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를 보는 내가 자아도취증환자라고?


광고라는 것이 정확히 무엇일까? 우리는 광고하면 길거리에서 쉽게 보이는 하찮은 전단지, 무한도전을 보기 위해 참고 보면서 기다려야 하는 선전들을 떠올린다. 그렇지만 생각보다 광고의 범위는 광범위하다. 어쩌면 광고는 길거리의 게시판, 텔레비전 프로그램 앞뒤에 붙는 화려한 연예인들의 CF, 주변의 인쇄물이나 온라인 기사에서 읽을 수 있는 글들 속에서 우리를 향해 무언의 소리를 치며 시선을 받으려 애쓰는 단어나 이미지들의 콜라주라고 보아도 될 것 같다. 너무나도 광범위한 광고의 정의를 내리는 과정은 어떤 상품이나 서비스에 관한 메시지를 창조하고 그러한 메시지를 미디어를 통해 표현한 후 소비자들의 구매반응을 포함한 반응을 기대하는 의사소통의 한 일종이다. 어떤 광고는 중독성 있는 문구와 멜로디로 사람들에게 각인시킨다.


개인적으로 중독성 있는 멜로디는 엄청난 파장력이 있는 것 같다.


올레 KT의 광고인 ‘버스커 버스커’의 “빠름 빠름 빠름”과‘악동뮤지션’의 “올라잇~ 올아이피”와 같은 광고를 예로 들 수 있는데 안 들어본 사람이 없을 정도로 다른 광고들과 같은 시간으로 많은 사람이 흥얼거릴 힘 있는 광고이다.


그런데 우리는 이러한 광고를 보면서 그것들을 너무나 하찮게 여기고 아무렇지 않게 생각한다. 흔히 프로그램을 보던 시청자가 60초 후에 시작한다는 말을 듣고 화장실을 가기 위해 잠시 일어나는 시간으로 여겨질 정도로 말이다.


실제로 이런 일이 일어나기는 하지만 광고의 현실은 그렇게 단순하지만은 않다. 각각의 프로그램들 사이에 주어지는 몇 분의 광고 시간이 대중의 생활에 조금이라도 영향을 끼친다면 과연 단순하다고 말할 수 있을까?


광고가 내 일상에 영향을 끼친 경험을 말하려 한다. 우리는 예쁘고, 멋진 연예인이 하는 광고를 보고 “이 제품 꼭 사서 써 봐야지!”라는 생각이 들면 “이 광고에 나오는 이 제품에 나오는 연예인은 이 제품 써 봤을까?” 하는 의문이 따르기 마련이다.



나의 경우도 국민 첫사랑이라고 불리는 수지가 광고하는 ‘온더바디의 바디워시’광고를 보고 나도 저 제품을 쓰게 된다면 수지처럼 사랑스럽고 여성스럽고 우아한 냄새가 내 몸에서 날 것 같은 아무 근거 없는 믿음으로 구매를 한 적 있다.


뒤따른 의문 “정말 수지는 온더바디 바디워시 제품을 매일 씻을 때 사용할까?” 어떻게 보면 광고는 소비자들에게 내 소망이 이루어진다는 상상을 하게 되게 만들어 주는 역할도 해 주는 것 같다. 제품이 줄 수 있는 꿈과 소비자가 원하는 모습의 꿈을 연결해주는 동화처럼 아름다운 것이 광고가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든다.


물론 그 꿈과 연결해주는 단계가 너무 지나치게 과장되거나 말이 안 되는 이야기로 짜인다면 그 광고는 사기라고 보아도 될 것 같다. 광고주들은 ‘수지’ 같은 유명인들을 활용해 제품을 선전할 때 ‘헤일로 효과’라는 것에 의존한다. 헤일로 효과가 무엇이냐면, 인물이나 사물에 대한 어떤 평가가 그 대상의 다른 특질에 대한 생각에까지 미치는 영향을 말한다.


유명인들이 나오는 광고 중 그럴싸한 것도 많다. 스포츠 스타가 운동화를 광고할 경우, 운동선수라면 좋은 운동화를 알아보고 추천하리라고 가정할 타당한 이유가 있다.


만약 우사인 볼트가 운동화 광고를 한다면 그 운동화는 미친 듯이 많이 팔릴 것이라 예상한다.



그런데 사람들은 어째서 스포츠 스타의 속옷 광고에 관심을 두고 영향을 받을까?


비슷한 이유로 왜 젊고 아름다운 얼굴에 주름 하나 없는 모델이 주름방지 크림을 선전할까? 광고주들은 언제나 사람들의 열망을 자극하고 연구하는 데 공을 들인다. 그들은 강하면서 섹시한 포스를 가진 호날두 같은 축구선수 같은 남성이 사용하는 속옷은 누구나 갖고 싶은 것이기에 소비자들의 구매심리를 자극할 수 있다는 것을 안다. 마찬가지로 화장품의 경우도 주름 하나 없는 보기만 해도 입이 벌어질 정도의 아름다운 여배우가 들고 있는 화장품을 쓰면 나도 저런 얼굴이 될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을 소비자가 할 것을 안다.


매력적인 인물이 제품을 사용하는 것을 보고 해당 제품을 사용하면 그 신비한 매력 일부를 나도 얻을 수 있으리라고 암시에 빠진다.



이를 냉정하게 말하자면 현대 여성들은 광고 모델과 자기를 동일시하는 자아도취증 환자라고도 볼 수 있을 것 같다. 나도 물론 심각한 자아도취증 환자 중 한 명이지만 제품을 사고 기분이 좋은 것은 사실이다.


유명인들의 광고에는 연기, 운동, 노래 등을 잘 하는 사람이라면 자동차, 속옷, 바디 워시, 시리얼 등을 선택하는 문제도 훌륭한 판단을 내릴 것이라는 우리도 모르는 우리의 잠재의식을 이용하는 것과 같은 것 같다.


톰슨의 말을 인용하자면 광고는 삶의 공허감을 은폐시키면서도 인생을 즐길 만한 것이라고 부추긴다.”이 말에 나는 전적으로 동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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