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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종백의 축구 르네상스] 새로운 스토리인가? 'K리그 판 루이스 피구' 인가?

K리그를 모르고 FC서울은 몰라도 데얀은 알았다. 그만큼 유명했고 K리그 30여 년 역사의 기둥을 담당하였다고 하더라도 과언이 아닐 선수였다.


아쉽지만 이적시장에 변수는 언제나 존재한다. 하지만 중국 슈퍼리그에 진출하면서도 은퇴는 반드시 서울에서 하고 싶다며 서울에 대한 애정을 아낌없이 표현하고 머지않아 다시 돌아온 서울의 레전드였기에 데얀을 향한 FC서울 지지자 연대 수호신(이하. 수호신)의 마음은 각별했다.


언제나 믿었던 데얀이 수원삼성으로 이적한다는 루머가 흘러나온 지 며칠이 지나지 않아 수원삼성은 구단 공식 SNS를 통해 데얀이 수원의 선수가 되었음을 알려왔다.





# 축구계에서 유다가 된 선수는?

데얀의 수원삼성 이적이 일사천리로 진행된 뒤 이적 오피셜이 뜨자 수호신들은 분노를 감출 수 없었다. 일각에서는 데얀을 '유다(구약 성서의 인물. 예수를 배반하여 기독교에서는 최대의 죄인이자 배신자의 대명사.)' 라고 욕하기까지 하였다. 라이벌 팀으로 이적하며 친정팀을 배신한 선수들을 흔히 유다(구약 성서의 인물. 예수를 배반하여 기독교에서는 최대의 죄인이자 배신자의 대명사.)라고 한다. 루이스 피구는 FC바르셀로나에서 레알 마드리드로 이적하며 '엘 클라시코를 양 팀 소속으로 모두 뛰어본 선수' 라는 타이틀을 얻었고 지금은 고인이 된 토탈사커의 핵심 선수 요한 크루이프도 자신을 스타플레이어로 만들어준 친정팀을 배반하고 라이벌인 폐예노르트로 이적했다. 물론 은퇴 후 감독으로 아약스를 찾긴 하지만 말이다. 유다의 끝판왕은 따로 있다. 바로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자국 대표팀을 우승으로 이끈 호나우두인데 호나우두는 FC바르셀로나와 레알 마드리드 그리고 인터밀란과 AC밀란에서 모두 뛰며 세계적인 라이벌 경기에서 양 팀 선수로 모두 뛰어봤다는 화려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


# 데얀은 왜 수원삼성으로 가게 되었는가?

지난 5일 데얀의 수원삼성행이 발표된 지 24시간이 채 지나지 않아 수원삼성의 전지훈련지인 제주도로 향하는 김포공항에서 데얀의 입장을 들어볼 수 있었다. "나와 가족을 위한 선택이었다."며 인터뷰를 시작한 데얀은 "나의 재계약의 관심이 없는 서울보단 적극적으로 오퍼를 보낸 수원에 자연스레 끌렸다."고 자신의 입장을 밝히며 FC서울의 안일한 태도에 대한 아쉬움을 표출하기도 하였다. 




여론몰이를 하고 있는 'K리그 판 루이스 피구'라는 반응에는 "K리그 2~3개의 빅클럽 사이엔 이적이 잘 일어나지 않기에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는 거 같다. 하지만 이게 한국 축구에 긍정적인 영향이 되어 슈퍼매치가 더 흥미로워지고 많은 팬이 모이게 됐으면 한다." 며 침착하게 답변을 이어나가기까지 하였다.


여러 가지 추측이 난무하고 있었지만, 데얀의 입장 표명을 통해 데얀 이적의 사실을 어느 정도 알 수 있게 되었다. 크게 입장 표명 전과 후로 나눈다면 전에는 "그래도 FC서울의 레전드인데 라이벌 구단으로의 이적은 좀 아니지 않냐?", "K리그와 FC서울의 상징같은 선수이다. 아무리 그래도 수원 이적은 자제했어야." 등 선수 본인의 잘못을 지적하는 분위기였지만 데얀이 공식 입장 표명을 한 뒤로는 서울 구단의 대처가 잘못되었다는 여론이 더 커지고 있다. 데얀이 직접 인터뷰에서 서울은 내게 큰 관심을 보이지 않았고 수원이 내게 적극적으로 오퍼를 보냈다고 말했기에 서울 구단의 안일한 대처가 이러한 결과를 낳았다는 것이다.


