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쉬운 통한의 패배였다. 크게 이겼더라도 성에 차지 않았을 경기였기에 4강 좌절의 아픔은 더 뼈져리게 다가왔다.
대한민국 올림픽 축구대표팀은 한국시간으로 14일 오전 7시 브라질 벨루오리존치 미네이랑 주경기장에서 열린 2016 리우올림픽 男축구 8강전에서 압도적인 경기 지배에도 불구하고 후반 14분 온두라스의 단 한번에 역습에 무너지며 0-1로 패배하였다. 이후 손흥민을 필두로 결정적인 찬스가 몇차례 있었지만 온두라스 골키퍼의 슈퍼세이브에 막히며 승부의 추를 맞추지 못하였고 온두라스에 시간 지연행위에 속수무책으로 경기를 패배로 마무리하였다.
후반 15분 손흥민의 횡패스가 상대 수비의 인터셉트 이후 거짓말 처럼 실점을 했다. 경계했던 롬멜 퀴토를 거쳐 알베르트 엘리스로 이어지는 온두라스의 역습 한방에 결승골을 내줌과 동시에 야심차게 메달을 노렸던 한국 축구의 리우 올림픽이 막을 내린 순간이였다. 골문에 차벽을 세운 듯 수비에 초점을 맞추면서 역습만 노린 온두라스의 한 방에 무너진 탓이였다. 이에 신태용 감독은 "예상했던 흐름이라 더 아쉽다."라고 말하며 아쉬움을 표했다.
축구는 결국 골을 넣은 팀이 이기는 스포츠이다. 지난 6월 국내에서 열린 4개국 친선대회에서 온두라스와 경기한 경험이 있어 양팀모두 서로를 잘 알고 있었지만 공격적인 팀 컬러를 갑작스럽게 바꿀 수 없는것이 문제였다. 한국은 경기 내내 온두라스 수비를 두들겼다. 한국은 슈팅숫자에서 전체 16개 중 6개가 골문으로 향했고 볼 점유율은 70%-30%으로 월등히 앞섰다. 그러나 온두라스 골키퍼의 신들린 선방에 계속 막히면서 경기 흐름이 꼬였다.
목표로 삼았던 메달은 따내지 못했으나 수확은 있었다. 골짜기 세대라 불린 올림픽대표팀의 동량을 발굴한 것이다. 특히 간판 골잡이 황희찬(잘츠부르크)는 동료들 보다 세 살 어린 나이에 정승현(울산)은 반년 만에 벤치멤버에서 주전을 꿰찼다. 이에 신태용 감독은 "한국 축구가 4강에 오르지는 못했으나 어린 선수들이 세계무대에서 대등한 경기를 했으며 이런 선수들이 있기에 한국 축구의 미래는 밝다."라고 말했다.
이제 가까이는 내년 한국에서 열리는 FIFA U-20 월드컵, 이후에는 2018년 아시안게임과 FIFA 러시아 월드컵이 기다리고 있다. 대한민국은 비록 대회에서 탈락하였지만 4강 그 이상의 가치를 얻고 가능성을 발견하였다.
침대축구는 과거 1990년대 일부 동유럽 국가가 기량이 한 수 위인 서유럽 국가를 상대로 펼쳤던 전술이다. 2000년대 들어서는 이란 이라크 등의 중동 국가들이 애용했다. 이런 전술을 펼치기 위해선 두가지 전제 조건이 필요한데 선제골과 뛰어난 연기력이다. 뛰어난 연기력을 바탕으로 온두라스는 침대축구를 시전하며 한국축구팬에게 정신적인 충격까지 덤으로 줬다. 지금은 고인이 되었지만 토탈사커의 창시자인 요한 크루이프의 어록을 보면 "추하게 이길 바에야 아름답게 지는 쪽을 택한다."라는 말이 있듯 침대축구의 아쉽게 패배하였지만 아름다운 패배였다.
손흥민(토트넘 핫스퍼)은 경기 후 추가시간을 지나치게 적게 줬다며 심판에게 항의한 후 눈물은 쏟아냈다. 손흥민은 이후 믹스트존에서 "제가 득점 기회를 놓쳤고 경기를 망친 거 같아서 너무 죄송하다"고 말했다. 8강전은 한국팀 입장에서는 자신감에서 시작해 선제골을 허용한거에 대한 불안, 허탈, 울분 등 감정의 소용돌이였지만 여기서 쉽게 단정지으면 이후 대회에서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게 된다. 어린 선수들인만큼 2016 리우 올림픽이 나중에 은퇴할 즈음에는 선수들에게서 최고의 발판이 되어있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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