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교현의 영화 칼럼] 영화 속 우리를 화나게 하는 캐릭터 유형

영화에서 빠질 수 없는 캐릭터가 있다. 바로 영화를 보는 내내 관람객들의 분노를 끊임없이 유발하는 캐릭터다. 우리를 화나게 하는 캐릭터의 유형에는 두 가지가 있다. 첫 번째는 악역으로 정말 나쁜 짓만 골라서 하는 캐릭터다. 그리고 두 번째는 우리가 소위 말하는 '발암 캐릭터'로 긴박한 상황에서 꼭 눈에 띄는 행동을 하여 우리는 악역에게서 나오는 분노보다 더욱더 엄청난 분노와 짜증이 난다.

 

 

첫 번째로 나쁜 짓만 골라서 하는 악역의 역할 예시로 영화 김의성 배우가 연기한 <부산행>의 용석과 유아인 배우가 연기한 <베테랑>의 조태오가 있다. 특히 <부산행>의 용석은 열차 내에서 주인공들이 하는 일마다 계속해서 훼방을 놓고, 열차 내 사람들을 선동하여 자기 뜻과 맞지 않는 사람들, 특히 주인공 일행을 욕하고, 무시한다. 그리고 <베테랑>의 조태오는 자신의 경제적 권력을 믿고 남에게 해를 가하는 인물이다. 조태오 또한 자신만을 생각하며 자신에게 피해가 끼칠 거 같으면 그 사람을 죽이라는 말도 서슴없이 한다. 그리고 그 피해자는 우리와 같은 평범한 직장인이기에 더욱 공감되고 아역의 인물들에게 더욱 분노를 느낀다. 하지만 이러한 악역들은 권선징악이라는 말과 같이 목숨을 잃거나 처벌을 받는 등, 결국 안 좋게 끝나면서 그 영화를 보는 관람객이 마지막에 통쾌함을 느끼게 한다.

 

하지만 위처럼 끝나지 않는 경우도 있다. 바로 두 번째 유형인 발암 캐릭터이다. 이 발암 캐릭터들은 공포, 스릴러 영화나 장면에서 항상 등장한다. 이들은 귀신이나 살인마, 혹은 위험한 동물 등으로부터 도망칠 때 소리를 지르거나 무언가 눈에 띄는 행동을 하며 영화 속 등장인물들을 위험에 빠뜨리고 죽음에 처하게 한다. 이러한 발암 캐릭터로 유명한 역할이 있으니, 바로 국내 영화 <추격자>에서 나온 슈퍼 아줌마다. 이 캐릭터는 살인자에게 쫓기다 슈퍼에 숨은 사람이 자신의 슈퍼에 숨어있다고 그 살인자에게 의심 없이 말을 한다. 그리고 우리의 분노와 짜증을 더욱 유발하는 행동으로 이러한 캐릭터들은 항상 주인공들과 같이 다니고, 관람객의 바람대로 일찍 죽거나 조연처럼 잠깐 나왔다가 사라지지 않고, 계속해서 살아남는다. 이들은 마지막이 되어 죽기도 하지만 끝까지 살아남는 경우도 많아 우리의 분노를 끝까지 유지하게 한다. 그리고 우리의 기억에는 그 인물이 박혀 해당 영화를 떠올릴 때마다 분노와 짜증이 나게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캐릭터들이 영화에 계속해서나오는 이유는 영화의 재미와 전개 속도 조절, 극적인 상황 연출을 위해 꼭 필요한 역할이기 때문이다. 우리에게 분노와 짜증, 혹은 통쾌함까지 줄 수 있는 분노유발 캐릭터들이 앞으로 나올 영화 속에서 어떻게 관람객들을 괴롭히고, 어떤 유형의 분노 유발 캐릭터가 나오고, 그 캐릭터들이 어떤 역할을 할지 정말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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