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우혁의 MLB 리뷰] 전반기 내셔널리그 주요 부문 수상자 예상

한국시간 7월 8일 오전 8시 정각, 미닛 메이드 파크에서 열린 휴스턴 애스트로스와 LA 에인절스의 경기에서 터져 나온 조지 스프링어의 끝내기 안타는 2019 메이저리그 전반기 마지막 안타가 되었다. 전반기가 끝난 시점에서 MVP, 사이영상 등 주요 부문 수상자는 누가 될 것인지 예측해 보자.

 

트레버 호프만 상: 커비 예이츠

가장 굴곡이 많은 (Curvy) 공의 무브먼트를 보여주고 있는 샌디에이고의 마무리 투수인 커비 (Kirby) 예이츠가 최고 구원투수상인 트레버 호프만 상을 거머쥘 것이다. 샌디에이고로 이적한 후 맞는 첫 번째 풀타임 시즌이었던 지난해 2.14의 평균자책점과 16홀드 12세이브, WHIP 0.92로 매우 훌륭한 셋업맨 겸 마무리투수의 역할을 해주었던 예이츠는 올해 더 발전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예이츠는 현재 1.15의 평균자책점과 30세이브를 기록하고 있고, 블론세이브는 단 한번에 불과하다. 0.79의 WHIP와 .163의 피안타율, 30세이브는 현재 메이저리그 마무리투수 최고 기록이고 평균자책 1.15는 내셔널리그 최고 기록이다. 매니 마차도, 에릭 호스머, 헌터 렌프로와 함께 무적의 LA 다저스에 저항할 유일한 팀이 될 리빌딩 샌디에이고를 이끌어 갈 , 말도 안되는 성적을 기록하고 있는 최강의 마무리 투수 커비 예이츠가 트레버 호프만 상을 수상할 것이다.

 

 

신인왕: 피트 알론소

몇몇 사람들이 도대체 왜 마이크 소로카가 신인왕을 받을 것이라고 말하는지 잘 이해가 되지 않는다. 여기 역사를 쓰고 있는 24살의 사나이가 있는 데 말이다. 마크 맥과이어의 기록에 가장 가까이 접근하며 역대 내셔널리그 전반기 신인 홈런 2위 기록, 전반기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한 시즌 뉴욕 메츠 신인 홈런 신기록, 24살의 나이에 데뷔 시즌 홈런더비 우승, 이 모든게 한 남자에 의해 이루어졌다면 믿을 수 있겠는가? 피트 알론소는 애런 저지 센세이션을 일으켰던 2017년의 애런 저지를 보는 듯한 활약을 펼치고 있다. (피트 알론소는 7월 6일 필라델피아전 전반기 30호 홈런을 때려내며 애런 저지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전반기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벌써 홈런 30개, 그 대단한 옐리치에 이어 그 엄청난 벨린저와 홈런부문 공동 2위이다. 그 밖에도 타점 공동 3위 등을 기록하며 이제는 메츠 팬들이 야구장에 오는 유일한 이유가 되버린 피트 알론소가 신인왕 수상자일것이다.

 

 

MVP: 크리스티안 옐리치 

편의점에서 과자를 고르는 것 만큼이나 힘든 결정일 것이다. 크리스티안 옐리치와 코디 벨린저의 경쟁을 칼럼으로도 썼던 필자에게는 더더욱 그렇다. 옐리치와 벨린저는 각종 타격 지표를 클래식-세이버매트릭스 구분 없이 나눠 가지고 있다. 옐리치는 홈런( 31 )-출루율 ( .429 )-장타율( .701 )-OPS( 1.130 ) 1위, 도루( 19 )-WAR( 5.1 )2위를 기록하고 있고, 벨린저는 득점-WAR( 5.5 ) 1위, 홈런( 31 )-최다안타( 110 )-타점 ( 73 )-타율( .338 )-출루율( .433 )-장타율( .695 )-OPS( 1.128 )2위를 기록하는 중이다. 성적만 본다면 우열을 가릴 수 없는 말도 안되는 기록을 세워내는 두 남자이기에, 결국 MVP는 역사적인 기록을 더 많이 남기는 선수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럼 어떤 선수가 더 역사적일까, 옐리치는 12일 현재 31개의 홈런으로 홈런 부문 1위를 달리고 있고 도루 또한 19개로 1개 차 2위이다. 6월 말에는 잠시 1위 자리에 있기도 했다. 도루는 빠른 스피드(=호리호리한 체구)를 요구하는 스탯이고 홈런은 강한 힘(=큰 체구)를 요구하는 스탯이다. 따라서 이 두 스탯은 마치 평행선처럼 거닐었고, 오늘날 어떤 선수도 이 두 스탯을 한번에 정복하지 못했다. 필자가 찾아 본 결과, 두 평행선은 1932년 척 클라인에 의해 딱 한번 만난 적이 있었고, 이후 86년동안 교점을 만들지 못했다. 이 사실이 의미하는 것은, 만약 옐리치가 두 부문의 공동 타이틀홀더가 될 경우 87년 만의 역사적인 기록을 쓴다는 것이다. 옐리치가 홈런왕을 차지할 확률은 매우 높고, 도루왕까지 차지할 확률도 낮지 않다. 결국 MVP 투표의 결과는 옐리치의 홈런과 도루 갯수에 달려 있다고 볼 수 있다.

