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담 디자인 칼럼] 최근 IT시장에서의 디자인 경영

 

21세기의 거의 모든 사람이 스마트폰을 사용한다는 것은 전혀 과언이 아니다. 1992년 IBM사가 최초로 출시한 ‘사이먼’을 시작으로 한 IT시장에서의 스마트폰 경쟁은 현재 애플과 삼성을 선두로 불붙고 있다. 그렇다면 소비자들이 제품을 선택할 때,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무엇일까. 점유율 1, 2위를 다투는 애플의 아이폰과 삼성의 갤럭시 시리즈를 보았을 때, 국내 사용자들이 아이폰 선택의 이유로 가장 많이 꼽은 것은 휴대폰 디자인(25.8%)이다. 반면 갤럭시 사용자들은 기기의 스펙(19.4%)을 보고 골랐다는 의견이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한다. 점유율 1, 2위를 다투는 제조업체지만, 선택이유가 이렇게 극명하게 갈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최근 스마트폰 시장에서의 ‘디자인 경영’에 대해 다루기 전, 소니(SONY)의 전 회장 ‘이데이 노부유키’를 잠깐 언급하고 싶다. 그가 소니에 재직할 때, 그는 CEO일 뿐만 아니라 디자인 담당 임원이었다.  그뿐만 아니라, 그는 부실 경영으로 부채에 시달리며 1천억엔의 적자를 기록하던 소니를 취임 후 불과 3년 만에 5천 2백억엔의 흑자기업으로 바꿔놓은 인물이다. 이러한 사업수완의 원천을 나는 그가 중요시한 디자인에서 찾고 싶다. 그가 재능있는 디자이너를 발굴하여 이룩해낸 결과물로는 전자기기에 잘 쓰이지 않던 색상인 보라색을 도입한 <소니 바이오노트PCG-505>, 그리고 게임 기계의 혁신을 가져온 <소니 플레이 스테이션> 등이 있다. 그의 인터뷰 내용 중에, 디자이너의 유형을 야구에 비유하여 두 분류로 나눈 부분이 있다. 디자이너는 ‘선발투수 형’인가, ‘중간계투 형’인가로 나뉘는데, 전자는 전혀 새로운 사업이나 상품을 만들 때 힘을 발휘하는 타입이고, 후자는 기존의 디자인이나 상품의 리뉴얼, 혹은 리모델링을 잘하는 타입이다. 그는 현대의 사업에서 성공하려면 선발투수 형 디자이너를 육성하는 것에 힘써야 한다고 말한다.

 

다시 삼성과 애플로 돌아와 보자. 작성일 기준 각 제조사에서 가장 최근에 나온 제품인 아이폰 XS와 갤럭시 노트9을 비교해보면, XS는 4GB, 노트9은 6GB 혹은 8GB의 RAM을 탑재하고 있으며, 최근 많은 사람이 중시하는 카메라 부분에서는 두 제품 모두 듀얼 카메라로 XS는 후면 1200만+1200만 화소에 전면 700만, 노트9은 후면 1200만+1200만 화소에 전면 800만 화소로 삼성의 노트9이 미묘하지만 우세하다. 이러한 성능 차이에도 불구하고 아이폰의 선호도가 만만치 않은 이유는 위의 설문 결과와 같이 디자인에 있다. 나사투성이 바디가 아닌 깔끔한 바디를 위한 일체형 배터리 선택, 그리고 기기에 문제가 생겼을 때는 통째로 교환해주는 시스템을 구축하여 일궈낸 디자인적 우위는 다른 기업들로부터 우위를 선점하기에 충분했다고 생각한다.

 

현대에는 다양한 기술들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만큼, IT 제품을 만들 때는 기술력에만 치중하지 않아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이런 상황일수록, 소비자의 눈을 사로잡는 세련되고 신선한 디자인이 경쟁력을 만드는 것이다. 우리 생활을 편리하게 해주는 IT제품들이 기술력뿐만 아니라 디자인적 측면에서도 우리를 놀라게 해줄 것을 기대해본다.


자료 출처: SA – 전세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KT 경제경영연구소 - 국내 사용자들의 스마트폰 선택 이유/닛케이 디자인 - ‘결국, 디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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