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수빈의 사회 칼럼] 논란의 중심에 선 도쿄올림픽, 전 세계가 분노한 이유

 

 

전 세계는 지금 2020 도쿄올림픽으로 뜨겁다. 선수들은 도쿄에서 만나 최선을 다해 경기에 임하고 있다. 관중도 마찬가지다. 코로나로 인해 지인들과 만나서 올림픽을 즐길 수는 없지만, 각자의 집에서 선수들을 열심히 응원하고 있다. 이렇게만 본다면 이번 도쿄올림픽은 큰 문제가 없이 진행되고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이번 도쿄 올림픽은 개최 시기부터 운영 방식까지 자세히 보면 자잘한 문제가 많고 이로 인한 비판이 끊이질 않고 있다. 무엇이 선수들, 그리고 세계의 관중들을 분노하게 했을까?

 

가장 큰 문제는 코로나19 환자가 끝없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세계가 코로나로 인해 몸살을 앓고 있고 일본도 다르지 않다. 30일 기준 일본의 신규 확진자 수는 1만741명으로 최고치를 경신했다. 올림픽 개최 지역인 도쿄도 같은 날 신규 확진자 3,300명으로 심각한 상황이다. 코로나를 대비해 지난 12일부터 도쿄에 긴급사태선언이 발령됐지만 별 소득은 없었다. 

 

두 번째 문제는 일본의 무성의한 올림픽 준비이다. '골판지 침대'를 아는가? 말 그대로 골판지 소재로 만든 침대인데, 도쿄 올림픽에서 많은 선수들이 실망하고 비난받았던 부분 중 하나이다. 전 세계에서 오는 선수들이 올림픽 기간 동안 자야 할 침대를 골판지로 제작했다는 것은 그 어떤 올림픽에서도 들어보지 못했을 것이다.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는 골판지 침대가 약 200㎏의 하중을 견딜 수 있는 데다 재활용이 가능해 친환경적이라고 안내했지만 그런데도 불편하고 불안한 건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한다.1 골판지 침대 외에도 문제는 많다. 일본이 제공한 숙소는 장신 선수들에게는 너무 낮아 머리가 벽에 닿을 정도였다. 또한 선수촌 내부에 TV와 냉장고가 없으며 에어컨 리모컨 버튼 글씨는 외국인 선수들은 읽지 못하는 일본어로 되어있어 선수들은 자신의 SNS에 불만을 표출하기도 했다. 

 

선수촌의 상태가 미흡한 것도 문제인데, 한가지 문제가 더 발생했다. 일본은 자국의 선수와 해외 선수를 차별 대우하여 논란이 된 것이다. 약 2만 명의 타국의 선수들은 모두 선수촌에 머물도록 하면서, 메달이 기대되는 일본 선수들은 선수촌에서 생활하지 않고 따로 묵는 곳을 정했기 때문이다. 원래 올림픽 출전 선수는 모두 선수촌에 들어가는 게 원칙이지만 일본은 코로나를 핑계로 일본 선수들에게 숙박시설 선택을 허용해준 것이다.2 이로 인해 자국의 선수만 코로나의 위험에서 안전하게 하는 불평등한 올림픽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이런 일본의 행동들은 자국 중심적인 생각을 기반으로 이루어진다는 유사점이 있다. 코로나로 인해 전 세계가 위험한 시국에 일본의 사정 때문에 올림픽을 열게 된 것부터 위험한 선택이었고, 환경을 위한다고 하면서 내세운 골판지 침대는 정작 침대를 사용하는 전 세계에서 온 선수들이 편히 쉬지 못하게 만들었다. 게다가 모순적이게도 자국 선수들의 개인 숙박시설 사용은 허용했다. 자국만을 생각한 일본 정부의 선택으로 인해, 결국 이번 도쿄 올림픽은 코로나와 일본의 이미지 모두 놓치게 된 것이다.

 

세 번째 문제는 후쿠시마 원산지의 식자재다. 알다시피 2011년에는 일본 후쿠시마현의 원자력 발전소가 폭파하는 사건이 있었다. 그 이후로 후쿠시마 지역은 방사능으로 인해 거주도 힘들고 그곳의 식자재도 사용할 수 없었는데, 이번 도쿄 올림픽에서 후쿠시마산 농산물을 사용한다는 것이다. 일본 정부는 도쿄올림픽은 후쿠시마 부흥 올림픽이라며 도쿄올림픽을 통해 후쿠시마 농산물의 안전성 보여줄 것이라고 했지만, 현실은 냉랭했다. 대한민국을 포함한 많은 나라가 후쿠시마산 농산물에 대해 항의했다. 원전 사고가 일어난 지 10년밖에 지나지 않았고 그런 상태에서 후쿠시마산 농산물을 전 세계의 선수들에게 제공하는 것은 안전성에서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입장이었다. 일본 정부는 처음에는 후쿠시마산 농산물의 안전성을 주장하며 외부 음식물 반입을 금지했지만 많은 나라에서 항의하자 음식물 반입을 허용하는 것으로 변경했다.

