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칼럼] 교내 민방위훈련은 필요한가

 

지난 8월 23일, 전국적으로 민방위훈련이 실시되었다1. 지난 2017년 8월 이후 6년만에 재개된 전국단위 민방위 훈련이었다. 그러나 민방위훈련 당시 교내 모습은 많이 실망스러웠다. 민방위훈련에 진지하게 임하는 학생은 거의 없었다. 대부분의 학생들은 사이렌이 울리는 와중에도 자기들끼리 어울려 떠들고 있었고, 심지어 사이렌 소리는 아랑곳하지 않고 숙제를 하는 학생도 있었다. 학생들의 분위기를 제외하더라도 훈련 역시도 부실했다. 그저 학생들에게 영상을 틀어주고, 스마트폰을 이용해 주변에 있는 대피소를 찾아보라는 이야기가 전부였다. 물론 해당 지시를 제대로 따른 학생은 없다시피 했다. 이렇게 저조한 참여율 속에서 굳이 교내 민방위 훈련을 실시해야 할까?

 

민방위훈련을 실시하는 유일한 이유는 안전이다. 적의 공습상황을 가정하고 국민들을 훈련시킴으로써 실제로 그런 일이 일어났을 때 더 수월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민방위훈련의 의의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것이 교내 민방위훈련이 필요한 이유가 되지는 않는다. 오히려 해당 훈련은 득보다 실이 더 많다. 교내 민방위 훈련은 계속될 필요가 없다.

 

교내 민방위훈련이 소용이 없는 이유는 첫째, 충분한 효과를 내지 못한다. 상술했듯이 민방위훈련의 목적은 안전의 영위이다. 하지만 학교에서 민방위 훈련이라며 진행하는 프로그램은 영상 시청이 전부이다. 게다가 영상 시청이라고 해도 실제로 영상을 시청하는 학생 수는 10명 이하, 대부분 학생들은 해당 시간을 떠드는 시간 혹은 자는 시간 정도로 여긴다. 아무도 참여하지 않는 훈련이 효과를 가지기를 기대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현재의 교내 민방위 훈련은 예산 낭비에 시간낭비일 뿐이다.

 

둘째, 해당 상황이 실제로 벌어질 가능성은 극히 희박하다. 민방위훈련의 훈련 내용이 실제로 도움이 될 가능성이 현저히 낮다는 이야기이다. 이는 민방위훈련의 의의 자체에 대한 회의론을 불러올 뿐만 아니라. 교내 민방위훈련에 대한 참여율 저조로도 이어진다. 자신과는 관계없는 이야기라는 생각, 알아서 어디에 쓰냐는 회의적인 생각들이 학생들 사이에서도 퍼지게 되고, 학생들의 훈련 참여율을 떨어뜨린다.

 

셋째, 훈련 방법이 잘못되었다. 지난 8월 교내에서 진행된 민방위훈련은 영상을 보여주는 것이 전부였고, 앞서 5월에 진행된 훈련 역시도 뜨거운 햇볕 아래 학생들을 세워놓은 것이 전부였다. 만약 실제 상황이었다면 아무런 효과도 없었을 무의미한 대처였다. 애초에 훈련 프로그램도 짜여 있지 않은 마당에 학생들과 선생님들의 시간만 빼앗은 격이다. 이런 무의미한 훈련을 시간과 혈세를 낭비하면서까지 진행할 필요는 없다.

 

지난 5년간 대한민국과 북한의 관계가 개선됨에 따라 전쟁 가능성이 많이 낮아졌다. 그러나 만약 전쟁이 난다면 전쟁 무기의 발달로 우리는 건물 안에 있어도, 훈련때처럼 학교 운동장에 서 있어도 동일한 최후를 맞을 것이다. 무기의 발달로 인해 민방위훈련은 20세기와는 달리 그 효과를 잃었다. 이제는 교내 민방위훈련에 국민들의 혈세와 시간을 허비할 이유가 없다. 교내 민방위훈련은 중지되어야 한다.

 

참고 및 인용

1.뉴시스 기사 참조_ https://newsis.com/view/?id=NISX20230823_0002423733&cID=10201&pID=1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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