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연우의 문화 칼럼3] 더 저널리스트-어니스트 헤밍웨이; 기자로서의 그를 만나다

어니스트 헤밍웨이는 <태양은 다시 떠오른다.> <무기여 잘 있거라><누구를 위해 종은 울리나> <노인과 바다>등의 명작을 쓴 미국을 대표하는 작가이다. <노인과 바다>로 노벨 문학상도 수상했다. (참고: 더 저널리스트: 어니스트 헤밍웨이, p15) 그런 그가 십 대 후반, 이십 대에 기자로서의 삶을 살았다는 것을 알고 있는 사람은 많이 없는 듯 하다.  나도 이 책을 발견하기 전에는 그 사실을 알지 못했다. 노벨상을 받은 작가가 기자로 살았다는 것도 흥미로웠지만 그가 평생 동안 기자의 삶을 사는 동시에 작가로서도 살아갔다는 사실은 더욱 흥미로웠다. 창작을 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힘들었을 텐데 그는 왜 세계를 돌아다니며 기사를 쓴 것일까. 그가 그렇게까지 하면서 쓰고 싶었던 기사는 어떤 것이며 그가 보고 들은 세상은 어떤 것이었을까 매우 궁금했다.

 

더 저널리스트-어니스트 헤밍웨이는 그가 가자 시절에 쓴 기사와 칼럼등을 모아놓은 책이다. 시대상의 이해를 위한 각주는 달렸으되 그의 기사에 대한 평가는 달려있지 않아 독자가 스스로 어니스트 헤밍웨이의 기사를 보고  판단할 수 있도록 배려해 놓았다. 그러니 그의 기사를 읽고 마음속으로 평가를 내리기에 아주 적합한 책이라 생각했다. 그의 책만을 읽었을 때는 그가 그렇게 정치적으로 활발한 사람이었다는 사실을 미처 깨닫지 못했다. 그저 그의 재능이 그의 글을 그리도 실감 나게 만들었으리라 막연히 상상할 뿐이었다.

 

그러나 그의 기사를 점하고 나서 필자의 생각은 180도 바뀌게 되었다. 그의 글은 그의 삶에서 비롯된 것이었고 그의 글에서 풍겨져 나오는 모든 느낌과 생각은 그가 오랫동안 바라본 세상에서 비롯되었음을 깨닫게 된 것이다.

 

 

그는 열여덟 살부터 기자로 북미 지역과 유럽을 돌아다니며 사람들의 삶과 전쟁을 관찰하고 가사를 썼다. 30 대가 되어 소설가가 되고부터도 기자로서의 삶을 포기하지 않았다. 스페인 내전과 2차 세계 대전의 현장에 가서 보도를 계속했다. 그의 글쓰기에 대한 지론이 '아는 것을 써야 한다'인 것은 어쩌면 너무도 당연한 일일 것이다. 그는 전쟁터에서 보고 느낀 점을 그의 소설에 그대로 옮겼다. 그가 저널리스트로서 했던 여러 가지 경험은 그가 쓴 소설의 밑바탕이 되었다 그의 소설과 마찬가지로 그의 기사는 현장감 넘치고 위트가 있으며 매우 신랄했다. 그는 다양한 분야의 기사를 작성했으나 그의 시선은 놀랍도록 일정했다. 사회 지도층의 비위와 비리에 분노했으며 열렬하게 자유를 수호하고 지지했다. 그리고 거침없이 자신의 의견을 표현했다. 그는 놀라울 정도로 거침없고 거친 사람이었다. 자신의 생각을 자신의 안위를 위해 포기하는 법을 모르는 저돌적인 면모가 그의 글에 살아 있었다. 그는 국제정세를 파악하는 능력이 매우 뛰어났다. 저치적인 감각도 마찬가지로 뛰어났다. 그는 소설가와 기자로서만 머무르기에 아까운 인물이었다. 그가 정치를 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그의 생각은 다양하고 파격적이며 행동력 또한 뛰어났다.

 

그의 소설을 읽었다면, 그의 소설을 사랑한다면 또 그가 보고 들은 세상이 궁금하다면 이 책의 일독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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