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의 국제 칼럼] 홍콩의 시위, 그리고 유혈사태

6월 민주항쟁, 역사의 반복인가?

지금 우리는 1987년의 역사 속에 살고 있습니다. 1987년 우리나라에서 일어났던 6월 민주 항쟁을 기억하십니까? 대통령 직선제를 요구하며 민주주의를 쟁취하기 위해 수많은 목숨을 떠나보내야 했던 우리의 항쟁이었습니다. 그런데 그것이 지금, 바로 홍콩에서 일어나고 있습니다.

 

 

아편 전쟁 이후 1997년 7월 1일 홍콩이 중국에 반환 된 이후 홍콩은 자본주의, 중국은 사회주의로 1국 2체제의 형태를 유지해오고 있었습니다. 홍콩은 독자적으로 입법부, 사법부, 행정부를 가지고 있었지만, 국방과 외교 권한은 모두 중국이 가지고 있습니다. 또, 오랜 시간 영국의 식민지였던 만큼 중국과는 여러 체제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그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이 이 시위를 발생시키게 한 ‘범죄인 인도 조약’입니다.

 

범죄인 인도 조약’은 쉽게 말해 다른 국가에서 범죄를 저지르고 자국으로 도망 온 범죄인을 그 국가의 요청에 의해 인도해 주는 것입니다. (네이버 지식백과)  홍콩은 2018년 2월 대만에서 벌어진 홍콩인 살인사건을 계기로 본격적으로 ‘범죄인 인도 조약’을 추진하고자 했습니다. 그러나 홍콩의 시민들은 ‘반중활동을 하는 사람 또한 중국이 요청하면 중국 당국으로 보낼 수 있지 않느냐’라며 범죄인 인도 조약이 홍콩의 민주화 운동과 언론 자유를 방해하는 것을 막기 위해 현재 대규모의 시위를 벌이고 있습니다.

 

또, 이 시위는 직선제를 요구한다는 점에 집중해야 합니다. 현재 홍콩은 1200명의 선거인단이 홍콩의 행정장관을 뽑는 간선제의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 구조는 상대적으로 친중파가 선정되기 용이했고, 실제로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도 친 베이징 인사입니다. 그렇게 홍콩의 시위는 민주주의를 위해 직선제, 법안 완전 철폐, 그리고 캐리 람 행정장관의 사퇴까지 요구했고 반중국 성향으로 확대되며 계속되었습니다.

 

홍콩 시위는 2019년 3월 31일부터 시작되어 6월 9일 100만명이 모인 대규모 시위로 발전했고, 지금까지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 시위는 확대되면서 점차 단순한 시위가 아닌, 유혈사태까지 일어나게 되었습니다. 100만 명이 모인 시위에서는 시위하던 여학생이 경찰이 쏜 고무탄에 맞아 실명되었습니다. 이 충격적인 사건은 시위의 상징이 되었습니다.

 

 

이 사진처럼 홍콩의 시민들은 안대를 하고 시위를 전개해 나갔습니다. 그러나, 7월 31일에 홍콩 주둔 인민해방군이 웨이보에 충격적인전력 홍보 영상을 게시했습니다. 그 내용은 최강 전력의 육군, 해군, 공군으로 구성된 군대가 홍콩 시위 모의 진압 훈련하는 모습이었습니다. 또, 폭력 대응팀이 홍콩 주요 지역에 즉시 투입 가능하다는 내용까지 있었습니다. 이 모습은 1989년 천안문 사태를 떠올리게 합니다. 시민을 상대로 군을 투입한다는 것이 정말로 정당할까요? 이것은 단순 시위 진압이 아닌 시민과 전쟁을 하자는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습니다.

 

그 후 8월 25일 에는 가장 격렬하게 충돌했던 시위가 재개되었습니다. 경찰들은 경고 사격을 했고, 물 대포를 처음으로 동원했습니다. 그리고 시위대는 화염병을 던지며 항쟁했습니다. 그러나 가장 충격적인 사건은 지난 10월 1일에 발생했습니다. 쇠파이프로 무장한 시위대와 권총을 든 경찰의 충돌이 있었습니다. 과거에는 허공에 경고 사격만 했던 경찰의 총구가 이번에는 18살 남학생에게로 향했습니다. 불과 18살밖에 되지 않은 학생이 가슴에 총을 맞고 중상을 입었습니다. 또, 이날 시위 부상자는 총 51명으로 가장 어린 부상자가 11살, 최고령 75살이었습니다. 그러나 경찰은 합법적, 합리적 대응이라고만 합니다. 이 사건은 우리를 분노케 했던 1960년 4월 11일 최류탄이 눈에 박힌 채 발견된 당시 17세 김주열 열사 사건을 떠올리게 합니다. 다시는 반복 되서는 안 될 역사가 반복되고 있습니다.  가장 최근 이번 10월 31일 할로윈 데이에는 천여 명의 시민들은 정치인 풍자가면을 쓰고 다시 거리로 쏟아져 나왔습니다.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이 조커 분장을 한듯한 모습의 가면부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얼굴과 캐릭터 ‘곰돌이 푸’를 연상시키는 모습의 가면까지도 등장했습니다.

 

이 시위는 우리의 6월 민주항쟁을 떠올리게 합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이 시위에 집중해야 합니다. 우리는 역사 속 한 장면을 살아가며 그들의 용기를 항상 기억하고 민주주의를 원했던 그들의 불씨가 누군가에 의해 사그라들지 않도록, 폭력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지켜봐줘야 합니다. 우리의 열사들이 민주주의를 쟁취하기 위해 수많은 목숨을 떠나보낸 아픔이 반복되질 않길 바라는 마음으로 더 이상의 유혈사태를 막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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