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진의 역사문화칼럼 7] 핵무기 없는 세상을 지향하며

핵무기의 역사

 

 

북한의 연이은 핵 도발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 발언으로 연일 한반도를 둘러싼 핵전쟁의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트럼프 대통령은 지금껏 전 세계가 본 적 없는 화염과 분노에 직면할 것이란 발언으로 북한과 미국을 둘러싼 핵전쟁 위협이 최고조에 이르렀음을 공표한 바 있다.

 

이렇듯 전 세계를 끔직한 공포에 떨게 만드는 가공할 만한 무기, 핵무기의 역사는 언제부터 시작된 것일까?

 

 

 

 

 

 

 

 

 

2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19458월 미군은 일본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원자폭탄을 투하한다두 곳에서 나온 사망자수는 28만 명에 달했다이것이 전 세계를 공포에 빠뜨린 핵무기의 등장이었다이에 핵무기의 위력을 실감한 몇몇 국가들이 앞 다퉈 실험을 성공시키며 전 세계는 본격적인 핵무기 시대를 맞이하게 된다.

 

    

1945년 미국을 필두로 1945년 소련, 1952년 영국, 1960년 프랑스, 1964년 중국 등이 핵무기 실험에 성공한다이처럼 전 세계 곳곳에서 무분별한 핵실험이 계속되자 1970년에는 더 이상의 핵 확산을 차단한다는 목적의 핵확산금지조약 (NPT: Nuclear Non-Proliferation Treaty)’이 발효된다. 이 조약은 미국과 소련의 주도하에 성립된 다국 간 조약으로 NPT가 인정한 핵무기 보유국(핵클럽)은 미국, 영국, 러시아, 프랑스, 중국 5개국이었다.

 

 

 

 

 

이 조약에는 핵을 보유한 나라는 제3국으로의 무기 제공을 금지하며 가입국은 국제원자력기구(AIEA)의 핵사찰을 받아야 하고 핵을 보유하지 않은 나라의 핵무기 개발과 획득을 금지해야 한다는 내용을 명시하고 있다. 하지만 주요 강대국들이 이끌었던 이 조약은 핵보유국과 비 보유국 간의 불평등한 구조와 협약 위반 시 미 가입 국가에 대한 제재 수단 등이 한계로 드러나기 시작한다

 

 

주요 5개국(P5: 핵클럽) 이외에 비공식 핵무기 보유국으로 이스라엘, 인도, 파키스탄 북한이 있다이스라엘은 핵무기 보유사실을 인정도 부정도 하고 있지 않지만 핵무기 보유국으로 추정되고 있고 NPT가입을 거부한 인도, 파키스탄은 수차례의 핵실험 뒤 국제사회로부터 사실상 핵보유국의 지위를 인정받았다이들은 어떻게 핵무기 개발에 성공할 수 있었을까?

 

 

사실 인도는 국제적 반핵 운동 주도국에서 핵 개발국으로 바뀐 케이스이다인도 초대 총리 네루는 국제적 반핵 운동 지도자로 손꼽혔지만 1962년 중국과의 국경분쟁에서 처참한 패배를 맞이하며 힘이 없으면 인도의 자존심과 같은 비동맹 자주노선은 지켜질 수 없다는 현실을 뼈저리게 깨닫게 된다.

 

이후 핵개발 연구에 국가적 지원을 아끼지 않았고 1974년 인도 라자스탄 사막에서의 첫 실험을 성공시키며 인도가 핵보유국임을 서방에 알리게 된다아시아에서 중국이 독점 해 온 핵의 균형이 깨지는 순간이다.

 

 

파키스탄 핵개발은 인도와의 종교적 반목과 핵 대응을 계기로 이루어졌다중국과의 접경지대에서 인도 군에 대패한 파키스탄은 당시 부토 대통령의 주도로 핵개발에 착수한다처음에는 자체 기술과 인력 부재로 난항을 겪었으나 파키스탄 핵 개발의 아버지로 불리는 압둘 카디르 칸 박사에 의해 서방의 우라늄 농축 기술을 빼내는데 성공하게 되고 마침내 1998년 첫 핵실험에 성공하며 핵무기 보유국에 이름을 올린다.

 

 

 

 

 

북한은 이제 핵개발국이 아닌 국제사회로부터 실질적인 핵보유국으로 분류되고 있다현재 북한 핵개발 기술의 기초는 앞서 언급한 파키스탄의 압둘 카디르 칸 박사의 협조를 통해 다져졌다1985NPT에 가입한 북한의 경우 1993년 일방적인 탈퇴를 선언하지만 국제사회는 이를 인정하지 않는다.

 

하지만 2006년 핵무기 실험 성공을 발표하며 독자노선을 걷기 시작하고 이후 꾸준히 핵 고도화를 이어온 북한은 201793, 역대 가장 강력한 위력을 보인 6차 핵실험을 감행한다북한은 파키스탄과 인도식 핵보유국 지위를 인정받는 것이 목표이며 이를 인정받은 후 국제적 대화를 통해 문제를 풀겠다는 전략이다.

 

이란은 NPT 가입국임에도 불구하고 2006년 핵 보유를 선언하게 되는데 이에 유엔안보리결의를 거쳐 국제사회의 강력한 제재를 받았고 계속된 제재 속에 서방세계와의 갈등은 최고조에 이르게 된다이 후 오바마 정부 시절인 20157월 이란과 국제사회 사이에 핵개발 중단 대신 경제 제재를 해제한다는 데 합의한 포괄적 협정이 타결된다.

 

하지만 얼마 전 트럼프 정부가 이란 핵 협정이행의 인증을 거부하며 국제원자력기구(AIEA)와 국제사회의 반발을 야기한 바 있다올해 노벨 평화상을 수상한 반핵단체 핵무기폐기국제운동’(ICAN)은 성명을 내고 트럼프 대통령의 인증거부는 국제사회의 핵 억제 노력을 저해하며 핵 확산을 부추길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한 미국과 함께 이란 핵합의에 참여한 영국, 프랑스, 중국, 러시아, 독일 등 주요 5개 당사국들도 우려를 표하며 협정 이행 의지를 재확인했다.

 

이처럼 무리수를 둔 트럼프 정부의 이란 핵 협정 인증 거부결정이 북핵 문제 해결에 미칠 파장도 클 것으로 보인다트럼프 정부는 이번 조치가 핵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과정으로 해석되길 원할 것이지만 이에 반해 북한은 협정까지 파괴하는 미국을 신뢰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견지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핵무기 금지조약에서의 관점에서 보면 미국도 북한도 불법적 행위를 거듭하고 있는 것이다.

 

 

 

    

 

갈수록 강도를 더해가는 북한의 핵 위협과 이에 대응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거친 설전에 한반도는 물론 전 세계의 긴장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한반도가 또 다시 화약고가 되는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해서는 핵무기 사용이 인류의 재앙을 초래한다는 사실에 공감대를 형성하고 핵무기를 철폐, 금지하는 핵무기 없는 세계를 지향하는 데 전 세계가 동참해야 한다 

 

어떠한 이유로도 핵무기 개발이나 사용이 용인되어서는 안 되며 어떠한 형태로도 북한의 핵은 정당화 될 수 없다결국 핵과 평화와 인간은 공존할 수 없음이 진리이기 때문이다.

 

 

칼럼소개: 역사와 문화에 관련된 다양하고 흥미로운 주제들을 찾아  칼럼을 통해 쉽고 재미있는 방식으로 풀어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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