# 수원삼성의 조나탄 머니?

데얀의 수원 이적 이전 지난 시즌 수원의 공격을 담당하였던 조나탄이 중국 슈퍼리그로 떠났다. 골잡이 조나탄의 이별이 프렌테 트리콜로에게는 더욱 아프게 다가왔지만 그가 남기고 간 것은 따로 있었다. 前 축구 대표팀의 사령탑이었던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지휘하고 있는 중국 슈퍼리그 소속 톈진으로 이적하며 조나탄은 수원에게 65억이라는 이적료를 남겼다. 정상급 선수를 영입하는데 이적료 문제는 당연히 배제할 수 없다. 물론 데얀은 2018년 1월 1일 자로 FA(자유계약)신분이 되어 이적료 없이 수원삼성으로 향하게 되었지만 수원은 같은 날 부산에서 공격수 임상협을, 나흘 뒤인 8일에는 울산에서 측면 수비수 이기제를 영입하며 18시즌 준비에 총력을 다하였다.




데얀은 서울의 레전드이다. 14시즌을 앞두고 중국 슈퍼리그로 진출할 때도 수호신들은 갑작스럽게 안타까운 이별을 했어야 했었고 중국에서 종종 골을 넣는다는 소식을 듣고서도 마냥 기뻐할 수가 없었다. 하지만 데얀이 중국으로 넘어가기 전 마지막 팬미팅에서 "서울은 제2의 고향이고 은퇴는 반드시 서울에서 하고 싶다."라고 말했기 때문에 하루하루를 기다렸다. 


그러던 데얀이 16시즌 서울로 돌아왔고 자신의 역할을 톡톡히 해내며 서울을 K리그 정상에 올려놓았다. 수호신들은 이때부터 데얀을 레전드라 부르기 시작하였다. 데얀이 뛸 수 있는 시간이 많지 않다는 것도 잘 알고 있지만 그래도 데얀이 중국에서 돌아와 서울의 승리를 위해 한 경기 한 경기 뛰는 것이 고마웠던 것이다.


# FC서울의 18시즌 준비는?

이제 데얀은 서울 선수가 아니다. 검붉은 로쏘네리 유니폼을 입고 서울월드컵경기장을 누빌 수 없다. 수호신들은 다가올 18시즌에 대한 걱정이 태산이다. 데얀의 이적에 묻히긴 했지만 오랜 기간 서울의 날개를 담당한 김치우도 부산으로 떠났고 주세종과 이명주는 일찌감치 군 입대로 자리를 비우게 되었다. 오는 17일 민간인 신분이 되는 신진호와 재계약을 확정지었다고 하지만 당장 시즌 개막이 두 달여 앞으로 다가왔다. 20세 이하 대표팀 소속으로 FIFA U-20 WORLD CUP KOREA REP. 에서 활약한 바가 있는 조영욱(고려대)를 영입하였지만 데얀의 공백을 메우기엔 다소 부족해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사실 경기력 만큼 팀의 분위기도 급변하는 스포츠가 바로 축구이다. 비시즌은 물론 시즌 중에도 크고 작은 오퍼가 오가고 심지어는 중도에 다른 팀으로 이적하기도 한다. 


데얀은 정말이지 K리그 전체의 레전드라고 봐도 과언이 아니었고 언제나 팬들을 설레게 하였다. 


K리그 개막이 어느새 두 달여 앞으로 다가왔다. 현재까지 수원은 시즌 준비에 모든 힘을 쏟아붓고 있지만 서울은 다소 아쉽다. 확실한 리그 일정이 나와봐야 알겠지만 데얀의 수원행으로 슈퍼매치에는 한가지 이슈거리가 생긴 것은 확실하다. 




항상 뜨거웠고 늘 명경기를 연출했던 수원삼성블루윙즈와 FC서울의 슈퍼매치. 데얀이 푸른 유니폼을 입었기에 그 대결은 배 이상으로 뜨거워질 것이 확실하다.


* [류종백의 축구 르네상스]는 전문가와 직접 만나 축구계의 판세를 논하고 선수와 경기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고품격 축구 전문 칼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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