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은서의 영화칼럼 1] <세 얼간이> 청소년의 꿈, 꿈꾸지 않는 청소년

맞벌이 부모 곁에서 태어난 이 시대의 아이들은 어린이집에 일찍 들어가고 자연스레 초등학교, 중학교 마지막으로 고등학교 과정을 밟는다. 그 과정에서 당연하게 높은 성적을 요구받게 되고, 결국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성적이 되어버린다. 그래서인지 우리 중 대부분은 꿈이 없다.


내가 처음 중학교에서 담임 선생님과 상담을 했을 때, 담임 선생님의 상담 내용은 ‘성적을 올려라!’였다. 나는 경기도 포천의 작은 초등학교에서 6년을 보냈고, 중학생이 되면서 서울로 이사를 왔다. 항상 뛰놀기 바빴던 나에게 서울 학교가 요구하는 것은 공부였다. 그렇게 학업 스트레스가 시작되었다. 처음에는 학업으로 자살을 결심하는 아이들의 마음이 이해가 간다는 생각도 했었다. 시험 전날이면 시험이 두려워 우는 날도 있었고 공부를 안 했다는 자책감에 빠져 자신을 괴롭혔다. 그렇게 천천히 공부 습관이 생겼다.


하지만 나는 지금 꿈을 찾아 원하는 학교에 진학한 상태다. 원하는 학교인 안양예고에 입학했고, 내가 하고 싶던 사진이라는 전공을 하는 중이다. 꿈이 없었던 나는 꿈을 찾기 위해 매우 많은 고민을 했다. '꿈이 무엇이냐?'는 어른들의 질문에 꿈이 없다고 말하기 싫어서였다. 그래서 나는 계속 꿈을 찾았다. 많은 고민 끝의 사진작가라는 답이 나왔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가끔 잘못한 결정인 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 많이 생각했다고 생각했지만 아니었다. 사진이라는 분야를 경험하니 더 많은 것들이 눈에 보이기 시작했고 더 다양한 분야를 접하고 싶었다. 그래서 지금은 다시 원점에 와있는 기분이다. 꿈이 없었을 때의 나로 돌아간 것만 같다.


나와 같은 고민을 하고 있을 학생들에게 영화를 소개하려 한다. 나의 인생작 <세 얼간이>다.

 


영화에는 세 명의 주인공이 등장한다. 성적과 취업을 강요하는 명문 대학에 반기를 든 '란초'. 아버지가 정해준 꿈을 위해 자신이 원하는 꿈을 포기한 '파르한'.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나 가족들을 부양하기 위해 대기업에 입사해야 하는 '라주'. 모두 같은 공학 대학에서 만난 친구들이다.


어느 날 공학 대학의 총장이 학생 모두를 모아 놓고는 이런 말을 한다. “뻐꾸기의 삶은 살인으로 시작해. 자연의 이치지. 경쟁하거나 죽거나, 너희들도 뻐꾸기와 같다.” 그러면서 수십만 건의 입학원서를 집어 던지며 “이것들이 너희가 우리 대학에 입학하기 위해 깨뜨린 알들이야. 기억해라. 인생은 레이스다. 빨리 달리지 않으면 짓밟힐 것이다.”라고 말한다. 나는 이 영화를 보기 전까지 이 말들에 공감했다. 심지어 나 자신에게 끊임없이 했던 말들이다. 나는 같은 학교에서 같은 대학에 진학하고자 하는 친구들을 경쟁자라고 생각했고 이겨야 할 존재들이라고 생각했다. 나는 어리석었다. 내가 꿈을 빨리 찾고자 했던 것도 레이스를 먼저 시작하고 싶어서였다. 레이스에서 이기고 싶었다. 그런데 지금 현재는 나의 선택을 후회하는 중이다. 조금 더 주위를 둘러보고 여유를 가졌더라면 더 나은 선택을 하지 않았을까.


이렇듯 요즘 청소년들은 자신들에게 먼저인 것, 더 중요한 것을 알지 못한 채 눈앞에 당장 놓인 성적만을 쫓아갈 뿐이다. 나 또한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이 영화를 보며 나에게 더 우선인 것들을 찾기 시작했다. 내가 무슨 일을 해야 가장 행복할까? 나는 어떤 일을 가장 잘할 수 있지? 많은 질문에 스스로 답하며 내가 하고 싶은 일, 내가 지금 해야 하는 일들을 찾을 수 있었다. 큰 나무 속에서 가지를 치고 나가니 숲을 가꿀 더 다양한 방법이 생겼고 많은 동기를 얻을 수 있었다.



우리의 결과는 어쩔 수 없이 성적을 통해 보인다. 그러므로 눈앞에 놓인 성적을 잘 받아야 한다. 하지만 동기와 목적이 분명하다면 우리는 더 나은 선택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많은 청소년이 자신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 많았으면 좋겠다. 나는 나를 잘 몰랐기 때문에 전공을 선택한 후에도 많은 고민을 하는 중이다. 자신에게 더 많은 질문을 던져야 한다. 그렇게 자신을 알아가다 보면 뚜렷한 목적이 생길 것이다. 그 목적을 계속해서 따라가면 된다.

 

사람은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할 때 가장 큰 능력을 발휘할 수 있다고 한다. 자신이 열정을 가지고 있는 일은 많은 시련을 겪더라도 이겨내고 해나가려고 하는 마음가짐 때문이 아닐까. 우리는 진정 자신이 원하는 일을 해야 가장 좋은 성과를 낸다. 그리고 가장 행복해질 수 있다. 꿈을 너무 현실적으로 가질 필요는 없다. 꿈은 꿈이다. 꿈은 이상적일 필요가 있다. 사소한 것부터 꿈을 키워 나간다면 우리의 성적 향상을 위한 이유도 생길 것이다. 그것이 가장 바람직한 청소년일 것이다. 자신의 꿈을 위해 노력하는 청소년.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 청소년. 그런 사람들이 많이 생겨 우리가 더 나은 삶을 살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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