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진의 가요칼럼 6] 감정의 메세지, OST

감정의 메세지를 담은 노래, OST에 대하여

오리지널 사운드 트랙(Original Sound Track). 이렇게 들었을 때 한 번에 의미를 파악하는 사람은 드물 것이다. 오리지널 사운드 트랙은 우리가 흔히 듣는 OST의 뜻으로, 영화나 드라마에 삽입할 때에 기존 음악을 사용하는 것이 아니고 특별히 영화나 드라마에 삽입하기 위해서 새롭게 제작한 곡이다.


우리가 영화나 드라마를 볼 때 자연스럽게 흘러나오는 OST는 도대체 왜 영화나 드라마를 볼 때 나오는 것일까? OST의 역할을 알아보기 전에 음악이 미치는 일상생활의 역할을 알아보자.


길을 걷다 보면 귀에 이어폰을 꽂고 지나가는 사람들이 많이 보인다. 길에서 이어폰으로 음악을 듣는 사람들의 이유는 다양하다. 심리적으로 다른 것에 방해를 받지 않기 위해, 어느 목표 지점을 향해 걷는 것에 집중하거나 노래에 집중하기 위해, 혹은 자신의 신나는 감정이나 우울한 감정 등 다양한 감정을 더 풍부하게 만들기 위해 음악을 듣는다. 음악은 ‘감정’이란 메시지를 많이 담고 있다. 우울한 가사 내용에 빠른 비트와 밝은 음색이 곁들여진 노래는 잘 없다. 그 이유는 음악에 ‘감정’을 더 풍부하게 담아내기 위함이다. 우울한 노래는 우울한 감정에 맞게 느린 리듬에 애절한 음색으로 노래한다. 반대로 신나는 노래는 신나는 감정에 맞게 빠른 비트에 밝은 음색으로 노래한다.

OST는 ‘감정’을 표현하는 음악의 역할을 더 극대화해서 이용한 예이다. OST는 삽입될 장면의 분위기에 맞게, 연기하는 배우들의 감정에 맞게 제작이 된다.

배우들의 감정을 나타낸 예를 살펴보자. 최근 인터넷상에서 큰 인기를 끌며 종영한 웹드라마 ‘열일곱’의 에피소드 5의 한 장면이다. 위 장면은 여주인공이 남자와 이별을 한 뒤 남자와의 추억을 회상하며 걷는 장면이다. 위 장면을 시청하면, OST의 가사가 여주인공의 마음을 대신 나타내주는 것 같다고 느낄 수 있다. 여주인공이 예전과 다르게 자신에게 사랑을 주지 않는 남주인공의 모습에 실망하고 결국에는 헤어짐이라는 선택을 하고 돌아가는 이 장면에서 ‘너 그럴 줄 몰랐어 나만 보던 너의 그 두 눈에 이젠 내가 없어 변한 너의 모습에’라는 노래 가사가 흘러나온다. 여주인공의 마음을 가장 잘 나타낸 예시라고 볼 수 있다.


OST가 삽입된 장면에서 OST를 빼면 다소 밋밋한 장면이 연출이 된다. OST는 밋밋한 장면의 부족함을 채워주는 하나의 소스와 같은 역할을 한다.

두 번째 예로 웹드라마 ‘열일곱’ 에피소드 6의 한 장면을 보자. 위 장면은 여주인공과 이별했지만 아직 마음을 정리하지 못한 채 헤어졌던 여주인공을 만나는 남주인공이 옷을 고르는 장면이다. 위 장면을 OST 없이 시청하게 된다면 굉장히 밋밋할 것이다. 마치 아예 소리를 음소거하고 보는듯한 상황이 연출이 되는데, OST가 있기에 다소 심심하고 밋밋한 장면이 풍성하게 연출이 되었다. 위 예시 역시 OST의 역할을 잘 활용한 예시라고 볼 수 있다.

성공한 OST들은 드라마나 영화가 끝난 뒤에도 음원 순위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둔다. 케이블TV에서 방영되었음에도 시청률 20%라는 높은 성과를 이루어냈던 도깨비의 OST인 에일리의 ‘첫눈처럼 너에게 가겠다’가 그 예이다. 이 곡은 올해 초에 발매되었음에도 약 6개월이 지난 지금까지도 음원 순위를 벗어나지 않고 히트를 이어가고 있다. 드라마가 끝난 뒤에도 음원 순위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는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

그 이유는 바로 수익성이다. 일반 가요는 보편적으로 대중성에 맞춰 제작된다. 목표가 바로 수익성이기 때문이다. 일반 가요는 수익성의 틀을 벗어나지 못해 대중성에 최대한 맞춘다. 대중성에 맞추기 위해 노력하는 부분이 노래의 멜로디나 리듬, 전체적인 분위기에서도 나타나지만, 곡의 가사에도 나타난다. 대중성에 맞추기 위해서 유행하는 유행어를 사용하기도 한다. 걸그룹 우주소녀의 ‘너에게 닿기를’의 가사에는 발매 당시에 유행했었던 ‘꽃길’이라는 단어를 이용하여 후렴구에 ‘꽃길만 걷고 싶은 그대와’라는 가사가 들어가 있다. 이처럼 유행어를 이용하여 대중성을 확보하고 노래를 히트시키는가 하면, 음원 자체를 돈을 더 벌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하기도 한다.

그러나 OST는 다르다. OST의 궁극적인 목적은 영화나 드라마의 감정을 나타내거나 좀 더 극적인 분위기를 연출하기 위함이다. 즉, 수익성이 목표가 아니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억지로 대중성의 틀에 맞게 리듬이나 멜로디를 제작하지 않아도 된다. 이 과정에서 보컬의 색깔이 드러나기도 하고 색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 대중들이 ‘첫눈처럼 너에게 가겠다’라는 곡을 들은 사람들은 에일리의 색다른 모습을 보았다고 답하기도 하였다. 에일리는 평소에 자신의 앨범에서 폭발적인 가창력을 보여주며 힘 있는 음색을 보여주었다. 그러나 이번 OST는 자신이 지금까지 사용해왔던 힘 있는 음색이 아닌 얇은 음색을 보여주며 색다른 에일리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이처럼 수익성의 틀을 벗어나면서 새로운 빛을 보게 된 것이다. 대중들은 새로운 모습을 원한다. OST는 이런 대중들의 마음을 잘 읽으면서도 영화나 드라마의 서포터 역할을 제대로 해주기에 장시간 동안 우수한 음원 성적을 얻을 수 있다.


일반 가요도 이제 억지로 대중성을 따라가는 것보단, 가수의 특정 색깔을 찾아내고 그 색깔로 개성 있게 밀고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이젠 수익성의 틀을 벗어나 개개인의 색깔을 보여주어야 한다. 수익성을 벗어난 점에서 일반 가요는 OST의 장점을 본받아야 한다. 지금 시대는 특정 장르, 비슷비슷한 멜로디, 리듬으로 대중가요 시장을 채우지 말고 수익성을 벗어나 개개인의 색깔이 드러나 개성이 돋보이는 곡들로 대중가요 시장을 꽉 채울 때다.



칼럼 소개 일상생활에서의 가볍기도무겁기도 한 '가요', 그 '가요'를 알아봅니다제 가요 칼럼을 통해서 '가요'라는 분야를 좀 더 깊게 다가가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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