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래이의 엔터테인먼트 칼럼 9] 괜찮아, 대한체육회가 아니어도

e스포츠협회, 앞으로의 과제

 

얼마 전 뉴스에 한국 e스포츠협회, 대한체육회서 자격 박탈이라는 다소 자극적인 제목의 기사가 있었다. 제목만 보면 대한체육회에서 e스포츠협회를 인정하지 않는 듯한 느낌마저 든다. 대한체육회는 지난해 통합체육회를 출범하면서 생활체육과 엘리트스포츠를 통합했고, 그 과정에서 가맹경기단체 등급분류 기준 강화에 따라 심사를 한 것이다. 이 결과 e스포츠협회는 준가맹인정단체자격이 박탈되고 유예(결격) 단체가 되었다

 

대한체육회의 기준은 9개 이상의 시,도 종목단체가 가입이 되어있어야 준가맹자격, 6개 이상 가입되어 있으면 인정단체자격이다. e스포츠협회는 전국에 11개 지회를 두고 있지만 시,도 체육회에 가입되어있는 지회가 한 개도 없다. 한마디로 기준에 못 미쳤기 때문에 자격이 박탈된 것이다. 자격 박탈 후 1년이 지났지만 시,도 체육회 소속 단체를 만드는 것조차 어려운 현실에 자격 획득은 불가능해 보인다. 자극적인 기사 제목과는 달리 한마디로 자격미달이기 때문에 자격이 박탈된 것이다.

 

대한체육회 정회원이 될 경우 혜택은 어떤 것이 있을까? 우선 국민체육진흥기금에서 지원을 받게 된다. 공중파에서 해당 스포츠 종목으로 방송이 가능해진다. ,,고등학교에서 해당 종목이 교과목으로 추가될 수도 있다.

 

e스포츠는 어떤 뜻일까? e스포츠는 electronic sports의 약자로 게임물을 매개로 하여 사람과 사람 간에 기록 또는 승부를 겨루는 경기 및 부대활동이다. 그렇다면 스포츠는 어떤 뜻일까? 스포츠란 규칙에 따라 겨루는 일이라고 되어 있다. e스포츠 기사를 보면 게임이 어떻게 스포츠냐 라는 논쟁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하지만 위의 정의를 본다면 공통된 규칙이 있고 그에 따라 서로 겨루는 것이 스포츠이므로 e스포츠도 스포츠라고 할 수 있다. 꼭 몸을 움직여야만 스포츠는 아닌 셈이다. 게임은 그 특성 상 앞에 “e”가 붙은 것으로, 컴퓨터가 발명되고 새로운 장르로 자리 잡으면서 게임을 하는 사람들끼리 단순히 즐기다가 경쟁을 하고 그것을 전문으로 하는 선수들이 출연하고, 게임사에서 리그를 만들고, 그 경기를 보는 사람들이 생겨난 것이다. e스포츠를 스포츠로 인정하지 않는 사람들은 바둑, 사격, 당구 등도 스포츠가 아니라고 주장한다.

 

e스포츠가 스포츠임에는 확실하지만 일반적으로 신체를 움직여서 경쟁하는 다른 스포츠와는 차이점이 분명 존재한다. 우선 다른 스포츠는 건강, 즐거움, 오락과 연결되어 있는데 e스포츠에서는 건강이라는 부분이 빠진다. 몸을 전혀 움직이지 않고 오직 마우스만 움직이고 눈에 보이지 않는 두뇌만 이용한다. 굳이 건강과 관련된 것을 찾는다면 치매예방 정도가 될 수 있겠다. 그래서 다른 스포츠는 그 스포츠를 한다고 할 때 긍정적이 반응에 적극적으로 권장까지 되지만, e스포츠는 어두운 컴퓨터 방 안에서 모니터에서 전자파를 쐬어가며 가만히 앉아 있는 부정적인 이미지가 있는 것이다. 또한 e스포츠는 다른 스포츠와는 달리 현실세계가 아닌 가상현실에서 겨룬다는 점도 다르다. 따라서 아직 가치관이 제대로 성립되지 않는 아이들이나 청소년은 자제를 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또한 다른 스포츠와는 달리 게임 개발사에서 이 종목을 좌지우지하는 것이 가능하고 e스포츠로 인해 게임개발사가 이윤이 생긴다는 점이 다르다. 이는 e스포츠 자체가 산업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또한 e스포츠 내에서도 유저 수나 유행에 따라 종목이 바뀐다는 점도 차이점이다. 그래서 지금의 롤드컵이나 오버워치 리그도 유행에 따라 언제 다른 리그로 바뀔지 모를 일이다.

 

이러한 구조적 특징 때문에 e스포츠 리그는 게임개발사에서 주도적으로 이끌어가는 것이 맞다고 본다. 이 역할을 대한 체육회에서 이끌어가기는 무리일 것이다. 대한체육회의 도움없이 우리나라 선수가 전세계 랭킹 1위를 포함, 상위권에 포진된 종목은 e스포츠가 유일하다. 이는 우리나라만의 잘 갖춰진 인프라 덕분이기도 하다. 게임은 문화컨텐츠 수출 부동의 1위다. 롤드컵같은 경우 전세계 몇 억명이 동시에 보는 리그로 그 경제적 가치가 어마어마하다. 이미 축구나 야구보다 경제적 가치와 광고 효과가 높다는 것은 당연한 상식이어서 대기업에서 게임단을 운영하고 그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그래서 야구는 회장님이 취미로 운영하고 돈은 게임에서 번다라는 우스갯소리도 있다.

 

나는 e스포츠 협회가 대한체육회와는 상관없이 독자적으로 활동을 해야 한다고 본다. 미국, 유럽과 일본은 물론이고 요즘에는 중국과 개발도상국까지 가세해서 그 열기가 대단하다. e스포츠는 국제적으로 변화가 빠르기 때문에 잠깐만 방심해도 지금처럼 우리가 계속 주도권을 가질 수 없다. 불필요한 규제는 완화하고 e스포츠 협회에서는 선수들 관리와 지원, 양성 및 은퇴 후의 진로까지 지원해주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할 것이다. 1세대 게이머인 임요환도 아직 30대이다. 전성기를 어린 나이에 보내고 어린 나이에 은퇴하는 만큼 성공적인 은퇴 후 생활을 지원해주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리고 우리나라에는 게임을 잘 하는 선수는 많지만 세계적인 게임을 개발하는 사람은 부족하다. 또한 아직도 기존 세대에게 부정적인 e스포츠의 이미지를 좋게 만드는 일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애니메이션, 게임과 관련된 칼럼을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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