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 솜방망이 처벌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최규순 사건’은 많은 야구를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큰 충격과 상처를 남겼다. 경기에 임함으로써 가장 공정해야 하는 심판과 4개의 구단 관계자들이 돈을 주고받은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이는 ‘리그 관계자들끼리 돈을 빌려주거나 보증을 서는 행위를 금지한다.’는 야구규약 제 155조 1항의 위반이다.

선수들의 나태한 정신 상태도 매년 도마 위에 오르는 부분이다. 한국 프로야구 신인 급부터 베테랑 선수들까지 매년 음주운전에 적발 되어 팬들에게 비판을 받는가 하면, 두 차례 리그를 강타했던 승부조작 브로커 사건으로 퇴출의 길을 걸었던 이들도 있다. 그 뿐만 아니라 몇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선수들의 불법 해외 원정 도박사건, 공연음란 행위, 금지 약물 복용 등이 떠오른다.
        
가장 큰 문제는 역시 이러한 해이해진 선수들을 관리, 감독해야 하는 KBO(한국 야구 협회)다. KBO는 이미 지난해 최규순(前KBO심판)에 대하여 자체적으로 조사에 나선 적이 있다. 그러나 각 구단들에게 “금전 거래를 한 적이 없다.”라는 간단하고 형식적인 답변만 받았고, 이미 여론에서 대두가 되어지고 있는 사안에 대하여 쉬쉬하며 대외적으로 발표하지 않았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 이후로 상승하고 있는 리그 흥행에 찬물을 끼얹는 격이 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었다. 또한 두 차례 승부 조작 사태 때 그랬듯, 누구 하나 책임지는 이가 없고, 제대로 된 사과 또한 없었다.

야구판 전체를 수치스럽게 만든 사건의 주역들을 제대로 처벌할 수 있는 방법은 정말 없는 것일까. 음주운전을 한 야구 선수에게 500만원 정도의 벌금, 10~30경기 출장 정지 그리고 100시간 정도의 사회봉사 처벌은 과연 옳은 처벌일까. 금지 약물 복용 야구 선수에게 30경기 출장 정지가 정말 올바른 처벌일까. MLB(미국 야구 협회)는 음주운전 혹은 금지 약물 복용 야구 선수에게는 일차적으로 50경기 정도의 출전 정지와 연봉을 주지 않는 것으로 결정을 내린 후 이차적으로는 100경기 출장 정지를 내린다. 그리고 세 번째 적발 시에는 영구 추방을 당하는 삼진 아웃 제도를 사용한다. 그에 비해 KBO는 상습적인 범죄에도 비슷한 처벌을 내리고 있다.

올 시즌 KBO리그는 700만 이상의 관중이 경기장에 찾아왔고, 동시에 여러 사건들을 여론을 통해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다. 이제는 관중들의 정보력 또한 높아 졌기 때문에 무작정 불미스러운 일을 눈 감고 넘어 간다고 해결되지 않는다. 승부조작이 터지든, 음주운전을 하든, 금지 약물을 복용하든, 심판이 돈을 받든, 야구장에 관중들이 많이 찾으면 전부인걸까. 이대로 라면 700만 관중이 싸늘하게 리그를 외면하는 악몽이 현실화 될 수 있다. ‘솜’ 방망이가 아닌 ‘묵직한’ 방망이로 처벌을 내리는 강력한 처벌이 이루어 졌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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