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채원의 시사/정치 칼럼]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

지난 10월, 한국 대법원이 일본 전범 기업이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들에게 각각 1억원씩 배상해야한다는 판결을 내렸다. 그러나 일본정부는 이 결과를 받아들이지 않았고 이에 대한 반감을 가졌다. 그리고 한국에 수출하는 플루오드 폴리이미드, 리지스트, 에칭가스 이 세 가지 품목을 제한했다.

 

평소에 아베 총리는 지지율의 하락세가 보일 때마다 독도 영유권을 주장을 강조하는 등 반한 감정을 심는 정책을 많이 선보였다. 그럴 때마다 아베의 지지율은 올라갔기 때문이다. 지난 7월, 일본의 참의원 선거 공시일이 있는 것을 대비해 반한 정책을 내세우며 수출규제까지 진행한 것으로 보인다.  아베 입장에서는 한국에게 반감을 내비치고 지지율까지 얻을 수 있어 일석이조였을 것이다.

 

그렇게 아베가 쏘아올린 수출규제라는 큰 공은 우리나라에 큰 혼란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우리나라는 반도체가 수출의 주를 이루는 나라이고 일본이 수출규제한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의 주요 부품인 세 가지 품목은 유독 일본으로부터 수입 의존도가 높은 것들이었기 때문에 파장은 컸다.

 

더 나아가 일본정부는 일본 첨단제품 수출 허가신청 면제국가를 말하는 화이트 리스트에서 우리나라를 제외시켰다. 또한, 일본에서 열리는 국제 예술제 기획전에 전시되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을 기리고 올바른 역사 인식을 확립하기 위한 동상인 평화의 소녀상 전시를 강제로 중단시켰다.

 

일본정부의 행위에 우리나라 국민들은 분노했다. 다들 한 마음으로 일본산 물건 및 식자재를 사지 않는 불매운동을 하고 일본여행을 자제하자는 목소리를 냈다.

 

이러한 상황을 지켜보고 나서 나는 꽤 많은 것을 느꼈다. 일본정부가 평소에도 과거 일본의 잔인한 만행에 대해서 왜곡하고 합리화하는 것을 알고있었지만 역사적인 문제를 경제적인 문제와 연루시켜 한 나라의 경제를 침략하려는 것은 도가 지나치다는 생각을 하게되었다. 일본이 저지른 만행은 무수히 많은데 진심어린 사과는 전혀 하지 않고 아직도 고개를 빳빳이 들고있다는 것을 보면 헛웃음밖에 안 나온다. 위안부라는 이름 안의 일본군 성노예로 우리나라 여성들을 강제로 짓밟고 회유와 억압으로 우리나라 청년들을 강제로 징용시키고 무자비한 학살에 생체실험까지... 극악무도한 만행을 저질렀음에도 독도는 일본땅이라고까지 우기는 일본정부의 모습을 보면 속이 너무 답답하다.

 

지난 1월, 일본군 성노예 피해자이셨던 김복동 할머니께서 돌아가셨다. 할머니는 일본으로부터 기필코 사과를 받아내야겠다고 하셨지만 끝내 꿈을 이루지 못하셨다. 정말 안타까웠다. 그리고 나는 대법원의 강제징용문제 배상판결이 일본의 경제보복까지 이어지자 승소하셨지만 마음이 답답해진 피해자 할아버지께서 하신 말 때문에 더 슬퍼졌다. 괜히 폐를 끼친 것 같아 미안하다는 할아버지의 말을 듣고 순간 나는 울컥했다. 어째서 피해자들이 자신들의 목소리를 죽여야 하는 것이란 말인가. 13년 8개월 만에 정정당당히 승소했으니 축하해주어야하는데 일본 정부는 왜 이상한 분위기를 만들어서 이겨도 진 것 같은 기분을 들게 하냐는 말이다.  아무리 객관적으로 봐도 일본이 잘못한 것이 맞고 잘못했으면 배상해야하는 것이 당연한 것 아닌가. 할아버지의 말씀을 듣고 나는 피해자 할머니 할아버지들의 작은 목소리가 묻히지 않도록 나도 더 큰 목소리를 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되었다.

일본정부는 더 이상 피해자분들의 망가진 가슴에 대못박는 일을 그만두어야 한다. 역사왜곡을 멈추고 있는 그대로 인정하여 피해자들에게는 진심어린 사과와 배상을 해야한다. 또 더 나아가 후손들에게도 올바른 역사를 가르쳐야 한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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