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다혜의 독서 칼럼] 공부, 인생 가장 중요한것은 무엇일까

한스와 우리들의 '경험의 공감'

학생들의 필독 도서 중 하나이며 많은 사람들의 인생 책이라고 불리는 ‘수레바퀴 아래서’는 헤르만 헤세의 자서전이라고 할 만큼 주인공은 그와 비슷한 일대기를 가진다.

 

'슈바르츠발트'라는 마을에서는 신학교에 들어가서 목사님이 되는 것을 최고로 여긴다. 가장 영리하다고 소문이 자자한 '한스 기벤라트'는 신학교에 들어가려고 주 시험을 본다. 슈투트가르트에서 라틴어, 그리스어 독일어 등을 시험을 치르는데 그리스어 구술 시험에서 기억이 안 날 정도로 떤다. 그는 신학교에 떨어질까 봐 두려움에 사로잡히지만, 그는 2등이라는 우수한 성적으로 합격하였고 교장 선생님은 그에게 더 학교에 안 나와도 된다며 그에게 휴식을 취하라고 한다.

 

그는 나름 낚시를 하거나 강에서 수영하면서 휴가를 보낸다. 하지만 신학교에 가서도 뒤떨어지지 않으려고 공부를 소홀히 하지 않는다. 오히려 더욱 공부에 매달렸다. 시간이 지나, 슈바벤에 있는 신학교에서 그는 ‘헬라스’라는 방에 배치를 받게 된다. 그는 '헤르만 하일너'라는 아이와 친해지게 되는데 하일너는 글을 매우 잘 썼으며 공부를 별로 하지 않는데도 상위권 학생이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는 시를 쓰는 공상가였고 지식을 경멸하였다. 하일너는 공부에 싫증이 나거나 심심하면 한스에게 같이 놀자고 제안하였고 그는 거절하지 않았다. 오히려 뒤떨어지지 않으려고 더욱 열심히 배로 책과 씨름하였다. 불행하게도 하일너는 한스의 노력을 비웃는다. 나중에 같은 방 룸메이트인 루치우스와 하일너는 바이올린 소음 때문에 싸우게 되고 결국 하일너는 금고형을 받게 된다. 한스는 당연히 하일너의 편을 드는 것이 의무라고 느끼지만 결국 그를 배신한다.

 

불행하게도 헬라스 방의 학생 중 한 명인 ‘힌딩어(힌두)’는 호수의 얼음이 깨져서 죽게 된다. 많은 학생은 충격에 휩싸이게 되었고, 한스는 하일너의 병문안을 가면서 그에게 지난날의 용서를 빈다. 그들은 그 전과 달리 더 깊은 우정을 맺게 되지만 한스는 전보다 성적이 떨어져서 교장 선생님은 하일너를 멀리하라고 한다. 엎친 데 격으로 그는 기억력이 차츰 쇠퇴해져, 마을 사람들이나 책 속의 주인공이 갑자기 머릿속에 생각나는 등 이상 현상을 느끼게 된다. 학교 수업 중에도 조는 모습을 보였기에 그를 좋게 보았던 선생님들도 그를 거칠게 다루기 시작한다. 의사는 그에게 산책을 권하며 교장 선생님은 끝까지 하일너와 같이 못 가게 막는다. 참다못해 하일너는 일종의 반항으로 거의 3일을 밖에서 방랑하고 지내며, 결국에는 퇴학을 징계로 받게 된다.

 

 

그는 남아있는 지식으로 학교를 얼마 정도 버텨나갔다. 하지만 그는 수업 중에 때때로 이상증세를 보였기에 결국 휴가를 떠나라는 진단을 받게 된다. 그건 이제부터 학교에 안 나와도 된다는, 퇴학 처분을 받게 된 것이다. 그는 기차를 타고 고향에 가는 와중에도 아버지를 떠올리며 두려움에 떤다. 그토록 원하던 신학교에 입학하였지만 '무도병(불안한 심리적인 요인으로 인해 생기는 병)'을 갖고 돌아오게 되었기 때문이었다.

