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서의 독서 칼럼] 인터넷의 발전은 민주주의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조화순의 '디지털 거버넌스-국가·시장·사회의 미래’ 를 읽고

정보, 통신 기술이 급속하게 발달하면서 사회는 엄청난 변화를 겪었다. 사람들은 물리적 공간의 제약 없이 쌍방향으로 소통할 수 있고, 언제든지 원하는 정보에 쉽게 접근할 수 있게 되었다. 인터넷을 통해 사람들은 전보다 정보에 쉽게 접근할 수 있게 되었고, 시사 현안에 대해 자유롭게 목소리를 내고 의견을 주고 받는 경우가 늘어났다. 더 나아가 직접 정보를 생산하기도, 또 남이 생산한 정보를 소비하기도 하는 ‘생산적 소비자’가 늘어나 그간 소수가 독점적으로 생산하고 소비하던 정보가 널리 보급될 수 있었다. 이에 따라 정치 과정에서도 변화가 생겨나기 시작했다. 대중들이 정책이나 사회 문제에 직접 의견을 표시하거나, 정책 결정에 참여할 기회가 늘어나 정치 참여가 시민의 당연한 권리이자 의무라는 인식이 생겨났고, 정치에 능동적으로 참여하는 이들이 많아진 것이다. 이 때, 인터넷의 등장이 민주주의의 발전을 가져왔다고 할 수 있을까? 조화순의 책 '디지털 거버넌스-국가·시장·사회의 미래'는 정보, 통신 기술과 민주주의의 관계에 대해서 다루며 이같은 물음에 답하고 있다. 

 


저자는 '디지털 거버넌스'를 "효율성을 넘어 민주적인 결정을 지향하며 국가, 기업, 시민, NGO 등의 다양한 행위자들이 네트워크를 구성하고 서로 수평적인 관계를 유지하면서 다차원의 세계를 이끌어가도록 하는 통치의 메커니즘"이라고 정의하고 있다.1 정부와 시민의 관계가 수직적에서 수평적으로 변화하였고, 시민들이 감시자 역할을 하며 부정부패 또한 감소하게 된 것이다. 정부가 독점적으로 가지고 있던 권한이 축소되고, 시민들이 능동적으로 국가의 의사결정에 참여할 수 있게 되면서, 국민이 나라의 주인이라는 주권의식이 성장하게 되었다고 저자는 평가한다. 또한, 국민의 뜻이 정치에 더 잘 반영되어 간접 민주주의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다고 저자는 말하고 있다.

 

이같은 내용을 읽으며 이를 뒷받침하는 다양한 사례를 직접 찾아보았는데, 청와대 국민청원이나 국민 신문고 등을 통해 시민들은 인터넷으로 손 쉽게 정치나 행정에 대한 민원을 청구하거나, 현안에 대한 의견을 제시하고 정책을 제안할 수 있다. 또한, 국민권익위원회 어플리케이션을 이용해 부패를 신고하여 정치 과정의 투명성을 위해 국민이 일조할 수 있게 된 것도 인터넷이 없었더라면 매우 어려웠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2010년 튀니지 혁명으로 시작된 아랍권의 민주화 시위인 ‘아랍의 봄’에서도 인터넷은 시위의 원동력이 되었다. 시위대는 트위터 등의 SNS를 이용해 서로 정보를 공유하고, 시위 일정을 알려 조직적이고 효과적인 시위를 벌일 수 있었다고 한다. 또한, 각국내의 기성 언론들이 시위를 외면하고, 정부가 해외 언론의 취재를 막고 있는 상황 속에서 SNS와 유튜브 등을 이용해 시위에 대해 외부로 알릴 수 있었다. 이집트와 바레인, 튀니지에서는 정부가 인터넷을 차단하는 경우도 있었는데, 구글에서는 이를 우회하기 위해 시위대가 음성 메시지를 남기면, 이를 트위터에 게시해주는 ‘Speak2Tweet’서비스를 개발하기도 했다.2 이처럼, 멀리 떨어진 이들과도 실시간으로 소통하고, 정보에 쉽게 접근하며, 정보를 직접 생산하는 것이 불가능했다면 사람들이 독재 정권에 대항하여 당당히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고, 민주주의를 요구하며 시위를 벌이는 것 또한 가능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인터넷의 발달이 민주주의에 항상 긍정적인 영향만 미치는 것은 아니다. 가짜 뉴스의 확산을 용이하게 한다거나, 익명성 뒤에 숨어 사람들을 선동하는 이들이 늘어나면서 인터넷이 민주주의를 훼손할 수 있는 우려가 있다고 지적하는 이들도 있다. 실제로, '버즈피드'의 분석에 따르면 2016년 있었던 미국 대선 기간 중 페이스북에서 가짜 뉴스가 공유된 건 수는 870만건에 달한다고 한다.3 이러한 가짜뉴스는 시민들 사이 갈등이나 혐오를 야기하는 경우가 많아 문제가 되고 있다. 

 

이처럼, 장단점 모두를 가진 인터넷이 민주주의 발전에 공헌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인터넷 상에서 가짜뉴스의 유포를 막을 수 있도록 하는 제도가 마련되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시민들이 남들의 의견에 휘둘리지 않고 자신만의 올바른 관점을 가지고 성숙하게 정치에 참여할 수 있도록 노력한다면 우리는 정보 통신 기술을 이용해 보다 능동적으로 정치에 참여할 수 있는 민주적인 사회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참고 및 인용 자료 출처]

1. 인용: 조화순, '디지털 거버넌스-국가·시장·사회의 미래’, 책세상, 2012, p. 37

2. 참고: https://terms.naver.com/entry.nhn?docId=973120&cid=43667&categoryId=43667

3. 참고: https://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2&oid=002&aid=0002114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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