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은지의 의료칼럼 7] 누가 도와주실 건가요?

“살려주세요! 제발 도와주세요!” 

 

물속에 빠진 남자의 다급한 요청에도 무관심했던 일광욕을 즐기던 한 남자, 골프여행을 가기위해 공항으로 가던 중 심정지 온 택시기사님을 버리고 떠난 승객, 부산 강릉 등에서 최근 일어난 폭행 사건에서도 피해 학생을 도와준 착한 사마리아인은 없었다.

 

착한 사마리아인의 법(또는 선한 사마리아인의 법)은 성경에서 강도를 만나 길에서 죽어가는 사람을 착한 사마리아인이 구해줬다는 이야기에서 비롯되었다. 이 법은 위험에 처한 사람을 외면하지 말고 도덕적·윤리적인 문제를 법적인 영역으로 해결한다는 점에서, 법과 도덕의 관계에 대해서 생각하게 한다. 곤경에 처한 사람을 돕는다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남이 하지 않더라도 내가 해야 하는 일이다. ‘내가 아니라도 남이 도와줄 거야‘라는 생각과 함께 나에게 피해가 올까봐 다급한 상황인줄 알면서도 자기 자신을 합리화하며 그들을 지나쳐간다.

 

 

 

 

위험한 상황에 놓여 있는 사람들을 무시하고 자신의 길을 간 사람들에게 많은 비난이 쏟아지고 있지만 어떠한 법적인 책임도 그들에게 물을 수가 없다. 법률은 제정 되어있지만 사회적 비난 외에 법적인 제재를 할 수 없는 상황이다. 사회는 선의로 위험에 처한 사람을 구조하는 과정에서 본의 아닌 과실이 생기게 되면, 그에 따른 손해배상을 구조한 사람에게 청구하거나 잘잘못을 따진다. 이러한 사회의 명료하지 못한 법적 제재 때문에 사람들의 도덕적 윤리의식이 흐려진 것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든다.

 

 

 

 

착한 사마리아인의 법(선한 사마리아인 법)은 온 국민들을 범죄자로 몰기위해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최소한의 내면의 도덕성을 무시하지 말고 인간성이 사라지고 있는 이 시대에 맞서고자 만들어진 것이다. 언제쯤 법적제재를 받지 않고 순수하게 도덕적이고 윤리적으로 어려움에 처한 사람을 도울 수 있는 날이 오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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