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승의 시사칼럼 9] 과대포장, 이대로 괜찮을까?

늘어가는 질소, 줄어드는 행복

편의점, 혹은 마트에서 과자를 한 봉지 사서 뜯어보자. 뜯는 순간, 뜯기 전에는 빵빵했던 봉지가 쪼그라들고 봉지 내부에는 봉지의 절반 용량밖에 차 있지 않은 과자가 자리 잡고 있을 것이다. 이것은 봉지로 만들어진 과자뿐만이 아닌 박스에 들어있는 과자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이러한 과자를 본 소비자의 반응은 대개 “겨우 이 정도밖에 안 들어있어?”, “질소 포장이 반이네?”라는 반응을 보일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물가는 지속해서 상승하는데 과자의 내용물은 줄어든다는 점에서 소비자는 불만을 느낄 수밖에 없다.

 

질소를 사용하는 이유

 

물론 질소가 들어가는 것에 이유가 있기는 하다. 그 이유 첫 번째, 질소를 넣음으로써 내부 과자가 받는 피해가 줄어든다. 일종의 에어백 역할을 해주는 것이다. 그러니까, 다시 말하자면 잘 부서지지 않게 해주는 것이다. 과자가 받는 피해가 줄어들게 하는 것에 굳이 질소가 필요하냐는 질문이 나올 수 있다. 질소를 사용하는 이유는 질소 자체가 반응성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그게 무슨 말이냐면 산소는 기름과 반응하여 맛을 변질시킬 수도 있고, 음식물을 산화시켜서 부패시킬 수 있으므로 음식물 보호 차원에서도 산소를 사용하지 않는 것이고, 수소는 불을 가까이할 경우 폭발할 수도 있으므로 사용하지 않는다. 그렇기에 가장 적합한 질소를 사용하는 것이다.

 

질소가 너무 과하게 들어있다

 

위에서 설명했듯이 질소는 과자 포장에 필요한 요소이지만, 요즘 과자는 그 정도가 과했다는 것이 문제이다. 알맹이인 과자보다 질소의 양이 많다는 느낌을 많이 받고, 배보다 배꼽이라는 속담이 생각나는 과자에 신물이 난 소비자가 많다. 차라리 봉지를 작게 만들고 질소를 덜 넣은 후 과자 양만 그대로 두는 것이 그나마 나을 텐데, 봉지는 크면서 질소가 대다수를 차지하니 더욱 약이 오르고 짜증 나는 것이다. 같은 경우로 질소를 사용하지는 않지만, 과대포장이 심각한 박스에 들어있는 과자가 있다. 겉에 있는 포장박스에 비해 내용물의 양이 저조하거나 생각보다 텅 비어있는 과자들이 있어 이것들도 심각한 과대포장이라고 생각한다.

 

과대포장의 심각성

 

과대포장은 단순한 내용물 눈속임이 아닌 소비자를 기만하고, 또 조롱하는 것이다. 물론 과자의 포장지를 어떤 크기로 기획하고 만드는지는 기업의 마음이지만 소비자의 생각 또는 마음도 고려해서 제작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다. 기분이 좋아지기 위해 과자를 뜯었는데 기분이 오히려 상할 수도 있고, 굳이 봉지를 크게 만들어서 봉지 안쪽까지 손을 집어넣어 과자를 꺼내야 하는 불편함도 있다. 과대포장도 문제이지만 이러한 현상을 만든 상술들이나 이 사회도 나름의 문제가 있다고 본다.

 

달달하고도 짭짤하기도 한, 종류에 따라 맛이 완전히 바뀌기도 하는 과자는 존재만으로도 좋은 음식이므로, 이런 것으로 욕을 먹는 것은 좋지 않다고 본다. 과자를 먹는 이들이 끝까지 행복하고 즐겁게 간식을 즐겼으면 좋겠다!



칼럼 소개 : 이 세상에는 크고 방대한 일들도 많지만, 사람들의 작고 소소한 일들 또한 담아내고 싶은. 사람들의 따뜻함과 슬픔, 다양한 감정들을 글 속에 한 움큼 뿌리고 싶은. 사람들의 이야기가 궁금한 시사 칼럼니스트, 이주승의 칼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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