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승환의 의료칼럼 8] 우리나라 근대 서양의학의 근원지를 찾아서

서울대 의학박물관 탐방

이번 칼럼은 지난 칼럼과 다르게 찾아가는 체험으로 칼럼을 써보고자 한다. 10월 7일 토요일 서울대 의학박물관에 다녀왔다. 우리나라의 최고 의료기관이라 할 수 있는 곳에 있고 우리나라 서양의학의 근간이 되는 장소인 서울대 의학박물관에 의학의 역사적 발자취를 더듬어 보고자 다녀왔다. 평소에는 시간을 낼 수 없어서 이번 연휴 기간 동안 다녀왔다. 그곳은 역사적 고증 자료들이 잘 정리되고 보관되어 있었다.

 

근대의학의 발전

 

‘서울대학교병원 의학박물관은 한국에서 가장 오래된 근대병원 건물인 대한의원 본관(사적 제248호)에 자리하고 있다. 대한의원은 1907년 대한제국 고종 황제의 칙명으로 설립된 종합병원이다. 대한의원은 개화기 의료 근대화를 위한 국가적 노력의 결실로서 우리나라 최초의 서양식 국립병원인 제중원의 맥을 잇고 있다. 1992년 서울대학교병원이 소장하고 있던 의학 관련 유물과 문서들을 보존, 연구, 전시할 목적으로 의학박물관이 이 유서 깊은 건물 안에 설치되었다. 소장품들은 대한의원 개원 칙서 등 대한의원 관련 유물을 비롯하여 서울대학교병원의 역사와 한국 근현대 의료의 역사를 보여주는 각종 자료 및 기증품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서울대 의학박물관 자료)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전신이기도 한 의학교는 1899년 최초의 국립 의학교육기관으로서 초대교장은 종두법 보급에 앞장선 지석영이 맡았다고 한다. 광복 후 1946년에서야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이 되었다고 한다.

 

특별전 ‘장기 이식, 나누어 살리는 꿈’

 

내가 3차 칼럼에 관심을 두고 쓰기도 했던 ‘장기 이식, 나누어 살리는 꿈’이라는 특별전을 하고 있어서 더욱 흥미로운 관람이 되었다. 앞선 칼럼에서도 밝혔듯이 의학의 눈부신 발전으로 전보다 장기이식의 성공확률이 아무리 높아졌더라도 장기 기증자가 없으면 무용지물인 것이 장기이식이다. 이식받을 환자는 날로 늘어나지만, 기증자가 많지 않아 어려운 실정임을 살펴본 바 있다. 전시 팸플릿에 적힌 문구처럼 이 부분은 우리가 깊이 생각해 볼 문제일 것이다.

 

'이번 전시를 통하여 장기이식이란 하나의 꿈-소중한 몸을 나누어 살리는 꿈이 일상이 되기까지 발전을 조망해보고, 아울러 장기기증의 중요성, 윤리의 문제를 함께 고민해 볼 수 있기를 바랍니다.'(서울대 의학박물관 팸플릿 자료)

 

신체 부위 중 가장 처음 이식이 시작된 부위는 ‘피부’이고 16세기 유럽에서 환자 자신의 피부 이식이 시작되었다. 1837년 각막이식이 성공하면서 타인의 이식이 비로소 이루어졌으며 20세기 혈관 봉합법 개발로 이식된 장기의 면역거부반응을 조절할 수 있게 되면서 장기이식이 보다 보편화하였다고 한다. 최초의 장기 이식은 1954년 일란성 쌍둥이끼리의 신장이식이었고 우리나라는 그보다 15년 늦은 1969년에 이루어졌다고 한다. 여러 해를 거듭하여 장기 이식이 발전하여 그 범위가 확대되고 이제는 보편적인 일이 되었다.

 

장기 기증의 범위를 살펴보면, 뇌사자로부터 받을 수 있는 장기는 신장, 간, 심장, 폐, 췌장, 췌도, 소장, 안구 등이며 산 사람(생체기증)에게서 받을 수 있는 장기는 신장, 간 일부, 폐 일부, 소장 일부 등이 가능하다. 생체기증은 기증자의 나이 제한이 있는데, 친족 사이는 만 16세 이상, 타인에게 대한 기증은 만 19세 이상이라고 한다. 기증자의 나이 제한은 아무래도 신체발육이 끝나지 않은 어린 나이에는 건강에 무리가 되어 적정 연령이 있는 것이 아닐까 추측해 본다.

 

테마전 ‘수액, 물로 보지마’

 

수액은 기초수액, 영양수액, 특수수액으로 나뉘고 무려 13단계의 공정을 거쳐 만들어지며 수동 병에서 친환경 멀티 백, 고기능 멀티 백까지 수액 용기의 변천사를 한눈에 알아볼 수 있어 좋았다.

 

수액의 역사는 1817년 인도에서 발생한 콜레라가 수많은 사상자를 낸 원인이 심한 설사로 인한 탈수증상임을 밝히고 1831년 토마스 라타는 최초 수액 요법을 개발했다. 그러다가 1982년 영국의 의사이자 생물학자인 시드니 링거가 체액과 가장 유사한 수액을 발명하고 보통 발명가의 이름을 따듯이 이것 또한 그 자신의 이름을 따 ‘링거’로 명명하였다고 한다. 나의 먼 미래 꿈도 내가 개발한 신약에 내 이름을 따는 것이다.

 

서울대 의학박물관은 근대 의료 역사를 한눈에 살필 수 있는 상설 전시와 특별전, 테마전을 기획·진행하고 있으며, 현직 의과대학 교수 및 의학전문가의 강연 테마인 ‘질병을 통해 보는 의료의 어제와 오늘’에 관한 시민대학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방학 기간에는 다양한 주제의 교육프로그램 등이 준비되어 있다고 하니 의학에 관심을 둔 학생들에게 꼭 추천하고 싶은 장소이다. 다만, 아쉬운 점은 일요일이나 공휴일이 개관하지 않고 평일과 토요일 오전에만 관람할 수 있다는 것인데, 학생들이 자유롭게 방문할 수 있도록 개방 요일이 조정되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인류의 건강한 미래를 위한 의학자를 꿈꾸는 청심국제중 의학 칼럼니스트 신승환입니다. 현재 새롭게 관심을 갖게된 분야는 인간의 뇌질환과 인공지능 및 뇌공학이고 앞으로 이룰 꿈은 신종 바이러스에 대한 백신 개발과  희귀병치료를 목표로한 연구자가 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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