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중] 내 특별한 이야기를 들어 볼래

자서전 쓰기 활동

 

 

 

기말고사를 치르고 있는 중학교 2, 3학년들과 달리, 자유학기제를 맞은 이현중학교 1학년 학생들은 진로 적성과 관련한 다양한 활동들을 하고 있다. 주제 선택 활동 중 <국어 놀이터>는 독서와 글쓰기를 통해 학생들이 국어와 친해질 수 있도록 기획된 수업이다. 평소 국어 시간에 배운 시를 바탕으로 모방 시를 창작하거나 시화를 그리는 등 여러 가지 창작 활동들을 진행했는데, 그중 특별히 기억에 남는 자서전 쓰기 활동을 소개하고자 한다.

 

먼저, 자서전을 쓰기 전에 학생들은 스스로를 알아가는 문답지를 작성했다. '나를 항상 웃게 하는 사람은?’ ‘내가 가장 부끄러웠던 경험은?’ 등의 여러 질문을 생각해 봄으로써 자신이 점차 어떻게 변해왔는지 알아 나갔다. 과거의 나를 되돌아보고, 나아가 미래에는 어떤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은지 나의 묘비 문구를 고민하는 등, 평소 무심코 지나친 기억을 꺼내어 보면서 나만의 자서전을 집필했다. 한 권의 진짜 책처럼, 나의 지난 12년 이야기에 직접 제목을 지어 붙이고 목차를 넣어 짜임새 있게 만들었다. '나의 삶을 되돌아보고 성찰하는 시간을 갖자’는 취지대로 모두에게 충분한 시간이 주어졌고, 마침내 저마다 '창작의 고통' 끝에 6쪽짜리 자서전을 완성했다.

 

이후 각자 완성한 자서전을 바꿔 읽으며 친구들과 나의 이야기를 공유했다. 한 여학생은 자신이 별생각 없이 뱉은 말로 다른 사람에게 큰 상처를 준 경험을 이야기하며 자기 행동을 더 주의하며 살아가고 있다고 고백했다. 자신들의 흑역사를 공개하며 깔깔 웃고 즐거워하는 한편, 한 학생이 돌아가신 어머니가 보고 싶다는 이야기를 꺼냈을 때는 모두 울컥하기도 했다.

 

이렇듯 학생들은 서로의 지난 이야기에 함께 웃고 울며 공감하는 시간을 가졌다. 12차시 활동을 통해 학생들은 변화를 느꼈다고 말한다. 처음엔 6쪽짜리 자서전을 어떻게 채우냐며 투덜대던 한 학생은, 막상 쓰다 보니 쓰고 싶은 내용이 많아서 10쪽짜리 자서전을 쓰게 됐다며 신기해했다. 한 여학생은 ‘제 인생이 이렇게 특별한지 몰랐어요. 솔직히 너무 평범해서 왜 이렇게 사는지 궁금해할 때도 있었는데, 자서전을 쓰면서 하루하루의 소중함을 깨달았어요. 이 책에 쓴 제 얘기는 이 세상에 정말 하나뿐이잖아요”라고 전했다.

 

중학생이 되자마자, 앞만 보고 내달리도록 떠밀려 가는 날이 많아졌다. 학교 수행평가와 학원 숙제를 챙기는 등 공부만으로도 벅찬 학생들에게 자서전 쓰기 활동은 모처럼 멈추고 되돌아보는 시간을 선물했다. 우리 모두 반짝거리는 삶을 살고 있다는 일상의 소중함을 깨닫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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