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말있어요

쌀쌀한 날씨, 추천하고 싶은 영화

이불 속에서 보는 위로와 각성의 영화들

가을이 왔다는 사실을 채 실감하기도 전에 눈 감았다 뜨니 어느새 찬바람이 쌩쌩 부는 겨울이 코 앞이다. 겨울, 하면 떠오르는 다양한 이미지들, 예를 들면 눈꽃이라던가, 두툼해지는 옷장 안, 부들부들한 이불, 귤 껍질 등과 어울릴 법한 영화들을 소개해보려한다.



더불어 소개할 영화들이 곧 있으면 일년의 마지막 시험을 치르고, 시험이 끝나면 방학을 맞이함과 동시에 다음 학년에 올라갈 준비를 다해야 할 학생들에게 잠깐의 쉼을 주고, 뒤숭숭한 요즘 시국, 많은 사람들에게 각성 혹은 위로를 건네어 줄 수 있는 영화가 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늑대소년에 대한 이미지 검색결과


1. 늑대소년


기자가 영화 이야기를 할 때면 자주 등장시키곤 하는 작품이기도 한 <늑대소년>은 기자에게 개인적으로 큰 의미가 있는 작품이기도 하다. 영화를 본격적으로 좋아하게 만든 이 영화를 아직 보지 못한 사람이 있다면 공유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다. 동화적인 스토리와 인물 구성, 따뜻하다가도 갈등이 고조해 달했을 때 파란빛을 띠는 화면에서는 '겨울냄새'도 적당히 풍기는 듯 싶다.


배우 박보영과 송중기의 연기를 보는 재미도 있으며 생각보다 여운도 짙게 남았던 작품이다. 마지막 시퀀스가 개인적으로는 좀 아쉽게 느껴지기도 했지만 집에서 뒹굴거리며 보기 좋은 한국형 판타지 로맨스물.

변호인에 대한 이미지 검색결과


2. 변호인


양우석 감독의 데뷔 작품이기도 한 영화 <변호인>은 존재만으로 엄청난 아우라를 뿜어내는 배우 송강호를 선두로 내세워 보고 난 후에 내가 지금 살고 있는 이 곳의 자유에 대한 감사함을 피부로 느끼게 해주는 가볍지 않은 작품이다. 또, 가수가 아닌 배우 임시완을 새롭게 발견해낸 작품이기도 하며 배우들의 인상깊은 연기와 함께 가슴 한 켠이 일렁이게 하는 어떤 '힘'을 지닌 영화이기도 하다.

'국가란 국민입니다.'를 외치는 영화 속 송변과 뜨끈한 국밥 한 그릇이 떠오르게 하는 이 영화는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삼아 제작되어 만들어질 당시부터 많은 논란이 있었지만 영화 개봉 후 1981년 발생했던 부림사건에 대한 내용을 재조명함으로써 2014년 2월, 부림사건의 유죄판결에 대해 재심을 청구한 이들이 무죄 판결을 받을 수 있게하는데 어느정도의 영향을 미치기도 하였다.


현시점에서 이 영화를 보게 된다면 어딘가 씁쓸한 마음이 들게 할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천만 영화라는 타이틀이 전혀 부끄럽지 않는 작품임이 분명한만큼 추천하고 싶은 영화이다.


겨울왕국에 대한 이미지 검색결과


3. 겨울왕국


벌써 개봉한지 3년이 지난 <겨울왕국>은 제목부터가 '겨울'이다. 디즈니를 좋아하는 이들이라면 충분히 재밌게 볼 수 있는 영화이지 않나 싶다.


렛잇고 열풍이 불었던 때가 엊그데 같은데, 어느새 추억 한 켠으로 접혀 들어간 이 영화는 '디즈니 공주(여왕)' 라는 타이틀만으로 보는 이들에게 어떠한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픽사나 드림웍스가 우리에게 선사해 주는 애니매이션은 절대 가질 수 없는 부분을 디즈니는 갖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정말이지 겨울과 딱 어울리는, 애니매이션다운 애니매이션.


이터널 선샤인에 대한 이미지 검색결과


4. 이터널 선샤인


재개봉 당시에도 꽤 많은 관객들을 불러모은 이 영화의 제목을 듣고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를 말해보라면 많은 사람들이 꽁꽁 얼어붙은 강 위 누워있는 두 주인공의 모습을 꼽지 않을까. 이 영화 역시 겨울과 너무나도 잘 어울리는 영화라고 생각한다.

 

재미도 있으면서 로맨스 영화가 줄 수 있는 가장 복잡하고 어려운 질문을 내던진 영화. 화면이 단조로운 듯 하면서도 알록달록하고 어딘가 아기자기한 느낌마저 주는 독특한 연출이 유독 돋보이기도 한다. 연기와 스토리, 연출, 이 삼박자가 조화롭게 맞아 떨어질 때 영화가 주는 몰입감이 꽤나 높은 편.


헛헛하고 허무한 마음이 파도처럼 갑자기 몰려드는 추운 겨울밤 꺼내보라고 추천해주고 싶은 영화다.


