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다빈의 뮤지컬 컬럼 9] 록에 담긴 그녀의 사랑과 자유!

뮤지컬 ‘헤드윅’

무대의 불이 켜지고 화려한 금발 머리의 그녀가 관중석 속으로 당당히 걸어 들어와 무대로 향했다. 그녀는 화려한 의상과 짙은 화장, 그리고 긴 속눈썹에 가려진 슬픈 눈으로 그녀의 이야기를 시작한다.

 

 

 

 

 

 

변두리 바에서 공연하는 ‘헤드윅 ’그녀와 그녀의 밴드 ‘앵그리 인치’는 어린 시절부터 불행으로 가득 찼던 ‘헤드윅’ 그녀의 삶과 사랑을 찾아 자신의 소중한 몸까지 버리며 선택한 그녀의 미국행, 그리고 진실한 사랑이라 믿었던 ‘토미’와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강렬한 록사운드 속에 녹아있는 그녀의 처절한 삶…. 절대 평범하지 않았지만, 그 누구보다 자유와 열정을 갈구했던 그녀의 이야기가 너무 슬프게, 그리고 너무나 처절하게 나의 마음속으로 들어왔다.

 

뮤지컬을 보기 전, 나는 이미 영화 ‘헤드윅’에 미쳐있었다. 존 카메론 감독의 천재성에 매료되어 이번 ‘헤드윅’ 공연을 놓칠 수 없었다. 특히 ‘마이클 리’라는 배우가 어떻게 자신만의 ‘헤드윅’을 연기할지 너무나 궁금했다. 물론 나의 선택은 후회가 없었다. ‘마이클 리’가 보여준 ‘헤드윅’은 존 카메론의 ‘헤드윅’과는 분명 달랐다. 그러나 그의 모습 속에서 내가 영화를 보면서 느꼈던 ‘헤드윅’의 슬픔을 그대로 볼 수 있었다. 하지만 더 강렬한 록사운드와 미친 가창력은 역시 “마이클 리구나!” 하는 탄성을 자아냈다. 관객 모두는 미쳤고 나 역시 함께 뛰며, 함께 울며, 함께 노래했다.

 

분명 어떤 이에게는 매우 불편한 이야기일 수 있다. 특히 우리 한국사회에서는 금기시하는 그런 부분을 다룬 이야기임이 틀림없다. 그러나 이 이야기는 단순히 ‘성소수자’를 다룬 이야기를 넘어선 “진정 나는 누구인가?”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던지는 이야기라 생각한다. ‘남자’, ‘여자’라는 이분화된 성별의 관점을 떠나 이제 우리는 ‘인간’이라는 관점으로 다가가야 할 때임을 ‘헤드윅’의 인생을 통해 들려준다. 마치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듯 성별의 장벽이 무너지는 그 날이 우리에겐 필요하다는 것을 말하고 있는 듯하다. 그리고 우리 스스로 자신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받아들일 때, 그리고 어떤 모습의 자신이든 자신을 사랑할 때 진정한 나를 찾을 수 있음을 이야기하고 있다.

 

 

 

 

아직도 그녀의 슬픈 눈동자가 뇌리에서 떠나지 않는다.

 

 

신다빈의 Musi-C-ALL : 뮤지컬에 푹 빠져 사는 철수도, 뮤지컬의 자도 모르는 영희도. 무대 위 작은 세상을 꿈꾸는 이 모두(ALL)를 위한, 고딩 뮤지컬 마니아의 작은 외침(CALL). 일상에 지친 모두를 위한 뮤지컬(MUSICAL)의 응답을 기대하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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