 

가을이 되면서 마을에서는 사과 과즙을 내는 데 열중이다. 가을이 감정을 타는 계절이여서인지 한스는 플라이크씨네 조카딸인 엠마와 함께 압축기를 다루면서 사랑을 싹틔워 나간다. 밤에 엠마를 보기 위해서 나가기도 하고 그녀와 키스를 나누기도 한다. 그리고 그는 아버지의 권유에 따라 서기와 기계공 중에서 기계공을 택해 견습공으로 일을 한다.

 

 

엠마에게 느끼는 감정이 진실인 것을 알았을 때는 너무 늦었었다. 그녀는 이미 다른 곳으로 떠나버려서 없었고, 한스는 땜질, 톱니바퀴를 다듬는 일을 한다. 그는 저질 체력으로 쉽게 지쳐갔다. 업무가 없는 일요일에 동료들이 부추겨서 밤늦게까지 술을 먹게 되지만 불행하게도 봉변을 당하게 된다. 아버지는 아들이 밤늦게까지 노는 걸 보고 그를 혼쭐을 내줄 거라고 다짐하지만 결국 돌아온 것은 강물 위에 떠 있는 메마른 아들이었다. 한스의 장례식이 치러지며 막은 내린다.

 

한스는 그렇게 원하던 신학교에 입학하지만 혹독한 생활을 이겨내지 못하고 신체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엄청난 타격을 입는다. 나는 그가 성실하며 지식도 폭넓게 가지고 있기 때문에 학교를 나와도 당연히 해피엔딩이 될 줄 알았다. 하지만 결말은 내가 예상했던 것을 완전히 깨버렸다. 대장장이로 일을 했기 때문에 예전의 우등생이었던 시절과 너무 대비되어 더욱 충격이 되지 않았나 싶다.

 

또한 학교 선생님들의 권위뿐만 아니라 교육도 비판하는 하일너를 보고 조지 오웰의 '동물농장'에서 선두로 혁명을 일으키는 동물들이랑 유사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건 날품팔이에 지나지 않아. 넌 네가 하고 싶어서 하는 게 아니잖니. 그저 선생님과 부모님이 두려운 거겠지. 아니, 1등을 하든 2등을 하든, 그게 도대체 너와 무슨 상관이란 말이니? 그래, 난 겨우 20등이야. 그렇다고 너의 공붓벌레들보다 어리석지 않다구” 언제 한스가 지리학을 공부하기 위해서 하일너의 지도를 빌리게 되는데 그는 곧 충격에 휩싸이게 된다. 하일너의 책은 온통 연필로 휘갈겨 있었으며 지역들과 바다를 요상 맹 측한 얼굴로 바꾸어버린다거나 풍자화를 그리고, 곳곳에 잉크 자국들이 범하게 있었다. 한스는 하일너의 영웅적인 모면을 보고 그를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그는 지금까지 찍소리 한번 안 하고 오직 마을에서 우월감을 가지며 공부만 해왔기 때문이다.

 

 

"그럼, 그래야지. 아무튼 지치지 않도록 해야 하네. 그렇지 않으면 수레바퀴 아래 깔리게 될지도 모르니까”  이건 교장선생님이 한스에게 공부를 열심히 하라고 하면서 한 말씀이다. 제목의 궁금증이 풀리면서 ’수레바퀴 아래서‘는 밑바닥을 뜻 한다는걸 동시에 알게 되었고, 한편으로는 학생들의 치열한 성적 경쟁을 언어적으로 고상하게 표현한 것 같아서 가장 기억에 남는다.

 

오직 공부만 잘한다고 해서 100% 반듯하게 닦여진 길을 걷는것은 아니다. 이건 우리나라 학생도 다른나라 사람들도 모두 포함되는 사실이다. 노력해도 잘 안될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 것이 우리 대부분의 고정관념을 깬 파격적인 작품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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