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중] 3년만에 돌아온 이현중의 전통, 이현한마음축제

 

 

학창 시절의 가장 즐거운 추억을 손꼽는다면, 5월의 운동회를 빼놓을 수 없다. 코로나로 인해 보류되어야 했던 이현중학교의 오랜 전통, 이현한마음축제가 지난 5월 19일 3년 만에 열려 학생들에게 설렘과 추억을 선물했다.

 

이현한마음축제는 이름 그대로 전교생이 ‘한마음’이 되어 즐기는 축제의 날이다. 이른 아침부터 어느 때보다 밝은 표정의 학생들의 발걸음이 이어졌고, 운동장은 축제 분위기로 가득했다. 만국기가 펄럭이는 운동장에는 각 반의 오픈 텐트 부스가 차려졌다. 학생들은 부스를 자유롭게 오가며, 다른 반 친구들뿐 아니라 선후배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전화번호를 교환하기도 했다.

 

행사에 앞서 반마다 학생들이 직접 투표를 거쳐 의상을 선정하였는데, ‘슈퍼 마리오’나 ‘꽃무늬 할머니 조끼’ 등 재미있는 의상을 뽐내는 학생들로 개성 넘치는 반별 특색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었다.  이현중학교를 대표하는 댄스부 ‘보라’의 화려한 공연을 시작으로, 반마다 학생들이 직접 기획하고 준비한 퍼레이드 쇼를 펼치며 전교생이 마음껏 자신의 끼를 보여주었다.  반 대항으로 이루어지는 다양한 스포츠 종목들 역시 협동심을 요구하는 종목으로 구성되었다.  네 명이 발을 묶고 발맞춰 달리는 4인 5각, 여러 반이 합동으로 손을 잡고 거대한 공을 토스하며 공중에 띄우는 킨볼 등 팀 종목이 주를 이루었다. 이름도 특이한 보디가드 줄다리기는 여학생들이 줄다리기를 시작한 후, 남학생들이 달려와 합류해 힘을 보태는 ‘보디가드’ 스타일의 줄다리기다. 축제의 마지막인 이어달리기에서는 우승 선수만이 아니라 넘어진 학생들을 목청껏 응원하고 달려가 안아주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한마음 축제에 앞서 준비 과정은 더욱 의미가 크다. 이현중학교 학생회는 인근 아파트 단지 주민들에게 양해를 구하는 편지를 제작하여 각 동의 출입구마다 부착했다. 3년 만의 축제를 기다려 온 학생들의 설렘과 행사로 인한 소음 등에 대한 양해를 구하는 정성 어린 편지로 주민들과 소통하기 위해 노력했다.  실제로 행사 당일, 산책 중 걸음을 멈추고 행사를 관람하며 학생들의 응원하는 주민들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학생들은 점심시간과 방과 후 시간을 할애해, 함께 의상을 투표하고 공연 연습을 하면서 더욱 친밀해졌다.  학기 초에 있었던 어색함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남녀 학생들 모두 더 가까이 의지하는 사이가 되었다. 의견이 달라 긴장감이 돌기도 했던 초반과 달리, 장난스럽게 주고받는 말도 서서히 타박이 아닌 칭찬의 말로 바뀌었고, 다양한 친구들과 폭넓게 우정을 나누는 모습을 목격할 수 있었다.

 

행사 후에도 학생들은 직접 쓰레기를 치우고 의자와 물품들을 정리하는 등, 질서정연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이현한마음축제는 학생들이 모처럼 공부에서 벗어나 머리를 식힌 행사였을 뿐 아니라, 협동심과 유대감 그리고 책임 의식을 기르고자 한 목적을 성공적으로 달성했다.

 

이현한마음축제를 마친 학생들은 뿌듯함이 크다. 이현중학교의 한 1학년 여학생은 “정말 즐거웠어요. 보통은 그냥 반 친구들과 어울려 놀았는데, 다른 반에도 재밌는 친구들이 많다는 걸 알게 됐어요. 우리 오빠가 학교에 다닐 때는 코로나 때문에 취소됐었는데, 제가 다니는 3년 동안은 꼭 계속했으면 좋겠어요. 코로나 저리 가!! ”라고 소리치며 신나 했다. 한 남학생은 “수업을 안 하고 하루 종일 놀고 뛰니까 스트레스가 풀렸어요. 응원하다가 목이 다 쉬었어요.” 말하며 해맑게 웃었다.

 

이처럼 이현중학교의 한마음축제는 학생들에게 행사를 주도하는 리더쉽과 책임감, 그리고 여러 친구와 소통하며 유대감을 키우는 기회였다. 학교가 학습뿐 아니라 사회 구성원으로서 학생들이 꼭 필요한 여러 자질들을 배우는 곳임을 다시 한번 깨달은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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