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의 방심, 쓰디쓴 패배를 낳다.

1분만에 2골, 한국 일본에 2:3 역전패 당하다.


1월 30일(토) 열린 대한민국과 일본의 2016 AFC U-23 챔피언십 결승은 아쉽게도 일본의 승리로 마무리되었다.

이번 대회는 일본이 1위, 대한민국이, 2위 그리고 이라크가 3위를 차지하면서 이 세 나라에게 올림픽 출전권이 주어지게 되었다.

이라크와 카타르의 경기에서는 경기 초반 카타르가 선제골을 넣으면서 기회를 잡았으나 뒷심 부족으로 마지막에 이라크에게 역전패당하면서 이라크의 승리로 종료되었다.


<경기 전반> - 공격수들의 적극적인 압박, 권창훈의 선제골

일본은 이전의 '티키타카' 스타일의 축구를 과감히 버리고 '수비형' 축구 스타일로 탈바꿈해 있었다.

이번 대회에서 일본은 총 2골만을 허용하면서도 12골을 넣으며 '후반 역습'에도 강한 면모를 보여줬기 때문에 대한민국 선수들은 경기 초반부터 화끈한 공격 축구를 펼쳤다. 오랜만에 출전 기회를 잡은 진성욱과 공격진 선수들은 전방에서뿐만 아니라 수비 지역까지 내려오면서 적극적으로 일본 선수들을 압박했다.

SBS Sports 박문성 해설위원 역시 "아 우리 선수들 정말 칭찬해줘야 되겠네요. 지금 보시면 말이죠. 압박을 할 때 네 명이서 박스를 만들어서 볼 잡은 일본 선수를 그 안으로 넣어버려요. 이렇게 되면 말이죠 공을 뺏길 수밖에 없거든요. 그래서 지금 일본 선수들이 당황해하고 있죠. 우리 선수들 정말 좋은 플레이 펼치고 있습니다."라며 전방 압박에 대해 선수들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리고 그 압박이 신태용 감독의 공격 축구에 불을 붙여주었다.

전반 19분, 왼쪽 측면에서 심상민(DF)이 올린 크로스를 진성욱(FW)이 헤딩으로 권창훈에게 떨궈주었고, 권창훈(MF)이 발리로 찬 공이 수비수에 맞고 굴절되면서 선제골을 터트렸다.

분위기를 탄 대한민국은 류승우(MF)의 침투와 전방에 진성욱의 돌파에 이은 좋은 찬스를 지속적으로 만들어서 적극적으로 공격했고, 수비에서는 지속적으로 압박하며 일본의 빠른 역습을 하프라인 근처에서부터 차단했다.


<경기 후반> - 방심에 무너진 대한민국.. 후반 펄펄 일본..

전반전과 같이 공격적인 축구를 펼치며 분위기를 이어가던 대한민국은 후반전 초반 1분 30초, 이창민(MF)의 패스를 받은 진성욱이 터닝슛을 넣으면서 2:0으로 앞서게 되었다. 골을 넣은 진성욱을 포함 모든 대한민국 선수들, 그리고 해설위원 역시 이날 일본과의 경기에서의 승리를 확신했다.

그러나 후반전, 일본은 사뭇 달라진 공격력을 보여주며 우리 수비 뒷공간을 공략했다.

승리에 대한 확신 때문일까. 후반에 들어 대한민국은 전방 공격수들의 탈압박이 눈에 띄게 줄었고, 그로 인해서 일본에 여러 차례 역습 기회를 내주었다. 또한 2:0으로 이기고 있음에도 공격수 포함 미드필더들까지 모두 하프라인 위로 올라갔고, 후방에는 2~3명의 수비만이 일본의 역습과 싸우고 있었다.

결국 계속해서 우리 골문을 두드리던 타쿠마 아사노(FW)에게 너무 쉽게 역습 골을 허용한 한국은 그로부터 1분이 채 되지 않아 왼쪽 측면에서 료스케 야마나카(DF)의 크로스를 신야 야지마(FW)가 헤딩 골로 연결하며 동점골을 허용했다.

단 1분 만에 한국은 일본에 동점, 그리고 승리의 기회까지 내주게 되었다.

선수들은 매우 허탈해했고, 그래도 한 골을 더 넣기 위해 공격하던 순간 다시 한번 수비 실책이 나오면서 경기 종료 10분 전 타쿠마 아사노에게 두 번째 골을 얻어맞으며 역전을 허용하였다. 남은 시간 선수들은 최선을 다해 공격했지만 결국 무심한 심판의 휘슬이 울리고 대한민국은 이길 수 있었던, 아니 이겼던 경기를 단 1분 만에 놓쳐버리고 말았다.


경기 후 신태용 감독은 경기 종료 후 "1%의 방심이 낳은 결과이다.", "팀에 순간적인 경기 운영을 잡아줄 선수가 없다."며 아쉬움을 드러내면서 한편으로는 이번 기회를 통해 리우에서의 더욱 발전된 모습을 다짐했다. 

물론 아쉽게도 이번 대회 우승은 하지 못했지만 그보다 더 큰 의미를 가진 올림픽이 남아있기에 많은 국민들은 아직 축구 국가대표팀에 기대를 갖고 있다.

게다가 올림픽 축구에서는 '와일드카드'이 사용 가능하다. 

올림픽 남자축구는 1992년 바르셀로나 대회 때부터 만 23세 이하로 출전 선수의 연령을 제한했는데 1996 애틀랜타 올림픽 때부터 팀당 24세 이상 선수 3명씩의 출전을 허용해 왔다. 이때 24세 이상 3명의 선수를 '와일드카드'라 한다. 아시안게임에서는 지난 2002년 부산 대회 때부터 와일드카드 제도가 도입되었다. <출처 - 네이버 지식백과>

신태용 감독은 와일드카드를 통해 위기 상황이나 흔들릴 때에 중심에서 수비를 받쳐 줄 수비수를 뽑을 것으로 기대된다. 

사실 와일드카드에는 더 경험이 많은 선수들을 뽑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단점 역시 분명히 존재한다. 자칫 와일드카드로 뽑은 선수와 만 23세 이하의 출전 선수들 간의 거리감이 멀어지고 팀워크가 깨진다면 오히려 악효과를 낼 수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신태용 감독 역시 이번 와일드카드를 사용하기 위해서 많은 고민과 전략적인 작전이 필요할 것이다.

조금은 아쉬웠던 한일전, 하지만 이것이 오히려 선수들에게 자극제가 되어 올림픽이라는 큰 무대에서는 더 좋은 결과로 마무리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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