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하린의 교육 칼럼] 지구는 왜 둥글까?

이 세상에 당연한 질문은 없다

 

지구는 왜 둥글까? 한 번쯤은 생각해보았을 질문이다. 우리는 누구나 이 질문에 당당하게 대답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인공위성이 찍은 사진 보면 알 수 있잖아”라던가, “인터넷 찾아봐”라는 대답도 있을 테지만, “당연한 걸 왜 물어?”라는 대답이 가장 먼저 툭 튀어나올 것이다.

 

우리는 당연하다 생각하는 그 무언가에 대해 관심을 갖지 않는다. 지구가 둥글다는 사실에 대해 지금으로선 반박할 증거가 없을 정도로 너무나 자명한 사실이다. 하지만, 천동설과 지동설이 대립할 때만 하더라도 지구가 둥글다는 주장은 당치도 않은 헛소리에 불과했다. 이렇듯, 지금은 당연하다 생각하는 사실도 처음부터 이유 없이 당연한 사실은 아니었다. 하지만 우리는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일에 굳이 질문을 던지지 않는다. 질문을 할 필요성은 더더욱 인식하지 못한다. 인과관계를 따지기보다는 결과에 주목하고, 어떠한 과정을 거쳐 나타난 결과인지에 대해 관심을 갖기보다는 그저 이런 결과가 나타났다는 사실에만 주목하곤 한다.

 

나는 이런 결과만을 중시하는 대한민국 교실 속 만행을 고발하고자 한다. 학교라는 공간은 배움을 실현하는 공간으로서 편협한 사고는 지양하고 다면적이고 폭넓은 사고를 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를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하지만, 학교는 “Why?”라는 호기심보다 “So what?”이라는 말대꾸에 불과한 질문을 하는 수업을 제공한다. 교과 내용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그저 지필 고사를 위해 암기, 또 암기하는 수동적 공부만을 하게 되는 현재의 교육 방식은 반드시 변화해야 한다. 새로운 버전이 나왔는데 업데이트는 하지 않고 불편하다며 불평만 늘어놓기만 하는 상황과 다를 바가 없다. 이미 세계는 변화하는 세대의 흐름 속에서 교육이 직면한 문제를 찾고, 이를 바꾸어 가는 과정 속에서도 “왜?”라는 질문을 던지며 꼭 맞는 하나의 퍼즐을 완성해가고 있다. 하지만 대한민국은 여전히 객관식 문제의 시험에 비중을 두고 있으며 생각하는 수업보다는 받아 적는 수업만을 자행하고 있다.

 

 

 

왜 우리는 질문하지 않을까? 당연하다 생각하는 것에 대해 왜 의문을 갖지 않을까? 귀찮아서? 답을 알 수 없어서? 나는 그 끝없이 돌고 도는 질문의 쳇바퀴가 두려워서라고 생각한다. 어린아이들은 말하기 시작하고 나서 가장 많이 하는 말 중에 하나가 “(이건) 뭐야?” 또는 “왜?”라는 질문이다. 한 번으로 끝나면 괜찮겠지만, 계속해서 질문을 받다 보면 나중에는 나 스스로 ‘그러게, 왜 그럴까?’라는 의문을 갖게 된다. 정답이 있는, 증명 가능한 사실에 대한 의문이라면 그나마 낫다. 하지만 사회적 문제라던가 인간관계 등 그 누구도 겪어보지 못했고 풀이 과정도 없는 문제에는 질문을 던지기 두려워한다. 정작 우리가 살아가야 할 인생은 정답이 없는 문제인데, 기출문제도, 풀이 과정도 없는 신유형의 문제인데 우리는 사회가 정해놓은 기준에 우리 스스로를 억지로 끼워 맞추며 살아가기 바쁘다. 그렇다 보니 우리는 종종 ‘나’를 잃곤 한다.

 

 

학교라는 작은 공간 속에서 짧은 시간 동안 진정한 나를 찾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심지어 질문 없이 외우기만 하는 수업 속에서는 더더욱 불가능하다. 때문에 우리는 변화해야 한다. 학교가 먼저 변화하지 않는다면 우리가 먼저 변화해야 한다. 질문의 힘은 대단하다. 그래서 하브 루타 수업이니, 거꾸로 교실이니 하며 질문 위주의 수업을 시도하고 있지만, 수업이 요구해서 억지로 내뱉는 질문보다는 진정으로 내가 왜 궁금해하는지, 무엇이 궁금한지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시간과 환경을 만들어 주는 학교가 지금 이 시점에 가장 필요한 학교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학교 수업에서 나아가 사회에 질문을 던지는 선한 프로 불편러가 많이 나타나기를 바란다. 이 세상에 당연하다고 되받아 칠 질문은 없다. 그렇기에 질문은 가치가 있는 행위이며 질문이 있기에 정답이라는 것이 나타나게 되는 것이다.

 

지구는 둥글다. 눈앞에 보이는 건 평평한 땅뿐임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지구가 둥글다고 말한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이 기사 친구들에게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