 

필자는 후쿠시마 지역의 음식을 선수들에게 제공하는 일본 정부에 묻고 싶다. 자국에서도 꺼리는 후쿠시마 지역의 농산물을 왜 세계의 사람들에게 먹이려 하는지 말이다. 올림픽이 국제적인 경기이기 때문에 그 화제성을 통해 후쿠시마 농산물의 안전성을 입증하고 싶어 하는 의도는 알겠다. 하지만 그 안전성이 완전히 보장되었는가는 많은 사람이 모르고 있고 의심의 여지가 많다. 그런 상황에서 선수들이 방사능이 들었을지도 모르는 음식을 섭취해야만 하는가? 다른 지역의 농산물도 많은데? 이 문제는 안전성을 떠나서, 경기하러 온 선수들에게 신뢰를 강요하는 셈인 것이다.

 

2020 도쿄 올림픽은 정치적, 역사적으로도 논란이 되고 있다. 바로 독도, 쿠릴 열도 표기 문제와 욱일기 사용 문제이다. 독도와 쿠릴 열도는 각각 대한민국과 러시아가 일본과 분쟁하는 분쟁 구역인데, 사실 독도는 우리나라 영토임이 명백하다. 그런데 일본은  대한민국과 일본 간의 영토 분쟁 지역인 독도, 러시아와 일본 간의 영토 분쟁 지역인 쿠릴 열도 남단 4개 섬을 일본의 영토로 표시했다는 것이다.3 대한민국은 IOC의 제지로 독도가 그려진 한반도기를 사용하지 않았는데, 일본은 당당히 독도가 그려진 지도를 사용해 우리나라에서 이의 제기를 하기도 했다. 욱일기 사용 문제도 마찬가지다. 욱일기는 제국주의와 군국주의, 침략과 전쟁의 상징으로 한국인들에게 상처와 고통을 상기시키기 때문에 정치적 선전 행위에 해당한다. 그런데 일본이 욱일기는 일본에서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어떠한 정치적 선전의 의도도 없기 때문에 도쿄 올림픽에서 사용할 수 있다고 한 것이다. 이에 대한민국은 IOC에 일본의 욱일기 사용을 금지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IOC는 사안별로 판단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해 답답함만 늘어났다.

 

국제적 경기인 올림픽에서 '평화'는 매우 중요하다. 앞서 말했듯이 대한민국에서는 당연히 독도를 대한민국 땅이라고 생각하고 그것이 사실이지만, 일본과 갈등으로 분쟁 지역이라고 알려져 있어서 대한민국은 평창올림픽에서 독도가 있는 한반도기를 사용하지 않았다. 하지만 일본은 여전히 넓게 보지 못했다. 분쟁 지역인 독도와 쿠릴 열도를 일본의 영토로 표기한 것은 '중립'에 어긋나는 행동이고, 국가 간의 갈등을 일으킬 수밖에 없다. 욱일기 문제도 마찬가지다. 대한민국이 과거 일본에 고통받았던 것은 명백한 사실이고 전 세계가 알고 있다. 그런데 일반적인 국기를 놔두고 욱일기를 사용한다는 것은 '평화'에 어긋나고 올림픽의 취지를 흐리는 행동으로 볼 수 있다.

 

이처럼 일본의 2020 도쿄올림픽은 개최 전부터 현재까지 많은 논란의 중심이 되고 있다. 필자는 이번 올림픽을 그 어느 때보다 열정적으로 시청하고 있지만, 그와 별개로 여러 논란에 꽤 실망했다. 세계의 선수들이 모이는 만큼 열과 성을 다해 준비해도 모자랄 지경인데, 시설직인 면부터 국제적 문제까지 끊임없는 불평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런 일본의 이런 태도는 올림픽의 개최 의도를 철저히 무시하는 행동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그런데도 도쿄 올림픽으로 인한 긍정적인 면도 있다. 현재 여러 가지로 좋지 못한 조건이지만 대한민국 선수들은 도쿄에서 많은 메달을 목에 걸고 있다. 그들이 5년간 노력한 것이 결실을 맺을 수 있게 된 것이다. 또한 올림픽은 나가지 못하고 집에만 있어야 하는 시국에 다양한 재미를 선사해 줄 수 있다. 지루하고 우울한 일상이 한층 환기될 기회라고 생각한다. 

 

걱정도 탈도 많았지만, 이왕 시작한 올림픽, 필자는 대한민국 선수들을 열렬히 응원하며 즐기려고 한다. 걱정하면서도 결국 도쿄 올림픽을 즐기고 있는 전 세계 사람들처럼, 일본도 공정하고 행복한 도쿄 올림픽을 위해 선수들의 의식주부터 국제적 문제까지 원만히 해결해주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각주

1(참고) www.yna.co.kr/view/AKR20210722064500007

2(인용) mnews.jtbc.joins.com/News/Article.aspx?news_id=NB12017073

3(인용) 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013600748&code=6113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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