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에는 언젠가부터 ‘월요일’만 남게 되었다. 항상 월요일이었기에, 사람들이 하는 일도 모두 같았다. 우리는 모두 버스를 타고 어디론가 향하고 있었다. 그런데 정작 자신이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 알고 있는 사람들은 없었다. 사실, 어디로 가고 있는지 알고 싶은 사람도 없는 것 같았다. 사람들은 버스에 앉아 기사가 가는 곳으로 함께 가서는 문을 열어줄 때 내렸다. 누구도 중간에 버스에서 내려 버스가 지나가는 반대 방향으로 걸어가려는 사람은 보이지 않았다. 그것은 마치, 정해지지 않았지만 지켜야 하는 ‘약속’과도 같았다.
그래서 나도 그들을 따라갔다.
버스는 나를 싣고 달려가 내가 있어야 할 곳에 내려주었다. 나는 학교에서 공부했고, 식당에서 밥을 먹었고, 다시 버스를 타고 잠을 자러 집으로 향했다. 나와 다른 번호의 버스에 타는 사람들도 종종 있었지만, 결국 그들도 같은 생활을 했다. 나이가 많아질수록, 더 빨리 달리는 버스를 탔을 뿐이었다.
나는 그날도 버스에 앉아 영어 시간에 배운 ‘가지 않은 길’이라는 시를 외우고 있었다. 수동태와 과거분사를 어떻게 사용하고 있는지 알기 위해 배운 시였다. 시를 열심히 읽고 있었는데, 이상한 생각이 나를 스치고 지나갔다. 왜 저 사람은, 사람들이 가지 않은 길을 택한 걸까. ‘약속’을 지키지 않은 걸까. 항상 가던 길로, 모든 사람이 가고 있었는데.
이러한 의문은 아무래도 풀리지 않았다. 다음 날, 나는 영어 시간에 질문했다. “왜 그 사람은 사람들이 가는 길을 가지 않았을까요?” 내 질문에 모두 쓸데없는 고민이라며 비웃었다. 나는 더는 묻지 않았다.
월요일에서 하룻밤이 지난 월요일 아침, 나는 눈을 뜨며 프로스트의 시를 줄곧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자 그 날 아침, 처음으로 ‘화요일’이 내 눈 앞에 나타났다. 나는 같은 시간에 일어나 평소와 같이 행동했지만, 이미 내 생각은 이전 17년간의 생각들과 다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었다. 그날은 최초의 ‘월요일이 아닌 날’이었다. 그날도 버스를 타서 수첩에 적어놓은 시를 바라보았다.
숲 속에 두 갈래 길이 있었다고,
나는 사람이 적게 간 길을 택하였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