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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 트렌드 살펴보기

최근 몇 개월간 듀엣가요제, 신의 목소리 등 다양한 음악 예능이 등장했고, 육아 예능의 열풍에 힘입어 주말 황금 시간대를 지키던 SBS의 ‘오 마이 베이비’가 폐지됐다. 스마트폰의 보급화로 보다 적은 시간 안에 다양한 종류의 프로그램을 시청하는 것이 가능해진 요즘, 예능의 트렌드는 쏜살같이 바뀌고 있다. 이런 흐름 속에서도 꿋꿋하게 버티며 건재한 위엄을 보여주는 소재들은 크게 3가지로 나뉜다.



가장 먼저 흥행을 일으킨 것은 육아 예능이다. 육아 예능의 시초는 2014년 시작한 ‘아빠! 어디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이 프로그램은 육아와 여행이라는 소재를 결합하여 기존에 볼 수 없었던 콘텐츠를 제공함으로써 위기의 ‘일밤’을 한순간에 구제해주었다. 바통을 이어받은 것은 표절 논란 속에서도 높은 시청률과 화제성을 형성한 KBS의 ‘슈퍼맨이 돌아왔다’이다. ‘슈퍼맨이 돌아왔다’가 인기를 끄는 동안 아이러니하게도 ‘아빠! 어디가?’는 시청률 하락으로 폐지되어 ‘슈퍼맨이 돌아왔다’가 유일한 육아 프로가 되었으나 현재는 ‘슈퍼맨이 돌아왔다’조차 예전보다 못한 성적을 보여주고 있다. 시청자들은 육아 예능의 하락세의 원인으로 공감의 결여를 꼽는다. TV 속 주인공들에게 공감을 하지 못하겠다는 것이다.



다음 차례는 요리 예능이 맡았다. JTBC의 ‘냉장고를 부탁해’와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의 백종원의 흥행으로 이른바 ‘쿡방 열풍’이 형성됐다. 어찌 보면 뻔한 소재인 요리를 예능 요소와 적절하게 결합하여 인기를 끈 것이다. 이러한 쿡방 열풍 속에서 tvN의 ‘집밥 백선생’과 SBS의 ‘백종원의 삼대천왕’이 등장했다. 요리 예능은 일반인들도 쉽게 접할 수 있는 소재인 요리를 주제로 하기 때문에, 시청자들이 쉽게 공감하고 관심을 가질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진다. 그러나 동시에 쉽게 질릴 수 있다는 단점도 지니기 때문에 이 양날의 검을 어떻게 사용할 지는 방송사들에게 달렸다.



가장 많은 종류의 예능 프로그램을 배출하는 분야는 음악이다. ‘슈퍼스타 k'나 ’k팝스타‘와 같은 오디션 프로의 유행은 꽤 지났지만, ’복면가왕‘이 흥행하고 명절 파일럿 특집이였던 ’듀엣가요제‘가 정규 프로그램으로 정착하면서, 전보다 훨씬 다양한 종류의 음악 프로그램들이 등장하고 있다. SBS의 ’신의 목소리‘, ’판타스틱 듀오‘나, JTBC의 ’걸스피릿‘이 그 예이다. 다양한 종류의 프로그램이 등장하는 만큼, 음악 예능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차별화이다. 다른 프로들과 비교하여 크게 다르지 않은 소재로 얼마나 신선한 내용을 보여주느냐가 관건인 것이다. 예를 들어, ’복면가왕‘의 경우에는 격주마다 다양한 분야의 인물 8명을 새롭게 섭외하기 때문에 프로그램 차별화에 있어 유리한 입장에 서있고, 따라서 음악 예능들 중 가장 좋은 성과를 보여주고 있다.


새롭게 떠오르는 예능 프로그램이 휘몰아치던 시기와는 달리 요즘의 예능계는 큰 변동 없이 고요하고, 고요한 만큼 새로운 프로그램이 더욱 기다려진다. 무작정 흘러가는 트렌드를 좇는 것보다는, 기존에 볼 수 없었던 포맷의 신선한 예능 프로들의 등장을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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