현금을 내면 물건을 얻는 행복과 지갑에서 지폐가 사라지는 불행이 교차된다. 하지만 신용카드를 이용하면 지갑의 지폐가 당장 사라지지 않는다. 이렇게 카드는 인간의 지불불리경향을 완벽하게 충족시켜주는 도구로 자리 잡았다.

 

 

이 추세는 여러 문제를 야기한다. 첫째, 빈부격차가 생긴다. 카드를 활용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 노약자, 신용불량자, 노숙자는 카드의 여러 서비스로부터 소외되고 경제활동에 참여할 수 없게 된다. 결국 결제수단 단일화는 빈부격차를 심화시킨다. 둘째, 디지털 금융범죄이다. 카드를 사용하면 나의 카드정보와 더불어 개인정보가 같이 입력된다. 우리의 개인정보는 여러 범죄에 악용될 가능성이 크다. 셋째, 과소비문제 이다. 카드 값은 결국 월말에 결제해야하는 빚이다. 현금은 사용한 흔적이 시각적으로 드러나지만 카드는 그렇지 못하기에 과소비를 촉진한다.

 

복잡한 현상이면에 있는 기본원리를 찾으려는 과학자의 노력을 카오스 이론이라고 한다. 시대가 변화하는 걸 막을 수는 없다. 하지만 그 사회로 가는 길에 보완책을 만들어야 한다. 섣부른 판단은 가진 자들에게 유리한 사회가 될 수 있다. 그때마다 우린 공평, 자유, 선과 같은 기본원리를 찾아야 한다. 언론인은 기본원리를 찾을 수 있게 도와주는 문제제기의 역할을 맡아야 한다. 이것을 발목을 잡아 늦추는 것이라 생각하면 안 된다. 더 잘 갈수 있게 하는 하나의 노력이다. 이를 통해 여러 사회적 합의와 정부의 확실한 대책이 도출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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