레버넌트 포스터에 대한 이미지 검색결과


5. 레버넌트: 죽음에서 돌아온 자


제88회아카데미 시상식에서 3개 부문의 트로피를 가져감으로써 디카프리오의 한을 풀어주기도 한 이 작품이 주는 재미를 개인적으로 크게 느끼지는 못했다. 하지만 아카데미 촬영상을 수상한만큼 영화가 품은 자연의 영상미는 어마어마하다. 생존을 위한, 마치 동물과도 같은 본능적인 부분들을 인간 본성의 가장 밑바닥을 들춰내며 보여주다보니 적나라하다 느낄 법한 장면들도 몇 있다.


멋보다는 투박한 느낌이 잔뜩 느껴지는 영화. 겨울임에도 불구하고 눈 구경을 하기가 힘들 때 꺼내보면 좋지 않을까 싶다.

바닷마을 다이어리에 대한 이미지 검색결과


6. 바닷마을 다이어리


일본 영화의 경우 유독 '어, 일본영화다.' 하는 느낌을 짙게 가지고 있는 것 같다. 이 영화 역시 그런 '일본 영화스러움' 이 잔잔하게 배어 있는 영화다. 영화 속에 4계절이 다 등장하는데 이를 찍기 위해 촬영기간이 6개월 정도가 걸렸다는 후문도 있다. 창문 밖에 널린게 눈인데, 화면 속에서도 눈을 보고 싶지는 않은 사람이라면 이 영화를 보기를 추천한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작품인만큼 그 특유의 감성 또한 영화 속에서 두드러지게 드러난다.


이 작품을 보면 '소박하다' '소소하다' 라는 생각이 많이 들 것이다. 사소한 일들이 쌓이고 쌓여 지치려고 할 때즈음, 소소한 위로를 얻고 싶을 때, 혹은 잔잔함 포근함이 필요할 때 꺼내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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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아름다운 연인들

 

제목부터 조금 생소할 수 있는 이 작품은 프랑스 영화이다. 대부분의 프랑스 영화들이 그렇듯, 오락성보다는 예술성에 비중을 둔 영화다. 프랑스라는 나라의 언어와 배경이 주는 느낌 때문인지 영화의 영상에서 전체적으로 차갑고 시크한 듯한 분위기가 맴돈다.


레아 세이두와 루이가렐이라는 프랑스 배우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데 두 사람이 영화 속에 정말 예쁘게 담긴다. 정확하게 말해서 '예쁘다'는 표현이 맞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기자는 개인적으로 이 영화를 통해 사랑이 가진 색다른 모습을 조금이나마 엿본 것 같은 느낌을 받기도 하였다.

 

겨울이 온다는 것은 다른 말로 연말이 다가온다는 얘기가 되기도 한다. 일년을 마무리짓는 여러 행사들이 열리는 가운데 우리는 우리에게 소중한 사람,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들과의 시간을 보내고자 한다. 그래서인지 겨울, 하면 사랑을 다룬 영화들이 더 보고 싶어지는 것이 아닐까, 싶다. <러브 액츄얼리>나 <원스>, <러브 레터>와 같은 사랑영화들 역시 듣는 순간 겨울 이미지가 머릿속에 딱 떠오르지 않는가.


<아름다운 연인들>은 프랑스 영화치고 나름 편하게 볼 수  있는 축에 속한다고 생각한다. 때문에 프랑스 영화를 한번 보고 싶다, 하는 사람들에게 추천한다. 다만, 그래도 예술성에 비중을 둔 작품인만큼 오락성을 확실하게 보장할 수 없으며, 약간의 노출 장면이 있으므로 너무 어린 친구들에게 추천해 주고 싶지는 않다.


화려한 휴가에 대한 이미지 검색결과


8. 화려한 휴가


이 영화가 겨울과 어울리는 영화인지는 기자 역시 잘 모르겠다. 이 작품은 오늘 추천작으로 뽑은 영화들 중 유일하게 기자 역시 보지 않은 영화이기도 하다. 하지만 기사 맨 위 언급한 '뒤숭숭한 요즘 시국' 에 맞는 작품에 대한 추천과 소개도 하나쯤은 포함하고 싶어 맨 마지막 추천작에 이름을 올린다.


5.18 민주화운동을 소재로한 이 영화는 여태껏 광주민주화 운동을 다룬 영화들 중 가장 대중적인 작품으로 꼽히기도 하지만 동시에 그 대중성 때문에 받은 비판도 적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동진 평론가는 '뜨겁게 울리는 실화. 소재에 겁먹은 영화.' 라는 평을 남기기도 하였으며 씨네21에서는 '5·18에 대한 죄의식을 일깨워주지만 흥행을 목표로 한 거대자본이 낳은 영화' 라고 표현하기도 하였다.


현재 제작 중인 <택시운전사>를 포함해 광주 민주화 운동을 다룬 영화들이 생각보다는 많이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을 기자 역시 처음 알았다. <태극기 휘날리며>와 같은 한국전쟁을 다룬 영화라던가 <암살>, <밀정>과 같이 일제강점기 시절을 다루고 있는 영화 등 우리 역사를 제대로 다룬 영화들이 꾸준히 제작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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