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성의 스포츠 칼럼 12] 월드컵 조 추첨 결과와 미래

2018 러시아 월드컵 조 배정이 완료되었다. 많은 우여곡절 끝에 본선진출을 확정한 32개국의 대표팀. 가장 눈에 띄는 점은 전통의 축구강국 이탈리아가 예선 탈락을 했다는 것과 네덜란드, 미국도 함께 탈락했다는 점이다.

 

조 추첨 결과에 앞서, 포트 배정을 소개하겠다. FIFA는 국가별 랭킹에 따라 32개국을 8개씩 4개 조로 나누었다. 1번 포트에 가까울수록 실력이 높고, 이와 별도로 러시아는 개최국의 자격으로 1번 포트에 배정되었다. 62위였던 대한민국은 자연스레 마지막인 4번 포트에 일본, 사우디 등과 함께 속했다.

 

한국은 독일, 스웨덴, 멕시코와 함께 F조에 배정되었다. 우선, 독일은 세계 최강의 팀으로, 우리는 최악의 상대를 만난 것이다. 세계랭킹 1위를 굳건히 유지하고 있는 독일은 디펜딩 챔피언이자,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 끈끈한 조직력으로 뭉쳐진 팀이다. 확실히 3승을 챙길 수 있는 유일한 팀이기도 하다. 예선에서 무려 10전 전승에 43골을 넣으며 건재함을 과시하였고, 세대교체가 매우 잘 진행되는 팀이어서 밸런스도 잘 맞는다. 현실적으로 최상의 결과는 무승부겠지만, 외질과 크로스, 뮐러, 노이어 등이 버티는 독일을 상대로는 경기를 즐겁게 하고 배우는 것도 나쁘지 않다.

 

멕시코는 이색적인 기록을 가진 팀이다. 최근 무려 6회 연속으로 조별리그를 통과했지만, 모두 16강에서 좌절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치차리토, 모레노, 에레라 등의 선수들을 주축으로 다양한 포메이션을 이용하는 팀이다. 신태용 감독이 상대의 전술에 맞추어 경기에 나서는 일명 여우같은 스타일이므로 두 감독의 지략 대결도 상당히 흥미롭다.

 

스웨덴은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의 나라로 더 잘 알려져 있다. 스웨덴은 힘이 좋고, 장신의 선수들이 많아 우리나라가 신체적 면에서 밀릴 수 밖에 없다. 대부분의 선수들이 빅클럽은 아니더라도 유럽리그에서 뛰고, 개인 기술도 좋아 우리나라의 열세가 예상되기는 마찬가지이다. 더군다나 즐라탄의 대표팀 복귀 가능성도 아예 배제할 수 없어 힘든 상대가 될 것이다.

 

마지막, 우리나라는 모두가 약체로 꼽는 팀이다. 우리와 한 조가 된 나라의 외신은 우리나라에 대해 많은 관심을 쏟지 않았고, 손흥민만을 경계해야 할 대상으로 꼽았다.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기분 나쁠 수 있지만, 현실을 정말 냉정하게 판단해야 할 때다. 상대국들에 대해 객관적인 열세를 인정하고, 차근차근 준비를 해나가야 한다. 유럽에서도 연이어 최고의 위용을 뽐내는 손흥민의 능력을 극대화하는 전술을 연습하고, 프랑스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권창훈과 석현준 등 여러 선수들의 장점을 부각시킬 수 있어야 한다. 또한 국민들이 가장 바라는 모습인 투지와 열정이 넘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급선무다. 최근 강호인 콜롬비아와의 평가전에서도 넘치는 에너지로 모처럼의 승리를 거뒀던 만큼, 한발 더 뛰는 모습을 보여줄 시간이다. 지금껏 한국 축구가 그래왔던 것처럼, 어려운 상황에서 더욱 투혼을 불사르는 아시아 축구 강국의 면모를 뽐내기를 바란다.

 

칼럼소개 : 세상의 다양한 스포츠 이슈들을 매달 5일 정기적으로 다룬다. 매달 다른 주제에 대하여 날카롭게 비판하고 필자의 입장을 정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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