 

사이영상(최고투수상): 맥스 슈어저

 MVP 수상자를 고르는 것이 편의점에서 과자 고르는 것만큼 힘든 일이었다면 사이영상 수상자를 고르는 것은 엄마냐 아빠냐만큼 힘들었다. 대한민국 최고의 투수와 응원하는 팀의 에이스 투수라니! 

필자는 워싱턴 팬이지만 사심은 담지 않았다. 다저스 안티팬도 아니다. 많은 사람들이 왜 사이영상 수상자가 류현진이 아니라 맥스 슈어저라고 생각하는지 의아해 할 텐데, 기록이 대신 답변을 해줄 것이다. 슈어저는 올해 탈삼진( 181 )-이닝( 129.1 )-WAR( 5.5 )-9이닝당 탈삼진( 12.6 ) 에서 1위를 달리고 있고, WHIP( 0.98 ) -승리( 9 )-피안타율 ( .211 )- 볼넷/삼진 비율( 7.87 )에서 3위를 기록 중이다. 류현진은 평균자책( 1.73 )-WHIP( 0.91 )-볼넷/삼진 비율( 9.90 )- 9이닝당 볼넷( 0.83 )이 메이저리그 전체 1위이고, 승리( 10 )은 내셔널리그 2위를 기록 중이다. 마치 벨린저와 옐리치처럼 기록에서는 별 큰 차이가 없기 때문에, 다시 한 번 역사책을 들여다 봐야겠다. 우리는 슈어저의 탈삼진 페이스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슈어저의 탈삼진은 181개, 322개 페이스이다. 한 시즌 탈삼진 322개는 '빅 유닛' 랜디 존슨이 마지막 300탈삼진을 기록한 해인 2002년 334탈삼진을 잡아낸 이후 최다이다. 또한 슈어저는 작년에도 300탈삼진을 기록했으므로 01-02시즌 랜디 존슨에 이어 21세기 역대 두 번째 2년 연속 300탈삼진 고지에 오르게 된다. 우완 투수로만 한정한다면 21세기에선 존재하지 않고, 97-98 커트 실링에 이어 21년 만-21세기 최초 2년 연속 300탈삼진이라는 대기록을 세우는 것이다. 슈어저의 가장 강력한 무기가 탈삼진이라면, 류현진의 무기는 평균자책점과 볼/삼 비율이란 쌍검이었는데, 그 쌍검은 점점 무뎌지기 시작했다. 1.26까지 떨어뜨리며 1920년 라이브 볼 시대가 시작된 이후 역대 최고 평균자책점을 노리던 류현진의 평균자책점은 쿠어스 필드 전 4이닝 7실점으로 인해 지금은 1.73까지 치솟았으며, 한때 20을 기록해 역대 최고 볼/삼 비를 노리던 류현진의 볼넷/삼진 비율도 샌디에이고전 3볼넷으로 인해 9.90까지 떨어졌다. 각각 15' 그레인키-18' 디그롬, 10' 리- 14' 휴즈에 이은 21세기 3위 페이스이다. 21세기 최초이자 17년 만의 대기록에 도전하고 있는 슈어저이고, 이닝과 WAR 또한 129.1 - 109, 5.5 - 3.1 로 따라잡는게 거의 불가능해 보이는 류현진이다. 또한 '전날 번트 훈련 도중 부상을 당해 코뼈가 골절되고 눈에 피멍이 들어 부상자명단 등재가 불가피한 상황에 동료들과 코칭스태프의 반대를 무릎쓰고 이틑날 경기에 출전해 7이닝 무실점 10탈삼진으로 승리투수가 되는 영웅적인 활약을 하였다' 라는 드라마틱한 스토리까지 가지고 있는 슈어저가 사이영상에 더 가까워졌다고 볼 수 있겠다.

그러나 아직 류현진에게 희망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니다. 평균자책점을 1.6 이하로 떨어뜨려 쌍검 하나를 다듬으면 된다. 류현진의 지금 평균자책점이 1.73이므로 7이닝 무실점만 하면 가능하기 떄문에, 지금 사이영상 레이스는 잠깐 슈어저가 우위를 점한 것이지 절대 한쪽으로 치우친 것이 아니며, 월드시리즈가 끝나는 순간까지 지켜봐야 할 점입가경의 대결이다.

 

 

지금까지의 내용은 필자 한 사람의 개인적인 의견을 담은 것이기 때문에 객관적이지도 않고 사실성도 떨어진다. 아직 전반기밖에 지나지 않았기 때문에 더더욱 그럴 것이다. 그러나 단 하나는 확실하다. 이 4명의 선수들은 각자의 포지션에서 최고이며, 지금 대단한 활약을 펼치고 있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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