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죽는 '진짜' 이유

수백살을 사는 비법?

이번 글에서는 사람이 죽는 이유에 대해 다루어보고자 합니다. 교통사고나 자연재해, 질병이나 전쟁과 같은 죽음의 계기가 되는 직접적인 원인이 아닌, 인간 개체가 일정 시간이 지나면 필연적으로 생명활동을 정지하는 이유에 대해 알아보자는 것입니다. 이와 같은 주제는 많은 사람들에 의해 오랜 시간 동안 고민되어 왔습니다. 그만큼 확답을 내리는 것이 힘든 문제임에, 오늘은 그 원인을 다른 곳이 아닌 유전에서 찾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죽음의 이유에 대해서는 다양한 이론들이 있습니다. 그 중 하나를 소개하자면, 늙는 것. 즉 노화는 일생 동안 진행된 유전자의 복제 과정 중 오류와 다른 여러 유전자들의 손상이 축적된 것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데미지가 더 이상 감당키 어려울 정도로 축적되면 개체는 결국 생명 활동을 정지한다는 이론이 있습니다. 하지만 오늘 소개할 이론은 좀 색다른, 어쩌면 충격적인, 영국의 생물학자 피터 메더워의 것입니다.

 

그는 늙은 개체는 그 종의 나머지 개체에 대한 이타적 행위로서 죽는다.”라고 주장합니다.

 

사람의 유전자 중에 자신을 지니고 있는 개체를 죽게 하는 유전자를 치사 유전자라고 합니다. 또한 개체를 쇠약하게 하는 유전자를 반치사 유전자라고 합니다. 노쇠와 죽음을 유발하는 이런 유전자들은 세대를 거듭하며 주로 유전자 풀에서 사라져가지만 사람이 늙었을 때 작용하는 치사 유전자가 어릴 때 작용하는 치사 유전자에 비해 유전자 풀 속에서 더 오래 남아있는 것은 확실합니다. 어릴 때 작용하는 치사 유전자를 가진 사람들은, 어릴 때 사망하여 절대로 자손을 남기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늙은 몸에 암을 유발시키는 유전자는 암이 발현하기 전에 개체가 번식을 해 다수의 자손에게 전해지지만, 젊은 성인에게 암을 일으키는 유전자는 그다지 많은 자손에게 전달되지 않으며 어린아이에게 치명적 암을 일으키는 유전자는 자손에게 전혀 전해질 수 없습니다.

 

결론적으로, 노화는 후기에 작용하는 치사 유전자와 반치사 유전자가 유전자 풀에 축적되는 현상의 부산물에 불과하다는 결론에 이르게 됩니다. 어쩌면 진화의 많은 부분은 개체가 태어나면서부터 번식을 할 때까지, 1살부터 30살 정도의 기간만을 위해 행해져왔을지도 모릅니다.

 

이러한 관점에 입각한다면, 우린 이제 수명을 늘리는 방법을 알고 있는 것과 다름없습니다. 바로, 최대한 늦게 자식을 낳는 것입니다. 보통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에 아이를 가진다고 하면, 우리는 태어났을 때부터 30세 정도까지의 기간 동안 살아가는 데 특화되어 진화하는 것입니다. 출산의 시기를 서서히 늦추게 되면 그만큼 생애 주기가 길어지는 쪽으로 진화할 것이고, 사람은 어쩌면 거북이만큼이나 오래 살게 될지도 모릅니다. 국가 차원에서 혼인법을 개정하고, 법을 제정하면 되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성공적으로 시행된다고 하더라고, 평균 수명이 비약적으로 늘어나게 되는 데에는 상상할 수 없이 오랜 시간이 걸릴 것입니다. 만약 그렇게 된다면 먼 훗날, 19금이 아닌 190금이 될지도 모르는 일이죠.

 

물론 말도 안 되는 이야기이지만, 항상 궁금해왔던 노화에 대한 유전학적 관점에서의 설명은 저에게 정말 신선했고, 메더워의 이론을 접했을 때 저는 새로운 사고방식이 트인 것 같은 느낌을 받았습니다. 제가 쓴 글을 읽는 분들이 저와 같은 신선하고 새로운 경험을 하시기를 바라면서, 이만 마치겠습니다.

이 기사 친구들에게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