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지의 사회 칼럼] 우리나라의 학생들은 과연 인간다운 삶을 살고 있는가

 

대한민국의 학생이라면 누구든 이 나라의 교육 방식에 불만을 가져본 적이 있을 것이다. 초등학교까지는 약간의 자유가 허락되지만, 중학교에 올라가자마자 학생들은 내신과 경쟁의 바다에 내던져진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딱딱한 의자에 엉덩이를 붙이고 앉아 지루하고도 고루한 수업을 듣고, 학교가 끝나면 학원에 가서 밤늦은 시각까지 고난도 문제를 풀며 보내는 청춘이 무슨 의미가 있는가? 문제 한두 개로 승패가 갈리고, 극단적으로는 생사가 갈리기도 하는 우리나라의 학생들은 과연 인간다운 삶을 살고 있는가?

 

대한민국을 비롯한 동아시아 지역은 전 세계에서도 교육열이 높기로 유명하다. 그래서 빠른 발전 속도를 얻게 되었을지는 몰라도 해가 지날수록 청소년들의 불행지수는 하늘을 뚫을 기세다. 시대의 변화에 상응하는 교육 방침을 재정립해야 할 텐데, 오히려 개도국 시절보다 교육 경쟁이 심화하고 있다. 초등학생 때부터 일명 학원 뺑뺑이를 돌리고, 중학교에 입학하는 순간 자유라는 것을 거의 박탈당하다시피 한 학생들은 매일 학교-학원-집이라는 반복적인 삶을 산다. 당연히 고등학교는 말할 것도 없다. 대부분의 고등학생은 친구들과 놀 시간도 없이 밤늦게 독서실에서 공부한다. 학원이 10시에 끝나도 공부량은 모자라니까. 이들은 고3 10월에 열리는 수능시험을 위해 장장 12년이라는 긴 세월을 달린다.

 

그래서 우리나라의 학생들은 일찌감치 공부를 포기한다. 모두의 다름과 성향, 재능을 인정하지 않고 오로지 공부로만 승부하는 나라니까. 이미 지친 아이들이 하나둘씩 나가떨어진다. 여러분은 '수포자' 라는 단어를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수학을 포기한 자의 줄임말인데, 수학은 한국에서 주요시하는 국어, 영어, 수학, 세 과목 중 가장 압도적인 비율을 차지한 과목이다. 이 때문에 아예 시험문제의 일부를 교육과정 밖에서 출제하는 등 학생들의 성적에 차이를 주기 위한 노력이 잘못된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1 어떤 학생들은 극악에 달하는 시험문제를 따라잡으려 오늘도 밤을 새우고, 어떤 학생들은 꿈과 미래를 포기한 채 교과서조차 펴보지 않는다. 이러한 상황에 학생들의 정신건강은 과연 안녕할까? 안타깝게도 학생 4명 중 1명은 자살이나 자해를 생각한 적 있다는 통계가 나왔다. 학생의 50% 이상이 경쟁과 대학입시 때문에 고통받는데, 고3 학생의 경우 70% 이상이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는다.2 청소년 자살률이 1위인 대한민국은 아직도 사회가 만들어낸 거대한 입시 굴레에 갇혀 매년 신기록을 세우고 있다. 

 

사회는 스트레스에게서 학생들을 지킨다. 이것은 더 나은 세상으로 한 반짝 나아가기 위한 필수 불가결한 사항이다. 첫 번째로, 사교육에 제한을 두어야 한다. 한 번에 등록할 수 있는 횟수를 줄이고, 학원을 운영할 때 필요한 자격을 까다롭게 지정해야 하며, 영업시간도 단축해야 한다. 두 번째로, 입시 난이도를 낮춰야 한다. 이 모든 일이 벌어진 이유는 전부 대입 때문이다. 대학의 문턱이 이렇게나 높아도 되는 걸까? 그리고 한국은 서양의 다른 나라들에 비해 최종학력을 너무 중시하는 경향이 있다. 입시 제도를 갈아엎으려면 먼저 대입이 쉬워야 한다. 입학은 지원하는 학생들을 최대한으로 받고, 졸업이 어려워져야 한다. 그러면 대학에 입학하여 좋은 성적을 낼 자신이 없는 학생들은 저절로 자신이 잘 할 수 있는 대학이나 원하는 전공과, 고졸 취업을 택하게 될 것이다. 또, 이공계 쪽만 늘리기보다는 전공에 다양성을 두고 학과를 더 늘리는 것도 방법이다. 얼마든지 개선방안과 여지가 있는 안건임에도 아직 발전이 없는 이유는 기성세대와 사회적 분위기가 뻣뻣하게 맞물려있는 탓이 크다. 현재도 심심치 않게 거론되는 문제이지만, 우리 사회는 학생들의 안녕을 위해 이보다 더 많은 노력을 해야한다.

 

각주

1.참고:https://news.v.daum.net/v/20220809202431658?x_trkm=t

2.인용:https://imnews.imbc.com/news/2022/society/article/6385946_35673.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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