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원의 영화칼럼 3] <메멘토> 기억상실 환자가 된 관객

크리스토퍼 놀란 - 메멘토


영화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어도 한 번쯤은 들어본 법한 이름이 바로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이다.


다크나이트 라이즈, 인셉션, 인터스텔라 3개의 영화가 연달아 전 세계에서 굉장한 히트를 했고 셀 수 없는 영화 평론가들의 놀란의 영화들을 극찬하였다. 이런 유명한 대작들이 나오기 전 놀란 감독을 단숨에 실력 있는 감독으로 인정받게 된 영화는 다름 아닌 2000년도에 개봉한 메멘토(Memento) 이다.


저예산으로 만들어진 독립영화 메멘토를 수많은 평론가가 극찬하게 만든 요소는 다름 아닌 편집을 통한 내용전개의 방식이다. 메멘토와 비슷한 미스터리 스릴러 장르의 영화들은 이미 많이 존재한 상황이었었고 비교적 적은 예산으로도 몰입감 있게 만들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지만, 그 영화들 나름대로 치밀하게, 더욱 규모가 크게 발전해나가고 있었다. 점차 스릴러 영화들도 자본력이 필요한 장르 축에 끼게 되었던 것을 단숨에 깨버린 작품이 바로 이 <메멘토>이다.


초대형 블록버스터 감독으로 주목받고 있는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은 이 <메멘토> 하나로 명감독의 반열에 오르게 된다.


영화의 간단한 줄거리로는 레너드라는 전직 보험 수사관은 아내가 누군가에게 강간 살해당하는 것을 목격하며 충격을 받아 최근 "10분" 만을 기억할 수 있는 단기 기억상실증에 걸리게 된다.


영화의 이야기 내용은 이미 수십번은 본 듯한 기억상실증, 복수를 다룬 고전적이고 식상한 내용이지만 놀란 감독은 이 식상한 내용을 파격적으로 전개하는 교차편집을 이용해 획기적인 영화연출을 구사하였다. 단 900만 달러로 25일 만에 촬영이 끝난 저예산 영화였기에


연출이 화려한 것도 소설의 내용이 뛰어난 것도 배우들이 명배우였던 것도 아니었지만 오직 편집기법으로만 승부를 본 영화이다.


한국에서는 2001년도에 개봉했었고 화질이 개선된 버전인 리마스터 판은 2014년에 개봉했었는데 집중하지 않으면 이야기 전개를 따라가기 힘들고 한국 영화계에서는 거의 쓰이지 않던 교차편집 기법에 많은 한국 관객들이 악평을 남기거나 여러 번 영화를 봐야 하는 사태가 벌어졌었다.


영화의 간단한 줄거리로는 레너드라는 전직 보험 수사관은 아내가 누군가에게 강간 살해당하는 것을 목격하며 충격을 받아 최근 "10분" 만을 기억 할 수 있는 단기 기억상실증에 걸려 기억상실증 이전의 기억은 전부 기억하지만 상실증 이후부터는 정확히 10분 동안만 기억하고 그 이후에는 전부 잊어버리게 된다. 그가 기억하고 있는 것은 오직 아내를 죽인 범인의 이름 약자가 존 G이라는 사실뿐이다.


이러한 레너드의 특성 때문에 그는 항상 메모와 사진을 들고 다녔는데 그는 당장 보고 있는 것을 바로 찍고 메모를 해 두는 방식으로 기억을 조금이나마 되살리려고 했다.


레너드에게는 테디와 나탈리라는 두 명의 친구가 있고 테디는 절대 나탈리를 믿지 말라고 말하며 나탈리는 절대 테디를 믿지 말라는 말을 한다. 이 둘은 영화 내내 상반된 충고를 하는데 이 둘의 이야기를 통해 레너드의 두뇌게임이 시작된다.


이 영화가 극찬을 받았던 이유는 단기 기억상실증을 가지고 있는 레너드의 상황을 관객들에게도 그대로 적용했다. 관객들 또한 단기 기억상실증을 가지게끔 편집을 하였다.


단순히 이렇게 말해선 이해하기 힘들 것인데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은 레너드의 입장에서 관객들이 추리할 수 있도록 의도하여 영화의 시간 구성을 몇십 개로 분리한 뒤 과거와 현재를 차례대로 교차시키는 교차편집 구성을 하였다. 예를 들어 시간을 1, 2, 3, 4, 5, 6의 총 6가지로 분류를 해 두었다고 하면 1 - 6 - 2 - 5 - 3 - 4 이런 순으로 영화의 제일 초반 부분과 제일 마지막 부분부터 차례대로 교차시키면서 시간 순서가 진행되기 때문에 이 부분에서 많은 사람이 영화 전개가 난해하다고 한다.


감독은 이 난해한 영화 전개를 통해 레너드의 단기 기억상실증을 직접 느낄 수 있게끔 연출한 것이었고 이에 따라서 많은 평론가가 극찬을 아끼지 않았던 것에 대한 이유가 되었다.


영화의 시작에서 레너드는 한 남자를 죽인다. 시작부터 궁금증을 만드는 영화는 영화가 끝날 때까지

계속 진행되면서 관객들을 진실을 향해 가게끔 유도한다.


관객의 지적 수준을 시험하는 것 같은 골치 아픈 영화구성은 결국 결말에서 뒤틀어지고 만다. 레너드가 사건을 해결하려 하면 할수록 시간순서는 뒤죽박죽이 되고 관객들은 어느새 자연스레 다음 장면에 큰 의미를 두지 않게 된다.


영화의 중반만 가도 레너드의 부인을 살해한 범인이 누구인지 예측할 수 있을 정도로 내용전개는 식상하지만 영화를 반복해서 보면 볼수록 신선한 내용 전개방식 때문에 추천하는 영화이다.


칼럼소개 : 스포일러가 난무하는 혼돈의 영화해석 칼럼입니다. 인터넷에는 정말 자세하고 전문적인 영화 해석, 후기 글들이 많지만 쉬운 단어들을 많이 사용한 해석글들은 적은 것 같아 최대한 일상 생활에서 많이 쓰는 단어들로 투고하는 글입니다!

이 기사 친구들에게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