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채원의 철학칼럼 1] 온화하고 부드러운 성공의 철학

진정한 성공이란?

십중팔구, 사람들에게 무엇을 위해 공부 하는가를 물으면 답은 성공을 위해서' 라고 말할 것이다.

 

성공, 성공이란 무엇인가? 현대 사회는 사람들에게 성공할 것을 요구하고, 사람들은 그 틀 안에서 움직이고 있다. 그리고 이제 사람들은 사회가 요구하는 기대감을 충족시키기 위한 발버둥을 치는 것에 너무 지쳐버렸다. 지금까지 우리는 성공을 위해 수많은 커리어를 쌓아왔다. 그러나 그것들에 대해 우리는 쉽게 불안해하기 시작했다. '과연 내가 가지고 있는 것들이 나를 성공하도록 만들어줄 것인가?'라는 의문을 가지게 된 것이다. 커리어에 대한 평정심을 유지하기 힘들어진 원인에 대해 철학자 알랭 드 보통은 세 가지의 답을 제시한다.

   

  

주변에 속물(Snob)이 많다


알랭 드 보통이 말하는 속물은, 어떠한 사람의 일부분으로 그 사람의 전체적인 면모를 판단하는 것을 말한다. 단편적인 예시를 들자면 무슨 일 하세요?’라는 질문이 있다. 이 질문을 통해 상대의 직업을 알게 된 사람은 상대에게 얼마의 시간을 더 투자할지를 결정한다. 이 결정이 중요한 이유는 타인에게 투자하는 시간의 양이 그 사람에게 얼마의 애정과 존중을 보여줄 수 있는지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물질지상주의적인 시대에 살고 있다. 우리 자신이 물질적이지 않다고 하더라도, 이미 이 사회는 감정적인 보상을 물질의 취득 여부와 연관시키고 있다. 때문에 애정과 존중이 사회 계층 구조에서 그 사람이 어디에 위치하고 있느냐와 관련되게 된 것이다. 보상을 받길 원하는 사회의 특성은 속물을 양산 시키고 있다.

 

희망의 한도가 없다

오늘 날의 사회에는 평등 의식이 널리 퍼져있다. 이 때문에 누구나 어떤 것이든 할 수 있고 이룰 수 있다는 희망이 자연스럽게 생겨나게 되었다. 여기서 시기심이 발생하게 된다. 시기심은 상대가 자신과 비슷한 위치에 있을수록 커져서 계속해서 자신과 상대를 비교평가 하게 된다. 이는 곧 심한 스트레스와 연관이 되어 자존감을 하락시키는 원인이 된다.

 

성과주의를 지향하는 사회

성과주의라는 암묵적으로 폭력을 행사하는 제도는 가난한 사람들을 실패자로 정의하게 만든다. 모든 결과의 책임을 자신이 지게 만들어 무언가를 얻지 못한 사람들을 실패자로 낙인 시킨다. 그러나 우리의 삶에는 수많은 우연이 자리잡고 있다. 우연히 성공을 할 수도 있고 우연히 실패를 할 수도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모든 것들을 '실패했다', '아니다'로 단정지어 이야기하는 것은 당연히 지양해야 할 태도이다. 이러한 현상은 사회학자 에밀 뒤르켐이 주장했던 것처럼 자살률의 증가로 이어질 수 있으며 실제로 성과주의를 지향하는 개인주의적 선진국들이 자살률이 높다.

 

햄릿이 실패자라고 말하는 사람은 드물 것이다. 실패가 절망으로 이어져서는 안된다. 우리가 비극에서 교훈을 얻는 것처럼 남들에게 받는 비웃음을 두려워해서 실패하는 것을 두려워해서는 안된다. 모든 것을 알지 못하는 우리는 그 모든 우연을 고려한 채 한 사람을 볼 수 없으므로 사람에게 등급을 매기는 성과주의는 비판할 점이 큰 제도이다.

 

진정한 성공


그렇다면 진정한 성공이란 무엇인가? 알랭 드 보통이 주장하길, ‘본인이 생각하는 성공이다. 이 주장은 철학자 라캉이 주장한 타인의 욕망을 욕망하지 마라는 말과 상통한다고 볼 수 있다. 설명을 덧붙이자면, 우리는 흔히 아빠의 성공에 대한 정의를, 혹은 엄마의 성공에 대한 정의를 자신의 성공으로 받아들인다. 엄마가 의사가 되라고 해서 의사가 된 것을 성공으로 간주하는 것이다. 그리고 오랜 시간이 지나 대다수의 사람들은 정말로 자신이 성공을 한 것인지에 대한 의문을 품게 된다.


       


생각해보라. 지금 나의 야망은 정말로 나의야망인가? 온전한 나의 것인가? 라캉의 이야기를 주변 지인들에게 해주었을 때 대부분은 깊은 성찰을 하게 되었다. 당신이 갖고 있던 야망이, 성공의 정의가 온전한 당신의 것이 아니었다고 하더라도 괜찮다. 사실 그것을 생각해본 것만으로도 충분히 대단한 성찰을 한 것이라고 과감히 말할 수 있다.

 

우리는, 당신은 성공에 대한 강박증을 가지고 있는지도 모른다. 성과주의와 속물들이 넘쳐나는 이 사회에서 성공해야 한다는 것에 대해 너무나도 많은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이제는 나의 성공의 기준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고 온전한 자신의 것을 만들 때가 되었다. 그리고 이제는 인정해야 한다. 자신의 성공과 타인의 성공이 다를 수 있음을. 내 기준의 성공이 타인에게는 아닐 수 있음을 인정해야 할 것이다. 이것이 바로 더 온화하고 부드러운 성공의 철학이다.


 





칼럼소개: 철학은 우리에게 낯선 학문이 아닙니다. 한 가지 논제에 수많은 가치와 관점을 담을 수 있고, 다양한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는 흥미로운 학문이며 경제, 사회, 문화 등 우리 생활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습니다. 무엇보다 사람의 마음을 보듬어줄 수 있는 따뜻한 학문입니다. 칼럼을 통해 쉽고 재미있는 철학으로 한발짝 다가가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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