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수의 도덕 칼럼] 선의의 거짓말은 항상 옳은 것일까


 

 

우리는 항상 거짓말은 옳지 않은 것이라고 배우고, 거짓말을 하면 안 된다고 배워왔다. 하지만 혹시 여러분은 선의의 거짓말에 대해 들어 본 적이 있는가? 선의의 거짓말은 다른 사람을 속여 이익을 얻기 위한 거짓말이 아닌 타인을 위한 거짓말로 '하얀 거짓말' 이라고도 불린다. 

 

보통 사람들은 타인을 속여 자신이 이익을 얻기 위해 거짓말을 한다. 실제로, 뉴스를 보면 보이스 피싱을 통해 피해자로부터 많은 돈을 갈취하거나, 음식의 원산지를 속여 돈을 버는 등 거짓말을 통해 이익을 얻는 사례는 비일비재하다. 하지만 선의의 거짓말의 경우 타인을 속여 자신의 이익을 얻기 위한 거짓말이 아닌 타인을 위하는 착한 거짓말이다. 그럼, 선의의 거짓말은 정말 옳은 것일까?

 

여기서 한가지 예를 들어보자. 당신은 서울시에서 주최하는 미술 대회에 나가려고 한다. 당신은 당신이 그린 그림을 친구에게 보여주었고, 그 친구는 당신의 그림을 매우 칭찬했다. 하지만 당신의 그림은 심사위원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도 형편없었고, 결국 당신은 미술대회에서 아무런 상도 받지 못했다.

 

이 사례에서 만약 친구가 당신에게 그림이 형편없다고 사실을 이야기했다면 당신은 적어도 그림을 고치거나 다시 그릴 기회를 얻을 수 있었을 것이다. 또한 만약 당신이 그림을 고치거나 다시 그려서 전 그림보다 훨씬 좋은 작품을 만들어냈다면 당신은 상을 받을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친구는 당신의 기분을 상하지 않게 하고, 당신이 뿌듯함을 느끼는 것을 방해하고 싶지 않아 그런 거짓말을 했다고 한다. 하지만 당신은 분명히 친구의 선의의 거짓말로 인해 피해를 보았다. 이처럼 선의의 거짓말에 대한 결과는 누구도 예측할 수 없고, 오히려 더 큰 피해를 볼 수 있다.1 

 

철학자 칸트는 사람에게는 누구나 지켜야 할 도덕법칙이 있고, 도덕법칙에 따라 행동하는 것을 인간의 의무라고 보았다. 그래서 칸트는 자신의 처지나 이익에 따라 행동의 정당성을 만들어 낼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므로 그는 도덕법칙에 예외를 허용하지 않았다. 여기서 선의의 거짓말도 예외는 아니었다.

 

하지만 한 가지 예를 더 살펴보자. 세계 2차 대전 당시 유대인들이 수용소에서 고통스럽게 죽어가는 것을 본 한 사람은 유대인들을 돕기로 결심한다. 그는 유대인을 숨겨주고, 나치의 유대인이 어디 있냐는 추궁에 "모른다."라고 답했다. 그의 선의의 거짓말로 인해 많은 유대인은 끔찍한 학살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다. 이 사례의 경우 첫 번째 사례와는 다르게 그 누구도 선의의 거짓말로 인해 피해를 보지 않았고, 오히려 소중한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칸트에 따르면 도덕법칙에는 예외를 따를 수 없기 때문에 비록 사람을 생명을 살렸더라도 선의의 거짓말은 그저 거짓말일 뿐이다. 하지만 과연 도덕법칙을 따르기 위해 사람의 죽음을 묵인하는 것이 사람의 생명보다 소중할까? 이런 상황에서 도덕법칙만을 생각한다는 것은 어쩌면 매우 융통성 없고, 어쩌면 조금은 이기적인 생각일 수 있진 않을까? 칸트의 도덕법칙은 인간이 얼마나 복잡하고, 다양한 상황에 놓여있는지를 계산하지 않고 만들어진 법칙일지도 모른다.2

 

사실 나도 선의의 거짓말에 대해 조사하기 전까지는 선의의 거짓말을 좋다고만 생각했고, 선의의 거짓말이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하지만 지금, 나에게 선의의 거짓말은 매우 복잡하고, 모호한 개념인 것 같다. 선의의 거짓말을 판단하는 기준은 무엇이며 선의의 거짓말을 판단하는 사람은 누구일까? 그래서 나는 지금으로선 선의의 거짓말이 옳다, 옳지 않다 라고 말하긴 힘들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선의의 거짓말은 이익을 줄 수도 있고,  오히려 피해를 줄 수도 있는 양날의 검과 같다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선의의 거짓말을 무조건 좋다고 생각하며 남발하지 않고, 상황에 맞게 신중하게 사용해야 할 것이다.

 

이제 여러분에게 마지막으로 한 가지 질문을 하려고 한다. 여러분이 생각하는 선의의 거짓말을 판단하는 기준은 무엇인가? 당신은 선의의 거짓말이 옳다고 생각하는가? 그 이유는 무엇인가? 

 

각주: 

1) 참고: https://post.naver.com/viewer/postView.nhn?volumeNo=18117833&memberNo=40871286

2) 인용: 생각하는 고래_산과 악은 정해져 있을까? (31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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