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성준의 스포츠칼럼 2] 축구 '집'관기 1-도르트문트vs벤피카

그들의 챔피언스리그 16강전 1차전

축구 경기 직관’(직접 관람의 줄임말)은 축구팬들의 꿈 중 하나다. 해외로 나가 직접 좋아하는 팀을 응원한다는 것은 생각만으로도 가슴이 뛰는 일이다. 그러나 부족한 여건 탓에 축구팬들의 해외 직관의 꿈은 점점 그 크기를 줄여나가고 있다. 결국 그들은 집에서 관람하는 것으로 욕구를 충족한다. 그리고 언젠가 이루겠지라며 직관의 꿈을 마음 속에 누른다. 이에 필자는 축구팬들의 소망을 조금이라도 이뤄주기 위해 집에서 보는 경기를 마치 현장에 있는 것처럼 생생하게 묘사하기로 결심했다. ‘직관이 아니라 집관이다. 이 칼럼을 통해, 누구나 할 수 있는 집에서 관람을 마치 경기장에 있는 것 같이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필자가 축구를 생방송으로 볼 때만 돌아오는 칼럼, ‘축구 집관기의 첫 경기는 도르트문트와 벤피카의 챔피언스리그 경기이다. 대부분이 이 경기의 중계 시간에 PSG와 바르사의 경기를 보았겠지만, 필자는 이 경기를 선택했다. 도르트문트가 조별리그 때마다 엄청난 공격을 보여줘서 화끈한 경기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 기대감 때문인지 도르트문트가 간신히 조별리그를 통과한 벤피카에 압승을 거둘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런 생각 속에서 경기가 시작되었다.

 

경기에서, 도르트문트는 예상대로 압도적인 점유율(70%)을 기록하며 기회를 엿봤다. 하지만 패스의 질이 좋고 선수들의 움직임이 좋았던 조별리그와는 달랐다. 그들은 전반전부터 11명이 후방에 압축되어 있는 촘촘한 벤피카를 좀처럼 뚫지 못했다. 그러자 도르트문트가 측면의 두름-피스첵을 통해 로이스-뎀벨레에게 공을 전달하는 방법을 파훼법으로 제시했다. 측면 패스는 성공적이었지만, 루이장-린델로프를 앞세운 벤피카의 견고한 수비에 막혀 오바메양이 있는 중앙 쪽으로 볼이 운반되지 못했다. 그나마 운반된 2,3개의 찬스도 오바메양이 처리하지 못하면서 수포로 돌아갔다


반면에 도르트문트의 파장공세를 잘 막은 벤피카가 48분 단 한 번의 기회로 결승골을 만들어 냈다. 도르트문트와 대조되게, 이 골은 벤피카가 이 경기에서 만들어낸 유일한 유효슈팅이었다. 벤피카의 첫 골 이후, 도르트문트는 더 심하게 공격을 퍼부었다. 하지만 에데르손 키퍼의 눈부신 선방과 오바메양의 PK실축으로 승부의 추는 벤피카 쪽으로 기울었다. 결국 도르트문트는 벤피카의 수비에서 벗어나지 못했고, 경기는 끝이 났다.


사진: 왼쪽부터 잘 한 선수, 못 한 선수, 괜찮은 선수  (출처:벤피카 공식홈페이지)


경기 후, 필자가 뽑은 BEST는 루이장과 린델로프, 그리고 에데르손이다. 에데르손 키퍼는 이번 경기에만 5번의 세이빙을 기록했다. 특히, 수비 맞고 굴절된 슛을 막은 것, 퓰리시치의 중거리슛 선방은 경기에 엄청난 영향을 미쳤다. 그가 없었다면 이번 경기의 승자가 바뀌었을 지도 모른다. 루이장과 린델로프는 각각 안정된 수비를 펼치며 팀 승리에 기여했다. 걷어내기, 태클, 몸싸움 모두 훌륭했다. 루이장은 어시스트까지 기록했다. 린델로프는 거의 한 골을 막아내는 수비를 펼치며 그가 왜 빅클럽의 타겟이 되는지를 증명했다. 이번 경기의 루이장과 린델로프는 그간 봤던 엄청난 수비들을 뛰어넘는 플레이를 보여주었다.

 

반대로 WORST는 오바메양과 도르트문트 미드필더들이다. 이번 경기에서, 벤피카의 선수들과 로이스, 뎀벨레, 오바메양만 보였다. 나머지 선수들은 자취를 감췄다. 도르트문트의 미드필더들은 공격과 수비사이에 간격을 넓혀 패스미스를 유발했다, 수비형 미드필더까지 지나치게 공격적으로 나와 상대의 카운터를 빈번하게 허용 하기도 했다. ‘최악은 오바메양인데, 전반전에 유일했던 2회의 득점찬스를 혼자 다 놓쳤고, PK마저 어이없게 처리했다. 게다가 그 또한 이 장면 이외에는 스크린에 나타나지 않았다.

 

한 달 뒤 있을 2차전에서. 벤피카는 원정길을 떠나는 만큼 1차전보다 더 집중해야 한다. 열성적인 도르트문트의 팬들에게 압도당한다면, 좋지 않은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그러나 2차전에는 이번 경기에 출전하지 못했던 조나스와 지르코비치가 복귀한다. 팀의 명실상부한 에이스인 그들인지라, 복귀한다면 벤피카의 다음 경기는 순조로울 것이다. 반면 도르트문트는 이번 경기에서 약점이 드러났다. 수비가 강한 상대를 만날 경우 무너질 수 있다. 따라서, 도르트문트는 득점 루트가 과도하게 오바메양에게 집중되어있는 현실에서 탈피해야 한다. 그들이 가진 다양한 자원들을 효율적이게 활용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


과연 이들 중 최후의 승자는 누구일까? 주변의 관심이 집중되는 가운데, 2차전은 39일이다. 39, 챔피언스리그 8강의 첫 두 팀 이 결정된다.

 

TO BE CONTINUED....


 

칼럼소개 : 성준의 스포츠칼럼 90'  주로 해외축구에 대한 분석과 축구계의 여러가지 사건들에 관한 내용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축구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흥미롭게 읽으실 수 있을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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