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삼성, 이정수 은퇴의사 수용

이정수,`감사하고 미안해`


수원 삼성의 이정수(37)가 유니폼을 벗는다. 지난 16일 광주전 이후 은퇴 의사를 밝힌 이정수는 구단과 코칭 스태프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결국 유니폼을 벗기로 했다. 수원 구단은 `이정수 선수의 은퇴 의사가 너무 확고하여 은퇴 의사를 수용하기로 결정했다 밝혔다.


이정수는 지난 시즌 카타르 리그 생활을 접고 국내에 복귀했다. 올 시즌 국내에 복귀하기 전 타 리그에서도 좋은 조건을 제시하며 오퍼를 보내와 수원 측에서는 이정수의 영입을 반포기한 상태였지만 선수 본인이 선수 생활을 마무리해나가는 시기인 만큼 친정팀 수원에서 유종의 미를 거두고 싶어` 때로는 돈보다 더 중요한 가치도 있다고 생각한다`며 수원행을 택해 극적으로 이적이 성사되며 8년 만에 친정팀에 복귀한 바가 있다.


그러나 올 시즌 수원은 극심한 부진에 시달리며 리그에서 단 한 차례로 승리하지 못했고 계속 무승부를 거두며 홈팬들에게까지 비판을 받고 있었다. 그러던 지난 16일 광주전에서 기어이 일이 터지고야 말았다. 이날도 수원은 비교적 약체인 광주를 상대로 승점 3점을 챙기지 못하고 무승부에 그치자, 화가 난 수원 서포터즈 프렌테 프리콜로는 경기 종료 후 인사하러 오는 선수단을 향해 야유와 욕설을 퍼부으며 맥주캔을 비롯한 오물을 투척하였다. 이에 이정수는 반발하며 서포터즈와 충돌했고, 동료 선수들이 말리며 다행히 사건은 크게 번지지 않은 채 일단락되었다. 그리고 경기 종료 후 기자회견에서 이정수는` 팀 분위기가 좋지 않은 상황 속에 팀의 맏형으로써 책임감을 느낀다. 또한, 후배들의 출전 기회를 막는 것 같아 미안해서 수원을 떠나기로 마음먹었다 밝혔다.


일각에서는 `광주전 이후 서포터즈와의 충돌로 인해 정이 떨어져 떠나는 것이 아니냐` 라는 의견도 있지만 이정수는 그 사건 때문에 은퇴하는 것이 아니라고 부인하며 그 사건은 너무 경솔하게 행동했다며 사과했다. 남아공 월드컵에서 헤딩골과 일명 헤발슛(머리와 발을 모두 사용해 차는 슛) 으로 `골 넣는 수비수`,`남아공 영웅` 이라는 애칭을 얻으며 사랑받던 선수의 씁쓸한 퇴장은 많은 보는 이들의 안타까움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이 기사 친구들에게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