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함께 사는 세상을 위한 우리들의 항해

인권 침해란, 인종에 따라 적용되는 것이 아니다


아침 7시 경, 학교에 일찍가는 날에는, 학교가는 길에 우연히 인력 사무소 앞을 지나가면, 어김 없이 일을 찾으려 길게 줄서 있는 노동자들을 볼 수 있습니다. 그 중, 눈에 띄는 검고 까만 피부에 짙은 쌍커풀을 지닌 외국인들이 대부분입니다. 이들은 왜 한국에 들어오게 된 걸 까요? 어떻게 한국에 들어 올 수 있었을까요?


얼마전, ‘아빠 제발 잡히지마’라는 책을 읽었습니다.

이 책은 이란주 작가의 책으로, 이주민 자녀들의 상황이나, 강제추방되어 고국으로 돌아간 이주노동자들의 이야기들 등 이주민들의 전반적인 삶의 문화를 조명하고 있는 책이죠. 이 책을 읽고 이주 노동자들의 삶을 한 번 생각해 보았습니다. 이들은 어떻게 한국에 들어오고 한국에 왜 들어 왔을까요?


먼저 외국인들이 한국에 들어오게된 결정적 이유로는 산업연수제도입니다. 산업연수제도란 1994년부터 시행한 제도인데요, 동남아시아 등 개발도상국의 유휴인력을 중소기업현장에 근무하게 함으로써 우리의 기술을 연수시키는 한편 국내인력으로 대체가 곤란한 분야에 중소기업 인력을 지원해 주는 제도입니다. 즉, 외국인들에게 산업 기술을 가르치고 합법적으로 우리나라의 노동자로 들여오는 것이지요. 


그렇다면 이 산업연수제도는 어떻게 등장하게 된 걸까요? 

우리나라 외국인력 정책방향은 내국인으로 대체할 수 없는 전문ㆍ기술 인력에 한하여 국내취업을 허용하였으나, 산업발전에 따라 1980년대부터 산업인력 부족현상이 나타나 1990년대 초 인력난이 극심하였습니다.

이에 따라 중소기업의 인력난을 완화하고 외국인 불법취업자의 유입차단과 산업연수를 통해 개발도상국에 대한 기술이전 등으로 경제협력 증진을 도모하기 위하여 1993년에 외국인산업연수제도를 도입하였습니다.

그러나, 실질적으로 한국 정부는 88서울 올림픽과 함께 한국으로 들어오기 시작한 미등록 노동자 숫자가 점점 불어나자, 합법적으로 일하는 노동자를 도입하여 미등록 노동자를 대체하겠다는 취지로 연수제도를 마련한 것입니다.

하지만, 연수제도는 말이 ‘산업기술연수’일 뿐이지, 사실은 도입되는 노동자에게 노동법을 적용시키지 않으려는 꼼수입니다. 또한, 연수생들은 기술을 배우기는 고사하고 저임금에 엄청난 강도의 노동을 강요당할 뿐이었습니다. 노동법을 적용받지 못하는 연수생들은 저임금과 임금체불, 강제 노동, 산재, 사업장 내 폭행 등의 권리 침해를 당해도 법의 도움을 받을 수 없었습니다. 연수생들은 끊임없이 모욕당하고 착취당해야 했습니다. 이런 상황이니만큼 연수제도에 ‘현대판 노예제도’라는 엄청난 별명이 자연스럽게 붙여졌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연수제도의 실상을 모르는 여러 외국인들은 많은 양의 돈을 브로커에게 지불하고, 복잡한 과정을 거쳐 연수생에 간택되기를 원합니다. 대부분이 더운나라에 살던 이들이 겨울에 한국에 들어 올때면, 오리털 파카로는 버티지 못할 추위, 그들이 상상도 할 수 없었던 고된 노동, 얼음보다도 더 차가운 한국인들의 차별과 냉대로 힘들어 합니다.

자기 나라에서는 그처럼 단정하고 귀한 이들이 한국에만 오면 그리도 심하게 구겨지는 이유가 뭘까요? 단지 거친 노동 때문일까요?


이 책에서 외국인 노동자들이 대화하는 장면을 읽으면, 이들은 한국 사회를 변화가 빨라 여유로운 삶이란 꿈도 못꿀만큼 각박하고, 외국 노동자들을 차별 대우하는 경우가 많다라고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이것들은 모두 외국인 노동자들만 해당되는 생각들일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이들이 말하는 문제점은 우리가 앞으로 고쳐나가야 할 한국 사회의 문제점입니다. 그렇다면 이러한 문제점들은 어떻게 고쳐 나갈 수 있을까요

노르웨이 교도소 철학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 글을 읽어 보면, 노르웨이 교도소는 재소자들이 교도소에서 출소한 뒤 사회에 나가 쉽게 적응할 수 있도록 재소자들을 밖으로 몰아내려 하지 않고 하나의 인격체로 다루며 사회에서 포용하려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러한 철학이 적용된 예로, 노르웨이에서 한 아파트 일층에서는 16명의 재소자가 주민들도 모르게 형량을 채우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이렇게 재소자들을 하나의 인격체로 사회에서 포용한 효과로는, 실제 노르웨이는 인구 10만 명당 재소자가 75명으로, 아주 적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즉, 그 효과가 뛰어나다는 것이죠.

이 책에서 외국인 노동자들이 이야기하던 장면에서의 시디와 뚜라는 외국인들에게도 제도상의 문제나 차별이 없고 사람다운 대접을 받으며, 한국 사회의 일원으로 살아가는 세상을 바라고 있습니다. 물론, 무분별한 외국인 노동자들의 유입도 지양해야 하지만 한때 우리나라의 노동력이 부족하다고 연수제도를 앞세워 들여온 그들을 차별하고 무작정 부정적 시각으로 바라보는 것은 무책임한 행동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지금 현재 우리나라의 외국인 노동자들의 유입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외국인들에 대한 차별문제와 산업 재해 보상에 대한 문제들은 끊임없이 발생할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노르웨이 수용소에서 재소자들을 인간으로서의 인격체를 존중하고 사회에 포용하는 것처럼 외국인 노동자들을 대하여야 합니다. 

작은 노력이 큰 결실을 이루듯이 우리모두가 일생활에서 외국인 노동자들을 편견가진 시각으로 바라보지않고 그들을 하나의 인격체로 존중해준다면 우리가 앞으로 살아갈 세상은 서로 서로가 존중하고 배려하는 함께 사는 세상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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