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평창 올림픽 현장 취재] 프리스타일 스키 경기와 한 미국 선수가 전한 '무지개 빛 메세지'

2월 18일 남자 프리스타일 스키 슬로프 스타일 경기, 평창 휘닉스 스노 경기장에서 열려

지난 2월 18일, 평창 휘닉스 스노 경기장에서 남자 프리스타일 스키 슬로프스타일 경기가 열렸다. 프리스타일 스키란 선수들이 슬로프를 자유롭게 활강하면서 공중곡예를 통해 예술성을 겨루는 경기이다. 이 경기에 우리나라 선수들은 출전하지 않았지만, 세계 여러 나라의 정상급 선수들이 출전한 만큼 경기장의 응원 열기는 매우 뜨거웠다.

이날 금메달은 외스타인 브라텐(노르웨이)이라는 선수에게 돌아갔는데, 브라텐은 1차 결선에서 받은 점수인 95점을 끝까지 지켜내며 정상에 올랐다. 노르웨이 남자 선수가 프리스타일 스키 종목에서 금메달을 따낸 건 이번이 처음이다. 브라텐에 이어 닉 개퍼(미국)는 93.60점으로 은메달, 알렉스 보리유 마샹(캐나다)은 92.40점으로 동메달을 차지했다.


그러나 메달을 따낸 이 선수들 못지않게 큰 화제가 되었던 것은 미국 프리스타일 스키 국가대표 거스 켄워시 선수의 인터뷰 장면이다. 성 소수자인 그는 경기장에서 그의 남자친구인 매슈 윌커스와 입맞춤을 나눴고, 이 장면이 미국 방송사 NBC를 통해 미국 전역에 방송되면서 큰 반향을 일으킨 것이다. 

이에 대해 미국 타임지는 “동성애자 운동선수와 그의 남자친구의 키스 장면이 수많은 시청자가 보는 황금시간대에 방영됐다”며 ‘역사적’이라는 표현을 썼다. 비록 그는 결선에서 실수를 거듭하며 12명의 선수 중 12위를 기록해 아쉬운 성적을 냈지만, 그의 경기 성적을 떠나 '평화 올림픽'을 모토로 개최된 이번 평창 올림픽에 큰 메세지를 전달하였다.

거스 켄워시 선수 외에도 피겨 스케이팅 종목에 출전해 메달을 따낸 미국의 애덤 리펀 선수와 캐나다의 에릭 래드퍼드 또한 성 소수자라고 한다. 이들은 동계 올림픽 최초로 성 소수자 메달리스트가 되었다. 특히 리펀은 피겨 스케이팅 팀이벤트에서 3위에 오르며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인터뷰에서 리펀은 “자신을 감추지 않고 표현하면서도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 


스스로에 대해 확신을 갖는다면 다른 사람들이 날 어떻게 생각하는지 신경 쓰지 않는다. 확신이 없을 때만 다른 이들의 눈치를 보는 것이다. 내 이야기가 젊은 친구들에게 귀감이 되길 바란다”고 말해 많은 사람들에게 큰 감동을 주었다.


이번 평창올림픽에는 역대 동계올림픽 사상 가장 많은 인원인 13명의 성 소수자가 참여했다고 한다. 자신의 성 정체성을 떳떳하게 밝힌 이들은 올림픽이라는 세계적인 무대에서 당당히 자신을 드러내며 뛰어난 기량을 뽐내고 있다. 편견에 맞서 표현의 자유를 외치는 그들에게 세계 각국에서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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