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경균의 시사 칼럼] 지소미아 파기, 꼭 그래야만 했나?

2019년 11월 22일 - 지소미아, 한일 군사보호협정이 종료되었다. 말이 좋아 종료이지 사실 상 파기와도 같다. 이 보호협정은 박근혜 정부 때인 2016년 11월 23날 체결된 것으로 협정의 유효기간은 1년이고, 기한 만료 90일 전부터 협정 종료 의사를 통보하지 않으면 자동으로 1년 연장되는 협정이다.(참고 : https://namu.wiki/w/한일%20군사정보포괄보호협정) 

 

 

문재인 정부는 작년에 미국과 일본 정부의 염려에도 불구하고, 국익에 실효성이 없다고 판단하여 지소미아를 연장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청와대는 “일본정부가 안보상 문제가 발생했던 이유로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한 것이 양국 간의 안보협력환경에 중대한 변화를 일으켰기에, 안보상 민감한 군사정보 교류 협정을 지속시키는 것이 국익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인용 : http://www.koreaittimes.com/news/articleView.html?idxno=90064)

 

청와대가 한일 군사보호협정을 “연장 없이 종료한다.”라는 발표가 속보로 뜨자 일본의 주요 방송사들은 몇 분도 안 되어서 정규 방송을 중단하고 속보 체제로 전환하였다. (인용 : https://coingos.tistory.com/248) 연장 종료 소식을 접한 일본 정부 측은 당황한 기색을 역력하게 보여주었다. 일본의 방위상은 “지소미아 파기는 북한에만 이로울 것이며, 이번 조치에 대해 상궤를 벗어났다.”라고 주장했고, 일본의 내각 각료들은 “한국이 도대체 어디까지 가려는 것인가?”와 같은 당황하는 기색을 보였다. 각종 미디어와 정치권 반응 때문인지 일본 요미우리 여론조사에서는 83%가 한국의 결정을 이해할 수 없다고 하였다. 

 

미국은 지소미아 협정 종료에 제일 강하게 반발하고 있으며, 협정을 연장할 것을 전방위로 압박하고 있다. 미국은 협정 종료 발표 후 “강한 우려와 실망을 표명한다. 우리는 실망했다. 문재인 정부, 동북아 안보 도전에 대해 심각한 오해.”와 같이 민감한 반응을 표했다. 미국 국무부에서는 더욱 강한 논조로 비판했는데, “안보이익에 부정적 영향을 주고 동북아시아에서 우리가 직면한 심각한 안보적 도전과 관련해 문재인 정부의 심각한 오해를 나타낸다고 거듭 분명히 해왔다”와 같이 한층 더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특히 한국 정부를 “한국 정부”라 하지 않고 “문재인 정부”라고 불며 문재인 정부에 대한 불신을 드러냈다. 중국 관영언론들도 긴급 타전하며 집중적으로 보도하였다. 특히 한미일 공조 체제에 금이 갈 수도 있다는 점을 부각하였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소미아 파기에 대해 “대외적으로 군사안보 협력을 개시하거나 중지하는 것은 주권국가의 자주적 권리”라고 논평하였다.

 

물론 일본의 경제보복에 대응하기 위해 정부가 꺼낸 카드가 단순 일본과의 관계에서가 그치는 것이 아닌 미국의 강한 반발을 일으키는 카드라면 더욱 소중히 다뤄서 원하는 바를 이끌어 낼 수 도 있었을 터인데 아쉬움이 남는다. 위의 4개국의 반응을 봐도 볼 수 있듯이, 중국과 북한은 우리의 협정 파기를 찬성하는 모양새이고, 우리의 동맹인 미국과 일본은 반발하는 것인데 이러한 결정이 옳다고 얘기하는 언론은 도대체 무엇을 보고 판단하는 것인지, 간단히 국제사회의 반응만 보더라도 짐작할 수 있을 터인데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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