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현의 정치칼럼 6] 계속되는 '甲' 의 횡포

계속되는 갑질사건, 우리 사회의 계급은 아직도 존재하는가

높은 자리에 있으면서, 자신의 권한을 무분별하게 사용해 파멸에 이르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그들의 자리에서, 그들보다 낮은 자리에 있는 사람들에게 허드렛일을 시키는 등 일명 '갑질'을 한다. 얼마 전 박찬주 대장 부인의 공관병 갑질 사건도 그 모습을 아주 잘 보여준다.


박찬주 대장 부인은 공관병을 노예처럼 대한 것은 물론, 아들의 간식으로 전을 부칠 것을 지시했는데 그 전이 늦게 나왔다고 전을 조리병에게 집어 던지고, 화분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고 한 시간 동안 베란다에 감금하고, 운전병을 시켜서 아들이 복무하는 부대에 태워다 줄 것을 요구했다. 공관병들에게 전자팔찌를 채워 필요할 때마다 불러 잡일을 시키고, 늦으면 체벌을 하고, 사소한 잘못에도 영창을 보낸다며 협박하는 등 우리가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일들을 다수했다. 피해를 본 공관병은 엄청난 스트레스에 자살 기도까지 했다고 하니, 정말 심각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우리나라가 지금 조선 시대인 것도 아니고, 아직도 '계급'이라는 것이 존재하고 있는 것인가. 물론, 군대에 계급이라는 것이 존재하기는 하지만 이는 군대의 체계를 위해 구분을 해 둔 것이지, 개개인의 인격에 따라서, 존엄성에 따라서 구분을 해 둔 것이 아니다. 일반 사병이라고 해서 대장보다 인격적으로 덜 존중받아도 되는 것이 아니며, 모두 똑같이 존중받아야 할 인격체이다. 설령 계급이라는 것이 사람을 대할 때 매우 중요하게 작용한다 해도, 공식적으로 대장 부인에게는 아무런 계급이 존재하지 않는다.


예전 같았으면 쉬쉬했을 이러한 군대의 모습. '군대는 원래 힘든 것'이라는 말을 하며 덮으려 했을 것을, 용기 있게 세상에 드러낸 사람들이 고마울 따름이다. 계급이 없는, 모두가 평등한 이 사회에서 마치 계급이 아직도 존재하고, 자신이 타인보다 더 존중받아야 할 우월한 사람인 양 해동하는 이들. 이들로 인해 끊이지 않는 우리 사회의 '갑질' 은 정말 우리 사회가 평등한 사회인가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한다.


권력은, 그 자리에서 내려왔을 때는 힘을 잃는다. 자신이 중요한 자리에 있을 때는 많은 사람이 자신에게 아부와 청탁을 하겠지만, 그 힘이 사라지면 그들은 차갑게 돌아선다. 이것이 권력의 본질이다. 권력을 잡은 모든 사람이 깨달았으면 한다. 대접받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해서는 안 된다. 그들 중 일부는 오랜 기간 대접받는 것이 익숙해지다 보니 자신의 힘을 이용해 타인을 자신이 원하는 대로 움직이게 만든다. 이러한 행동은, 수십 년 동안 자신이 쌓은 명예가 한순간에 사라지고, 권력을 잃게 되며 추하고 씁쓸하게 인생의 마지막을 보내게 한다.



진정한 권력은 그 권력을 이용해 타인을 짓밟는 것이 아니다. 권력은 자신이 모든 것을 내려놓았을 때 비로소 그 모습을 드러낸다. 잎이 다 떨어진 앙상한 나무처럼 되었을 때, 아무런 이해관계가 없을 때. 그때 그 사람의 '권력' 이 나타난다면, 그것이 진정한 권력이 될 것이다. 그때가 온다면, 진정한 권력의 의미가 무엇인지에 대해 몸소 느끼게 될 것이다. 권력을 가진, 가지게 될 모든 사람이 진정한 권력의 의미를 알고, 현명한 자세로 인생을 바라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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